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신의 오늘의 미국] 유명세 타는 백악관 요리사들

백악관 요리사 토드 그레이 씨가 미셸 오바바의 정원에서 채소를 수확하고 있는 초등생들을 돕고 있다.
백악관 요리사 토드 그레이 씨가 미셸 오바바의 정원에서 채소를 수확하고 있는 초등생들을 돕고 있다. (AFP Photo/Paul J. Richa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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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미국에서는 요즈음 대통령이 사는 집인 백악관의 요리사들이 유명해지고 있습니다. 앞을 못 보는 시각 장애인들이 운전을 할 수 있는 자동차가 내년에 나옵니다. LA 공립학교 8군데에서 학생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칩니다.

지금부터 전해드릴 '오늘의 미국'입니다.

백악관의 요리사들은 지금까지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가장 유명한 요리사였습니다. 그런데 요즈음은 백악관 요리사들이 언론과 인터뷰도 하고 텔레비전 음식 프로그램에도 자주 출연합니다. 미국의 훠스트 레이디 미쉘 오바마 여사가 어린이 건강에 특히 관심이 많고 어린이 건강을 지키기 위한 일을 많이 하기 때문입니다. 백악관 요리사들이 어린이들이 건강한 음식을 먹게 하기 위한 홍보대사로 일한다고 할까요.

백악관에는 날마다 세계 각 나라와 미국 각 지역에서 수많은 손님이 오고 때로는 그 손님들이 며칠씩 잠을 자고 가기도 합니다. 손님들이 먹을 음식과 음료수, 간식은 거의 백악관 부엌에서 만들어집니다. 영국의 여왕도 프랑스의 대통령도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이나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도후 대통령도 백악관을 방문하면 백악관 요리사들이 만든 음식을 먹습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가족과 조 바이든 부통령 부부를 포함해 미국의 중요한 정책을 담당하는 수많은 사람들도 백악관 요리사들이 만든 음식과 간식을 먹습니다. 그러니 백악관의 요리사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건강과 안전에 직접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고 보면 되겠지요.

그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백악관의 요리사들이 지금까지는 조용히 백악관 부엌에서 음식 만드는 일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주인이 되고 나서는 많이 바뀌었습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훠스트 레이디들은 남편이 대통령으로 있는 동안 가장 많은 일을 하는 분야가 교육입니다. 미 쉘 오바마 여사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 미쉘 오바마 여사는 교육 가운데서도 어린이가 지나치게 살찌는 것을 피하게 하기 위한 비만 교육에 힘쓰고 있습니다.

미국의 많은 음식이 몸에 나쁜 기름이 많이 들어가고 또 그런 음식을 먹은 미국의 어린이들은 밖에 나가 뛰어 놀기보다는 방 안에서 컴퓨터 게임을 하거나 텔레비전을 많이 보기 때문에 지나치게 살이 쪄서 병에 걸리기가 쉽습니다. 어린이 비만을 고쳐야겠다고 생각한 미쉘 오바마 여사는 백악관으로 이사를 가자마자 백악관에 텃밭을 가꿨습니다. 텃밭도 백악관 주변에 있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이들과 함께 일궜습니다. 어린이들을 초대해 함께 씨를 뿌리고 함께 채소와 과일을 거둬들였습니다. 채소와 과일이 재배되면 함께 씨를 심은 어린이와 부모를 초대해 직접 기른 재료로 만든 음식과 과일을 먹으면서 채소와 과일을 싫어하는 어린이와 부모들에게 건강한 사람이 되려면 왜 좋은 영양이 필요한지를 현실적으로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오바마 여사의 두 딸도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지 않았는데 어떻게 많이 먹게 하는지도 알려주면서 말입니다.

훠스트 레이디 한 사람이 홍보하는 것으로 모자란다는 생각에 백악관의 여러 요리사들을 백악관 밖으로 나가게 해 홍보를 하게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들의 음식을 만드는 백악관 요리사들을 백악관 가까이에 있는 학교에 가게 해 어린이와 부모, 교사에게 설명을 하고 학교에서 점심시간에 어린이에게 주는 점심 메뉴도 짜고 하는 식의 홍보입니다. 그것으로도 모자란다고 생각해 이번에는 백악관 요리사들이 텔레비전에 출연하고 있습니다. 미 국의 텔레비전에는 음식 프로그램이 많습니다. 음식 프로그램에 출연해 백악관 요리사들은 대통령 가족들이 잘 먹는 음식은 어떤 것들이며 어떻게 만드는지도 알려주고 직접 만들어 보이기도 합니다. 대통령 가족들도 보통 사람과 비슷한 음식을 먹는다는 것을 알리면서 건강한 음식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지요.

얼마 전에는 훠스트 레이디가 백악관 요리사들과 미국에서 유명한 백악관 밖의 요리사를 백악관 뜰에 모이도록 주선했습니다. 약 5백 명의 유명한 요리사들이 백악관 뜰에서 어린이 건강을 지키기 위한 요리를 선보인 색다른 모임이었습니다. 미국의 훠스트 레이디가 어린이들이 아프지 않고 행복하게 살게 하기 위해 하는 이 홍보는 영어로 'Let's Move(함께 고쳐갑시다)' 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Let's Move는 지금 미국 어린이들의 건강을 지키자는 것이지만 멀리 보면 미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어른이 될 미국인들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건강을 지켜두자는 깊은 뜻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을 못 보는 시각장애인이 자동차를 운전한다고 상상하면 어떤 생각을 하실까요. 여러분께서 하신 위험하겠다는 생각을 많은 미국 사람도 했을 겁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내년에 시각장애인이 운전할 수 있는 자동차가 나올 예정입니다 미국에 전국 시각 장애인 협회가 있습니다. 그 협회와 공대가 유명한 버지니아 테크널러지 대학이 오랫동안 연구한 결과 내년에 열리는 한 자동차 경주 대회에서 시각 장애인이 특별히 만들어진 자동차를 운전하게 됩니다.

전국 시각 장애인 협회의 회장인 마크 모우러 박사가 10년 전에 시각장애인이 운전하는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했을 때 거의 모든 사람들은 모우러 박사에게 미쳤느냐고 말했습니다. 연구를 하려면 돈이 필요한데 이뤄질 것 같지도 않은 연구에 돈을 대겠다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훌륭한 연구라고 생각한 사람이 있어도 시각장애인이 운전을 하는 것을 사회가 받아들이려면 한참 걸릴 것이라면서 연구비를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상과 시장 가능성까지 높이 산 사람들과 미국 국방부가 기금을 댔습니다. 나라의 방위를 지키는 국방부는 사람이 타지 않은 자동차가 필요했던 겁니다. 그렇게 10년의 세월이 지났고 자동차는 완성됐습니다. 시각장애인이 운전할 수 있는 자동차가 만들어졌다는 소식을 들은 많은 사람들은 수십 년 전 미국 우주인 닐 암스트롱이 달에 발을 내 딛었을 때와 같다고 표현합니다.

앞 못 보는 사람이 운전하는 자동차를 만든 기술을 전문가들은 '보이지 않는 경계를 잇는 기술'이라고 부릅니다. 자동차 안과 주변의 진동이나 공기 압축 등을 이용해 운전자에게 장애물 등을 알려주고 대부분 자동 운전이 되는 장치입니다. '불가능은 없다'는 미국인의 낙관이 장애인은 활동에 한계가 있고 따라서 사회에 기여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지금까지의 이론을 날려보내는 오늘의 미국입니다.

-얼마 전에 북한의 태권도를 미국에서 봤다고 말씀 드린 적이 있는데 로스앤젤레스의 8군데 공립학교 에서 남한의 태권도를 정규과목으로 선택했습니다. 미국은 등록금을 내고 다니는 사립학교와 등록금을 내지 않고 나라에서 지원하는 공립학교가 있습니다. 어느 학교가 더 좋다고 말씀 드리기는 힘들고 어째튼 이번에 태권도를 정식과목으로 택한 학교는 초등학교도 있고 중학교와 고등학교도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가을인 9월부터 새로운 학년이 시작되는데 올 가을부터 8군데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게 됩니다. 지금까지는 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는 두 군데 학교에서만 태권도를 가르쳤고 정규과목도 아니었습니다. 8군데 학교에서는 앞으로 체육시간이나 공부가 시작하기 전과 공부가 끝난 뒤에 태권도를 가르칩니다.

수많은 나라에서 수많은 문화를 지닌 사람들이 이민 와서 사는 미국에서 학교 과목에 태권도가 선택됐다는 건 가만히 앉아 있다가 이뤄진 일이 아닙니다. 얼마 전 중국 정부가 미국에 돈과 선생님을 지원하면서 미국 학생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친다고 전해드렸습니다. 마찬가지로 이번에는 남한 정부가 많은 지원을 해서 이뤄진 일입니다. 한국 정부가 태권도 사범들의 강사료를 지원합니다. 태권도를 배우다가 다치는 학생이 있다면 치료비 등 건강 보험도 들어야 하는 과정도 있습니다. 그러나 서로 다른 전통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의 전통을 배운다는 것은 미국에서 서로를 존중하면서 더불어 살 수 있는데 가장 중요한 일이 됩니다. 지원할 가치가 있는 일이지요. 태권도도 그런 역할을 할 것으로 믿습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강혜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