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동아일보 신문기사를 통해 강제 북송 중단을 요구하는 국제 사회의 여론에도 불구하고 31명의 탈북자들이 북한으로 강제 북송됐다는 기사를 보면서 저는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듯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중국에서 강제 북송 위기에 처해 있는 탈북자들의 가슴 아픈 사건으로 인해 우리 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 사람들이 경악하고 있습니다. 위기에 처해 있는 탈북자들을 구원하기 위해 수십일 째 중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과 촛불집회가 매일 진행했습니다. 그들의 생명과 인권을 위해 박선영 국회의원은 쓰러지면서까지 탈북자 강제 북송을 반대했고 그 밖에 많은 정치인들과 시민들도 그리고 우리 탈북자들도 가족들을 위해 중국대사관 앞에서 항의 집회를 가졌습니다.
저는 매일은 아니더라도 기자회견과 저녁 촛불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너무도 많은 감동을 받기도 했습니다. 탈북자들이 북한으로 강제 북송되면 개죽음을 당하게 된다는 것을 반생을 북한에서 살아온 저로서는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김정일 사망 이후 김정은이 등장하면서 북한 당국은 세대에 대한 가구 조사를 통해 행방불명자들을 이미 조사하기도 하고 탈북자 사형 및 관련 가족들까지도 3대를 멸족시키라는 강도 높은 지시가 떨어졌습니다.
어제 저는 퇴근길에 택시를 타게 됐습니다. 마침 방송에서 지금 위기에 처해 있는 탈북자들에 대한 소식이 흘러 나왔습니다. 나이가 많은 택시 기사는 북한주민들도 엄연하게 우리 대한민국 국민이나 다름이 없고 먹고 살기 위해 어려운 길을 목숨 걸고 탈출한 그들을 난민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중국은 북한을 식민지로 여기며 우리 한반도 통일을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나라여서 마음이 너무도 아프다고 말했습니다.
기자회견장에서 어떤 사람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중국에서 탈북자들은 경제범으로 취급해 북한으로 보내기 때문에 북한 당국도 엄연히 탈북자들을 정치범이 아니라 경제범으로 약하게 취급해야 된다고 이야기하면서 그들은 먹고 살기 위해서 또는 조금 더 낳은 새 삶을 살기 위해 탈출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정치범이 아니라 난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중국은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하고 그들의 인권을 철저히 보호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배우인 차인표와 신애라 부부는 연세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중국에서 강제 북송되는 탈북자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호소하는 강제 북송 중단 촉구 공연을 열고 많은 시민들이 모인 무대 위에서 "총이나 대포는 사람을 상하게 할 수 있으나 절대로 사람을 구하지는 못한다며 방송원들이 부르는 노래와 여러분들의 눈물이 모여 전 세계 탈북자들을 구하리라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들은 우리들의 부모 형제들이며 아들딸들이기도 합니다. 그들이 무슨 죄가 있습니까? 죄가 있다면 추위와 굶주림과 고난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친 것뿐입니다. 또 하나 죄가 있다면 인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인간의 자유와 보다 나은 새 삶을 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는 것뿐입니다.
미국에서도 강제 북송됐던 탈북자들의 증언으로 청문회도 열렸고 일본, 유럽을 비롯한 중국 내 지식인들과 시민들도 탈북자들을 강제 북송하여서는 안 된다는 한 목소리를 내었건만 중국은 끝내 세계인들의 여론을 무시하고 북한으로 끝내 강제 북송했습니다.
그들이 왜 죄 없이 죽어야 합니까? 그들이 무슨 죄를 지었단 말입니까? 그들도 인간입니다. 그들에게도 자유와 인권이 있습니다. 탈북자들이 중국에서 강제 북송되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닙니다. 이미 나라 없고 올바른 지도자가 없었던 일제 강점 시기에 현재 북한 지역에 살던 조선의 주민들은 살 길을 찾아 괴나리봇짐을 싸가지고 어린 자식과 가족을 거느리고 피눈물을 흘리면서 두만강과 압록강을 건너 만주에서 맨주먹으로 터전을 일구어 살았습니다.
그리고 김일성이 사망하고 갑자기 경제적으로 어렵던 시절에도 북한 주민들은 굶주림과 배고픔 땜에 또다시 피눈물을 흘리면서 두만강과 압록강을 넘지 않으면 안됐습니다. 김정일은 수십 년 동안 중국공안에 돈을 들여가며 탈북자들을 수없이 강제로 잡아다가 정치범 수용소와 관리소, 단련대에 보내 짐승보다도 못한 고문과 강제 노동을 시켰고 공개 총살까지도 서슴지 않고 감행했습니다.
허나 김정일이 죽으면 조금이라도 나아질까 했건만 지금 김정은은 김정일보다도 더 악독하게 사형 및 3대를 멸족시키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합니다. 김정은은 자기 가족의 죽음과 관련해서는 북한 주민들이 상상도 할 수 없고 숫자로는 셀 수도 없는 어마어마한 돈을 물 쓰듯이 쓰고 있으면서도 인민들의 목숨에 대해서는 파리 목숨보다도 못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정권은 파도에 밀려가듯 북한을 등지고 떠나는 탈북자들에 대해 그 어떤 방법으로도 절대 막을 수 없습니다. 한 사람을 잡아 가면 두 사람이 두만강을 건너 탈북하고 두 사람을 잡아가면 4명이 두만강을 건너 탈북한다는 것을 북한 당국은 알아야 합니다.
지난날 북한 주민들이 세상 물정을 전혀 모르는 우물 안 개구리였다면 지금 북한 주민들은 현실을 직시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이 사실을 똑똑히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중국도 이제는 세계 국제 여론에 귀를 기울이고 새 삶을 위해 두만강을 건너오는 우리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하고 그들의 인권을 무조건 철저히 보장해 줄 뿐만 아니라 그들도 우리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이기에 우리 대한민국으로 보내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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