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달 초에 우간다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이 북한이 수여한 ‘국제 김일성상’ 수상을 거절했다는 소식이 알려져 화제가 됐습니다. 북한이 지난해 10월 무세베니 대통령을 국가의 평화와 번영을 이뤘다며 국제 김일성상 수상자로 선정했지만 우간다는 즉시 수상하지 않겠다고 거절했죠. 그래서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시상식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준 걸 다시 갖고 가기도 멋쩍고, 명경철 우간다 대사가 “국제 김일성상은 별로 중요하지 않으니 부담 갖지 말고 받아라”라고 사정해도, 우간다 대통령은 요지부동입니다. 그거 안 받으면 명경철 대사가 목이 날아날지 모릅니다. 그런데 대사가 뭔 죄입니까.
우간다 대통령은 1986년 집권해 지금까지 29년을 장기집권하고 있는 독재자입니다. 김일성은 이제 아프리카 소국 우간다의 독재자도 기피하는 인물이 됐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히틀러상이란 걸 누가 만들어 준다면 모두가 기피하는 것처럼 김일성도 기피 대상 독재자로 손가락질 받기 때문입니다. 김일성이 살아 있다면 “내가 아프리카에 해준 게 얼마인데, 저놈들이 나를 무시하고, 모욕하다니”하고 억울해 할 것 같습니다.
정말 김일성 시대에는 북한은 아프리카에 정신없이 퍼주었습니다. 인민들은 배급이 간당간당해 월말이면 옆집에 가서 꿔먹을 때인데, 북한은 귀중한 외화를 아프리카에 탕진했습니다. 그런 사례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은데, 몇 가지 사례만 들어보겠습니다. 김일성상을 거부한 우간다부터 들어보면 북한군은 우간다 첫 땅크부대 창설 때 교관을 보내 군사훈련을 시켜주었고, 비행기 조종사도 키워주었습니다. 또 정규군과 경찰에 무기도 공급하고 무술 훈련도 시켜주었습니다.
그런데 이건 약과고 다른 나라엔 지원을 더 많이 했습니다. 가령 자이르에는 1974년에 육군 한 개 사단을 완전 무장시킬 3000만 파운드의 원조를 해주었는데, 그 돈은 지금으로 따지면 최소 수억 달러쯤 될 겁니다. 탄자니아엔 해군 건설해주고, 말리엔 기계화대대를 무장시켜주었고, 부르키나파소엔 보병 여단을 건설해주었습니다. 짐바브웨에도 1개 기갑부대를 만들어주었고, 이집트엔 조종사를 보내주어 제4차 중동전쟁 때 참전까지 했습니다. 인민들의 피땀으로 만든 얼마나 많은 땅크와 미사일, 무기가 아프리카에 공짜로 갔겠습니까.
어디 군사원조만 했습니까. 마다가스카르 대통령 궁전, 중앙아프리카 국회의사당처럼 콩고 부룬디 에티오피아 토고 이런 나라에 많은 호화 건물을 공짜로 지어주었습니다. 그땐 아프리카 사람들이 “우리 마을을 김일성 농장이라고 이름 짓겠다” 이러면 북한에서 그 마을에 일체의 농기구를 전부 가져다주었습니다. 완전히 정신 나간 짓거리죠. 북한에서는 소를 채찍질해서 농사를 짓는 상황인데, 아프리카에 숱한 뜨락또르 등 농기계를 퍼줬으니 말입니다. 북한은 왜 이런 지원을 열심히 했을까요. 아프리카 사람들에게서 김일성이 위대하다는 칭찬을 좀 얻어듣겠다고, 또 유엔에서 지지표 한 표 더 얻겠다고 그런 것입니다.
그런데 그게 지금 효력이 있습니까. 지금 돌아보면 정말 부질없는 헛된 짓에 불과했습니다. 이젠 아프리카에 김일성, 김정일상을 줄만한 독재자도 거의 없습니다. 29년을 집권한 우간다 독재자, 재작년에 국제 김정일상을 받은 36년을 집권한 적도기네 독재자 응게마 음바소고와 같은 장기집권 독재자도 이제 몇 명 없습니다. 그래도 그런 장기 독재자 정도는 김일성 신세를 입었으니까 상을 받아줄 줄 알았는데 이번에 우간다에서 큰 망신을 당한거죠. 그런 독재자도 김일성은 무시한 겁니다.
과거 북한의 지원은 아프리카 인심을 얻기는커녕 오히려 분노를 더 키우기도 했습니다. 아프리카에 파견 나갔다가 한국으로 귀순한 북한 외교관들도 몇 분 되는데, 이 분들 이야기 들으면 그런 사례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서, 말리하고 부르키나파소가 싸웠는데, 북한이 말리에는 탱크를 주고, 부르키나파소에는 반땅크 로켓을 주었습니다. 둘이 전쟁을 했는데, 말리의 탱크가 많이 파괴되고 부르키나파소 보병이 많이 죽었습니다. 그러니까 두 나라가 북한을 다 싫어합니다. 왜 우리 적에게 무기를 줬냐는 건데 결국 주고서도 욕을 얻어먹었던 거죠. 앞서 말한 자이르도 군사력이 강화되니 옆 나라 앙골라를 침공했습니다. 그런데 앙골라는 북한의 친구 쿠바의 지원을 받는 나라였습니다. 그러니까 북한이 장비주고 훈련시킨 군대와 쿠바가 만들어준 군대가 서로 싸운 격이죠. 결국 북한은 앙골라, 자이르에서 다 같이 버림을 받는 신세가 됐습니다.
북한이 독재자들에게만 지원하다보니 그 돈은 경제개발이 아닌 독재자들의 배를 채우는데 들어가고, 또 독재 강화에도 도움이 됐습니다. 가령 2011년에 리비아에 내전이 났을 때 짐바브웨 독재자가 최강 제5특공여단을 리비아 카다피를 지원하느라 보냈는데, 이 부대가 바로 북한 교관들이 훈련시킨 부대입니다. 5여단은 1980년대 초 반정부 봉기에 나선 국민 2만 명을 죽인 ‘마타벨레랜드 대학살’ 작전에 참가해 악명을 떨쳤습니다.
이런 독재 국가가 붕괴되면 어떻겠습니까. 그 나라 사람들은 독재자를 지원한 김일성에 대해 이를 갈겠죠. 지금까지 아프리카에선 많은 독재자들이 인민의 손에 비참한 운명을 맞았습니다. 그런 나라는 예외 없이 김일성을 원망합니다. 아프리카 분위기가 이러니 북한의 신세를 진 우간다 대통령도 김일성 이름이 들어간 상을 안 받는 것입니다.
북한 인민들을 거지로 만들고, 서방국가는 물론, 돈을 퍼다 준 아프리카에서 조차 또 버림받는 김일성을 아직도 북한은 세계 혁명의 어버이니, 만민의 칭송을 받는 위대한 수령이니 하면서 새빨간 거짓말로 미화합니다. 아마 북한 정권이 붕괴되면 북한 인민들도 김일성의 이름으로 된 상과 훈장을 내다버리느라 급급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