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요즘 들어 북한의 미사일 개발 진척이 영 시원치 못한가 봅니다. 노동신문은 지난달 20일 김정은의 참관 하에 철산군에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새 형의 정지위성 운반 로케트용 대출력 발동기 지상분출시험에서 대성공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아마 미국까지 가는 대륙간탄도미사일 발동기를 만들려 하는가 봅니다.
하지만 올해 북한은 미사일을 발사하는 족족 실패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당국에서 발표하지 않으니 모르겠지만 북한은 올해 무수단 미사일을 8번 발사해서 7번 실패했습니다. 무수단이란 이름은 여기서 붙여준 이름인데, 화대군 무수단에서 처음 발사됐다고 해서 무수단이라고 부릅니다. 이 미사일이 북한이 지금 갖고 있는 미사일 중에 사거리가 제일 깁니다. 미사일은 1000㎞ 미만 가는 단거리, 6000㎞까지 가는 중거리, 6000㎞에서 1만2000㎞까지 날아가는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나눕니다.
북한이 갖고 있는 미사일은 소련제 스커드미사일 계열인데, 북에서는 화성 5호, 6호 이런 식으로 부릅니다. 이 화성 미사일이 800㎞까지 날아가고, 그 외 노동미사일이 1300㎞ 날아가 일본까지 가고, 무수단 미사일이 3000~4000㎞ 날아가 미국 괌까지 갑니다. 그리고 미국 본토까지 날아갈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아직 발사된 바가 없습니다.
스커드미사일은 이미 성능이 증명됐습니다. 1990년대 초반 걸프전쟁때 이라크가 이스라엘을 향해 스커드미사일을 엄청 많이 쐈는데, 문제는 명중률이 형편없다는 것입니다. 오차 반경이 무려 1000m나 됐습니다. 그러니 무슨 건물을 맞춘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죠. 다만 서울처럼 인구가 밀집된 지역에 쏘면 대중없이 떨어지니 사람들은 많이 죽을지 모릅니다. 그리고 노동미사일 역시 실전배치가 됐다고 보는데, 부산까진 날아갈 겁니다. 하지만 화성미사일을 보면 노동미사일은 명중률이 더 형편없을 것이라고 추정됩니다.
그리고 지금 무수단 미사일을 갖고 실험합니다. ‘괌을 좀 맞춰보겠다’ 이건데 4월 15일부터 6월 22일 사이에 두 달 동안 5번을 쐈습니다. 그런데 모두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여섯 번째 한번 성공한 뒤에 7,8번째 모두 실패했습니다. 특히 8번째 미사일은 날아가지도 못한 채 폭발해서 발사차량이 같이 불타버려 아마 사람도 많이 죽었을 겁니다.
저는 북한의 비정상적인 미사일 발사 과정에 주목합니다. 보통 시험 발사가 실패하면 원인을 분석하고 다시 쏘는데 몇 달씩 걸립니다. 그런데 북한은 발사 실패하고 닷새 만에 또 쏘고, 그리고 또 쏘고 하는 식으로 시험을 합니다. 이해 안 되는 이런 행동은 김정은이 그만큼 닦달질하기 때문이라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이번 미사일 실험에는 북한이 선전한 새 미사일 발동기가 사용됐을 것으로 보이지만, 완전 성공했다는 발표와는 달리 역설적으로 사실상 실전에선 쓸모가 없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여러분들은 김일성 광장 열병식 때 차에 실린 큰 미사일이 나타나는 것을 보고 뿌듯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8번 발사해서 7번 실패하는 미사일은 사실상 무기가 아닙니다. 그런 미사일은 쏘면 쏠수록 적이 아닌 아군만 잡게 되니 몽땅 폐기처분해야 하는 것이죠.
노동미사일을 성공 못하면 대륙간탄도미사일 성공은 더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사거리 3000㎞도 못 날려 보내는데, 어떻게 그 4배인 1만2000㎞를 날려 미국 본토를 타격합니까. 저는 지금 북한이 비정상적으로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는 이유도 빨리 노동미사일 실험을 끝내고 대륙간탄도미사일 실험을 하기 위해서라고 봅니다. 보통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무기로서 신뢰성을 가지려면 최소 다섯 번은 실험해서 성공해야 합니다. 그런 정도는 보여줘야 미국이 “오케이, 너희들 좀 무서운 무기를 만들었네”하고 인정해주게 되는 겁니다.
하지만 지금 3000㎞도 성공 못하면서 걸핏하면 미제의 아성을 불바다로 만든다고 큰 소리 쳐봐야 웃음거리만 됩니다. 실례로 자기가 42㎞를 뛸 수 있는 마라손 선수라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우선 10㎞부터 뛰고 와라 이랬는데, 그 10㎞도 완주 못해서 뻗으면 선수라 인정해줄 수 있습니까. 웃음거리가 되죠. 그런데도 “내가 마라손 뛸 수 있다니까”하고 주장하는 어처구니없는 선수가 바로 북한인 셈입니다. 미사일 발동기 실험이 완전 성공했다면 일단 증명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쏠 때마다 자기 발사차량이나 태워먹는 기술력으로 성공했다면서 누구를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하면, 북한 주민들은 속일지언정 세상에는 웃음거리만 될 뿐입니다.
하긴 요샌 불바다 만들겠다는 협박도 잠잠하긴 합니다. 여러분들도 하도 북한 매체들이 떠들어서 알겠지만 요새 남조선 정치 정세가 좀 시끄럽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오래된 친구가 뒤에 숨어서 이것저것 챙겨먹다가 들켰는데, 이것 때문에 대통령 물러나라고 시위도 벌어지고 합니다. 이건 모두 사실입니다.
그런데 여기는 민주주의 국가니까 이렇게 물러나라 시위도 하고, 대통령 측근들 몽땅 불러다 조사도 하고 처벌도 할 수 있는 겁니다. 잘못된 일은 바로 잡을 수가 있는 체제가 바로 한국입니다. 이제 이번 사건을 교훈으로 더 좋은 나라 만들면 되죠. 그런데 북한은 새파란 김정은이하고 여정이가 둘이 다 챙겨먹어도 누구 하나 찍소리도 못하는 곳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웃기는 것은 남조선 정세가 시끄러워지니 북한이 일절 도발하지 않고 숨을 참고 있습니다. 여기서 내부가 복잡하면 정치인들이 시선을 돌리기 위해 북한이 트집 잡을 때 아주 화끈하게 보복할 수 있다는 것을 낌새 차린 거죠. “아이쿠, 요때 잘못 덤비면 아예 박살이 나겠구나” 이런 것을 아는 겁니다. 맨날 장군님의 배짱 어쩌고저쩌고 하지만, 이럴 때 꼬리 내리는 것을 보면 북한도 참 처량해 보이기만 합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