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 교육 기회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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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학부모라면 누구나 아이들의 좋은 교육을 위해 많은 노력과 심혈을 기울입니다. 어느 가정, 누구라 할 것 없이 자식을 가진 부모라면 마치 경쟁이라도 하는 듯이 여러 개의 학원에 보내고 있습니다. 유치원에 입학하게 되면 아이들은 분주한 하루를 보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유치원마다, 학교마다 시간이 되면 각종 학원 차들이 벌써 대기하고 있다가 학업을 마친 학생들을 태워 간답니다.

우리 탈북자들 학부모들도 벌써 이곳 대한민국 생활에 적응이 되어 자녀들을 영어 학원, 피아노 학원과 천재 학원을 비롯한 여러 개의 학원을 보내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마음껏 키워 주고 있습니다. 저도 손녀가 세 살 적에 벌써 피아노를 구입해 주었답니다. 오늘도 저는 유치원을 마친 7살 손녀를 통학차에 실려 발레 학원으로 보냈습니다.

시간이 되어 발레 학원 원장님이 버스를 가지고 집으로 찾아왔습니다. 여느 날 같으면 아무 군소리 없이 학원을 잘 가던 손녀는 잠깐이나마 할미와 떨어진다는 섭섭한 마음에 썩 내키지 않아 했습니다. 원장선생님의 손목을 잡고 차를 타는 손녀의 모습을 보는 제 마음 역시 조금 짠하기도 했습니다.

학원에 간지 2시간이 되어 드디어 손녀가 돌아오는 시간이 되어 저는 아파트 밑에 미리 내려가 기다렸습니다. 여느 때 같으면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그날만은 시간이 빨리 가지 않고 지루하기도 했습니다. 차에서 내리는 손녀는 마치 이산가족이라도 만나는 것처럼 막 달려와 제 품에 안겼습니다.

집으로 들어오자 저는 대견한 마음에 학원에서 배운 발레 춤을 한 번 해보라고 권했습니다. 손녀는 기본 동작부터 시작해 배운 것을 한 동작, 한 동작 보여줬습니다.

평소 또래 아이들보다 머리 하나가 작은 손녀를 보면서 항상 마음이 조금 아팠습니다. 그래서 사실 발육성장을 위해 발레 학원을 보내게 됐는데 손녀의 몸동작, 손동작과 함께 발동작 그리고 두 다리를 찢는 모습과 허리를 굽히고 두 다리를 잔등 넘어 잡고 굴러가는 모습이 그야말로 문어를 연상케 했습니다. 기특하기도 했고 대견하기도 했습니다.

너무도 기특하고 대견한 마음에 저도 모르게 손녀를 부둥켜안고 최고라고, 세계 최고 실력을 가진 스케이트 선수 같은 제2의 김연아가 여기에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해 식구들은 모두 웃었습니다. 이런 손녀를 보면서 저는 지나간 세월 우리 아이들을 키우던 북한에서의 생활이 떠올랐습니다.

북한에도 예술 학원이 있고 외국어 학원이 있고 학생 소년 궁전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곳에는 재능이 있다고 해도 누구나 마음대로 갈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부모님이 외화를 팍팍 쓰는 부자거나 권력이 있거나 백두산 줄기를 탔다거나 중앙당 고위급 간부 자식이 되어야만 넘볼 수 있는 곳입니다.

작은딸은 어린 시절부터 남들보다 조금 특별한 외모와 체격을 가진데다 발육도 조금 뛰어났습니다. 특히 체육 무용에 뛰어난 재주와 소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북한에서 체육 무용이라고 하면 지금 손녀가 배우고 있는 발레와 비슷합니다. 하지만 능력 없는 부모 밑에서 자란 딸은 결국에는 꿈을 성취하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조금 늦은 감은 있으나 내 손자들이 그 꿈을 이어갈 수 있어 저는 행복합니다.

북한에서는 돈과 권세가 안 받침 되어야 자식들도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지만 이곳 대한민국은 내가 열심히 노력만 하면 하는 것만큼 내 것으로 만들 수가 있습니다. 하기에 우리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보다 좋은 것을 먹고, 입고, 쓰고 또 좋은 교육을 받도록 항상 노력하는 것입니다.

우리 탈북자들은 북한 사회에서 대학에 가고 싶어도 자유롭게 마음대로 갈 수 없고 꿈과 포부와 희망을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곳 대한민국에 와서는 제일 좋은 대학에도 조건과 계급에 차이 없이 자유스럽게 가고 있고, 회사 사장, 회장도 되고 있으며, 국민의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기자도 되고, 나라의 정사를 논의하는 국회의원도, 공무원도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