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미국에서도 지난 21일 여름이 시작됐습니다. 여름이 시작된 월요일 저녁에는 8시 넘어서까지 하늘이 밝았습니다. 여름이 시작되는 날, 하지(夏至)가 되면 매년 '말 그대로 해가 참 긴 하루였다'고 생각했는데 올해도 같았습니다.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을 포함한 수많은 인종은 이번 주에도 월드컵 열기에 잠을 설칩니다. 미국에서는 요즈음 도시의 고층 빌딩 옥상에 농원이 만들어 집니다. 미국의 큰 부자들이 자신들이 가진 재산의 반을 사회에 환원하자는 운동을 합니다. 지금부터 전해드릴 오늘의 미국입니다.
-2010 월드컵은 남한이나 북한에 모두 중요한 스포츠 역사였습니다. 북한은 44년 만에 월드컵에 출전했고 또 잘 싸웠습니다. 여러분께서 잘 알고 계시는 것처럼 북한이 속한 G조가 브라질과 포루투칼 등 워낙 강해서 북한은 16강에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미국의 축구 팬들은 북한 팀의 경기를 무척 좋게 봤습니다. 특히 세계 순위 1위인 브라질과 경기를 할 때는 얼마나 용감하고 흔들리지 않는 경기를 했는지 세계가 놀랐습니다. 점수를 내주고도 끝까지 최선을 다한 모습을 본 미국의 축구 팬들은 북한 팀을 많이 존중했습니다.
포루투칼과의 경기에서도 지기는 했지만 진 뒤에 정대세 선수가 한 말은 감동적이엇습니다. 정대세 선수가 세계적으로 강한 팀과 한 90분 경기를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 즐겼고 많은 경험을 했다고 하자 미국인들은 그 담대함에 또 놀랐습니다. 북한 팀 감독이 자신의 전략이 실수해 상대 팀에게 많은 점수를 내줬다고 시인한 것도 깨끗한 인상이었습니다.
B조인 한국 팀은 한국에서 열렸던 월드컵 이외에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둬 B조 2위로 목표인 16강 진출은 이뤄냈습니다. 한국 팀도 고비가 있었습니다. 역시 축구 강국인 아르헨티나와 싸울 때는 4대 1로 3점이나 내줬지만 그리스, 나이지리아와의 경기 결과로 16강에 들게 됐습니다. 북한에도 일본과 러시아 팀에 속한 선수들이 있는 것처럼 한국 국가대표 팀에도 박지성, 차두리 선수 등 해외에서 뛰는 선수가 여러 명인데 국내파와 해외파가 열심히 경기를 했고 여러 고비에 운도 따랐습니다.
한국은 이번 주 토요일에 A조 1위인 우루과이와 경기를 하게 되는데 이기면 8강에 나가게 됩니다. 미국은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이민 와서 사는 사람들이 모인 나라이기 때문에 축구를 할 때도 묘한 풍경이 만들어집니다. 한국 팀이 만약 조 1위를 했다면 16강 전에서는 우루과이가 아니라 멕시코와 경기를 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멕시코 계 이민자들은 한인들과 일을 많이 합니다. 특히 식당이나 마켓과 같은 소매업이나 한인이 운영하는 청소나 페인팅, 건물관리 회사에서는 수많은 멕시코 계 이민자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이들 가운데는 한국말을 참 잘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만일 한국과 멕시코가 경기를 하게 됐다면 한 직장에서 우리 편 너희 편이 갈라져 곤란한 상황이나 말싸움이 일어날 일도 있었을 겁니다. 멕시코 계 이민자도 한국계 이민자처럼 축구를 좋아하는 데다가 이민자일수록 애국심이 강하다는 건 이민자 자신들은 잘 압니다.또 멕시코 계 이민자를 손님으로 하는 옷가게를 하시는 한인이 많은데 멕시코가 경기를 잘하자 장사가 잘됐다고들 하십니다. 월드컵 응원을 하기 위해 멕시코라고 서있는 웃옷을 입고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멕시코 계 사람들은 마음도 좋고 작은 돈을 쓰는 데는 기분파이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한국과 멕시코가 8강, 4강까지 올라가도 서로 경기하게 되는 일은 없기를 바라는 사람이 많습니다. 많은 한인이 각기 다른 상대와 잘 싸우기를 바랍니다.
-미국에서는 요즈음 옥상 가드닝이라고 해서 옥상농원을 만들도록 도와주는 전문업체들도 많이 생깁니다.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시카고와 같은 대도시의 큰 빌딩이나 학교나 병원, 가정집에 상태에 맞게 전문 팀이 조경을 한다든지 과일이나 채소를 심게 하는 사업입니다. 흙에 씨를 심거나 모종을 해서 거둬들이는 것을 넘어선 과일, 채소 가꾸기로, 도시농원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어떤 호텔에서는 옥상에 식당에서 쓸 식품 재료는 물론 꿀까지 칩니다. 양봉까지 하는 호텔에서는 호텔 식당에서 파는 음식 재료의 95%를 직접 만든다고 말합니다. 이를테면 서산호텔 지붕에서 오이를 길러 오이무침을 하고 꿀을 쳐서 설탕 대신 김치 담그는데 넣고 하는 식입니다. 오렌지, 사과를 재배할 수도 있습니다. 이에 비해 미국의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한 지부 건물은 도시의 오아시스라고 불립니다. 먹는 채소나 과일을 가꾸진 않지만 아름다운 야생 꽃이나 잔디를 길러 사람들이 보고 쉬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아름답게 다듬어진 큰 회사 옥상에서는 결혼식이나 회사 파티도 하고 야외 회의도 합니다.
이 같은 도시 농업은 전통적인 과일, 채소가구기를 넘어섰기 때문에 첨단 기술이 활용됩니다. 어떤 회사는 수경법을 쓰고 어떤 회사는 플라스틱 판에 씨를 뿌리고 또 다른 회사는 온실을 태양열로 따듯하게 해줍니다. 48시간 안에 농장에서 식탁까지 과일이나 채소를 옮겨놓겠다는 목표로 연구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물을 자동으로 주는 장치도 해 놓습니다.
첨단 도시농업은 과일과 채소 만을 수확하는 게 아니라 환경보존도 한다는 게 지금까지 받는 평가입니다. 건물 옥상이나 가정집의 지붕을 꽃나무나 과일 나무로 덮으니 더울 땐 시원하게 해주고 추울 때는 따뜻하게 해줍니다. 전기를 아낄 수 있습니다. 비가 올 때는 물을 흡수해서 지붕이나 건물 옥상을 보호하기도 합니다.
요즈음에는 바닥에 수평으로 재배하는 게 아니라 수직 재배도 합니다. '먹을 수 있는 벽'(eadible wall)이라고 부르는데 공간은 작고 과일, 채소가 비싼 지역에서 활용합니다. 말 그대로 수직으로 된 판을 만들어 과일과 채소를 기르는데 수평이냐 수직이냐 그것만 다르지 똑 같은 재배 방식입니다. 단지 아주 무거운 종류는 수직으로 재배하기가 쉽진 않습니다. 컬럼비아 대학에서는 수직재배를 하는100종류의 과일과 채소를 개발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노숙자 시설에서는 작은 수박까지 많은 종류의 과일과 채소를 건물 안에 심어 먹고 남으면 팔기도 합니다.
벽면을 이용한다든지 수경법으로 하려면 기술에 대한 투자도 많이 있어야 합니다. 연구를 하려면 누군가가 투자를 해야 하는데 첨단 기술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실리콘 밸리의 큰 투자가들도 투자합니다. 첨단 기술 연구에 투자하던 사람들은 자신들이 농업에 투자할 줄은 몰랐다고 말합니다. 로스앤젤레스 북쪽 샌프란시스코 남쪽에 있는 실리콘 밸리는 원래 복숭아, 체리밭이었는데 그 자리에 첨단 기술을 관리하는 머리 좋은 사람이나 부자들이 많이 들어가 복숭아 밭과 체리밭이 반도체공장 사무실로 바뀌었었는데, 방식이 조금 바뀌었다고는 하나 다시 농업과 연관을 맺게 되는 셈입니다.
-자본주의 미국에는 세계적인 큰 부자가 많습니다. 또 미국의 많은 부자들은 가난한 사람을 돕는 다던가 질병을 예방하는 연구를 하는데 지원한다든지 아니면 가난한 사람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장학금을 준다든지 하는 여러 방법으로 번 돈을 사회로 되돌립니다. 주식투자를 해서 억만장자가 된 워렌 버휫과 컴퓨터 회사 마이크로 소프트 회장 빌 게이츠 부부는 사회에 기부를 많이 하는 큰 부자들입니다. 이 억만장자 부자들이 다른 억만장자 부자들에게 자신들이 가진 돈의 적어도 반을 사회에 환원하자는 운동을 합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이 같은 자선 운동은 지금 많은 억만장자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억만장자여서 봉급도 안받고 일하는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이나 케이불 방송 CNN텔레비전을 만든 테드 터너, 터크 쇼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오프라 윈프리처럼 유명한 사람들입니다. 이들이 앞장서서 하는 일은 살아서건 숨진 뒤이건 재산의 반 이상을 사회로 돌린다는 것인데 이 같은 캠페인이 성공하면 미국 자선의 전반적인 형태를 어떻게든 크게 바꿀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진 돈의 반을 내놓자는 부자들은 매년 함께 모여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나누고 서로에게 배우겠다고 말합니다. 회사가 커지고 부자가 나오는 과정에는 다른 회사가 쓰러지고 다른 사람이 희생되는 일이 자본주의에서는 종종 일어납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큰 부자의 삶은 야박한 삶이라고 단정합니다. 야박하게 산 끝에 돈을 벌어 사회로 돌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야박하게 벌어서 사회에 한 푼도 돌려놓지 않는 사람보다는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강혜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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