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깔려도 그 위에 건물 짓는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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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지난 한주간은 세월호의 침몰로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이 희생돼 우리 국민들이 잊을 수 없는 또 하나의 가슴 아픈 상처를 입었습니다. 전 국민이 슬픔에 잠겨 하루 24시간 텔레비전 앞에서 떠날 줄을 몰랐습니다. 저 역시 텔레비전 앞에서 시시각각 나오는 침몰 소식을 보느라 떠날 줄을 몰랐습니다.

고향이 평성인 제 친구는 어린 학생들의 희생을 보니 지나간 고향에서 죽은 딸이 생각난다며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기도 했습니다. 육해공군 군인들은 위험 속에서도 실종자들을 찾기 위해 애써 노력했고 어떤 이들은 희생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실종자들을 구조하도록 1억 원, 10만 달러의 구조금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단원고등학교 선후배 학생들은 비 내리는 운동장에서 선생님과 친구들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원하며 무사귀환 기도를 했습니다.

대통령은 희생자 가족들을 찾아가 위로와 명복을 빌기도 하고 직접 배를 타고 현장으로 가서 최선을 다해 구조에 힘쓰라고 했습니다. 세월호가 침몰되는 순간에도 40대 탑승객은 위험을 무릅쓰고 20명의 어린 학생을 구했고, 한 젊은 청년은 70대의 할머니를 구조했으며 남학생들은 자신이 희생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구명조끼를 벗어 친구들에게 던져주었다는 뉴스가 나오자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쏟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온 국민은 애도와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한창 진행해야할 봄꽃 축제를 비롯한 정치적 행사까지도 모두 미루거나 취소했습니다. 배가 칠흑 같이 어두운 바다 속으로 가라앉는 순간 두려움과 공포에 떨고 있었을 우리 아이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앞이 캄캄하고 가슴이 꽉 막힐 정도로 마음이 아프고 눈에서 눈물이 납니다.

저는 이번 세월호 침몰과 관련해 많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누가 제정해서도 아니고 또 누가 지시해서도 아닌 우리의 희생자들을 두고 모든 국민들이 스스로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무사귀환을 위해 기도하는 모습을 보며 북한에서의 지난날과 비교해보았습니다.

1980년대에 평양시 통일거리 아파트 건설 중에 25층 건물이 갑자기 뽀얀 먼지만을 두고 무너졌습니다. 대동강 맞은편에서 살았던 저는 주민들과 함께 뽀얀 먼지와 함께 25층 건물이 갑자기 사라진 모습을 직접 목격 했거든요. 당시 아파트 뼈다귀만 건설되어 있던 그 아파트 안에서는 미장작업을 하던 군인들과 밑에서 작업을 하고 있던 한 개 부대 군인들이 소리 없이 깔려 희생됐습니다.

그러나 김정일은 현장 시찰은커녕 제 기일 안에 그 자리에 꼭 같은 아파트를 무조건 건설하라고 명령했습니다. 하여 그 속에 깔려 죽은 군인들을 채 찾지도 못한 채 그 자리에 25층 아파트를 건설했습니다. 완공이 되고 많은 주민들이 통일거리 아파트로 입사를 했습니다. 바로 그 무너졌던 아파트에는 일부 4. 25 협주단 공훈 배우들이 입사했는데 우리 친척도 그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새 집으로 이사를 한다고 기뻐하면서도 주민들은 한편으로는 두려움과 함께 한편으로는 젊은 군인들의 시신이 묻혀 있어 1000년은 끄떡없을 것이라고들 말했습니다. 며칠째 내린 장마 비와 산사태로 잠을 자고 있던 한개 중대 군인들이 캄캄한 밤에 희생됐지만 그 현장에 간부들이 찾아보는 일은 없었습니다. 외화벌이를 하러 배를 타고 가던 도중 밀려오는 썰물에 휩쓸려 많은 군인들이 희생되어도 북한 당국은 그저 가족들에게 전사자증 하나 전달해 주는 것이 고작입니다.

서해 남포 갑문 건설 당시 터널이 무너지면서 많은 군인들이 깔려 희생되었지만 실종자들을 찾지 않은 채 그냥 그 위에 건설을 완공했고 가족들에게는 빈 묘소를 만들어 놓은 사실도 있습니다. 군복무 시절 갱도 공사 중 발파에 무너져 내린 돌무지에 깔려 희생된 이들이 있었지만 실종자들에 대해서는 방치해두고 건설을 마감하는 것도 직접 보았습니다.

이렇듯 북한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사람의 생명이라고 말은 많이 하고 있지만 현실은 다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많은 주민들이 굶어 죽어도 관심은 두지 않고 전쟁준비 싸움준비에만 몰두 하는 것 자체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니까 말입니다. 발전소 건설을 해도, 고속도로 건설을 해도, 지하철 공사를 해도 주민들의 편리와 경제 건설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에게는 전쟁 준비에 대처하기 위함이라고 말합니다. 하기에 북한 주민들은 인권이 뭔지도 모른 채 지금도 인권을 유린당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춘애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