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서울대공원을 다녀왔습니다. 아침 일찍 식사를 마치고 문산에서 출발해 용문까지 가는 경의선 전철을 탔습니다. 올해 초등학교 4학년에 진학한 손녀딸에게는 전철 표를 구입하는 방법을 하나하나 가르쳐 주기도 했습니다. 처음 전철표를 구입하는 방법을 알게 된 손녀딸은 너무 신기해했고 1시간 30분 정도 타고 가는 내내 지루함이 없이 또 뭐 그리 궁금한 것이 많은지 쫑알쫑알 분주하게 말을 거네요.
드디어 대공원 전철역에 도착해 처음 동물원으로 들어는 스카이리프트를 타기 위해 걸어갔습니다. 길 양쪽에는 수많은 상인들이 줄을 서서 갖가지의 물건과 음식을 팔고 있었습니다. 많은 시민들과 어린이들이 마치 물결처럼 흘러가는 그 흐름에 우리 가족이 함께 한다는 생각을 하니 벌써 마음은 설레이고 손자 녀석들과 함께 동심으로 돌아갔습니다.
개구쟁이들과 함께 1시간이 넘게 기다리고 나서야 순서가 되어 스카이리프트를 탔습니다. 마치 하늘 높이 나는 듯합니다. 발밑에는 예쁜 철쭉꽃을 비롯한 갖가지의 활짝 핀 아름다운 꽃들과 푸른 물이 흐르는 저수지의 물과 어울려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하늘 높이 날고 싶다던 손녀 딸애는 "야호" 소리치기도 하지만 나이 30대 중반인 제 엄마인 큰 딸은 손녀의 옆에서 무서워 움츠리네요.
뒤에서 저는 딸과 엄마의 극과 극인 모습을 손전화기에 담았습니다. 동물원 정거장에 내려 우리는 동물원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눈에 들어가도 아프지 않은 개구쟁이들은 제법 어른스레 서울동물원가이드맵을 손에 들고 길을 찾아 갑니다. 제1아프리카관과 제2아프리카관과 유인원관 그리고 제3아프리카관에 있는 사자와 치타를 관람하고 대 동물관을 찾아 애들이 제일 좋아하는 코끼리와 코뿔소를 보고 동양관을 찾아올라 갔습니다.
동양관을 보고 다시 표범사와 호랑이사, 곰사를 찾았습니다. 개구쟁이들의 식대로 찾아 가다 보니 조금은 피곤하지만 순서없이 다녔습니다. 개구쟁이들 따라 다니기도 힘들었고 어느새 기운이 빠져 도중에 시원한 아이스크림과 음료수로 더위를 조금 식혔습니다. 도중에 손자 녀석들은 놀이공원까지 관람하자고 졸라댑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우리 가족은 동물원을 그만 돌고 놀이공원으로 가기 위해 다시 스카이리프트를 타고 동물원 정문으로 내려왔습니다. 다시 코끼리열차로 바꾸어 타고 놀이공원으로 갔습니다.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어느새 저녁 시간이 되어 갑자기 쌀쌀하기도 했습니다만 손자 녀석들은 지칠 줄 모르네요.
대공원에 갈 때마다 저는 시원한 물배를 타고 싶었거든요. 손자 녀석들과 함께 물배를 탔습니다. 물살이 빠르기도 하지만 경사가 급한 곳으로 내려 올때에는 나도 모르게 악 소리를 질러 많은 사람들 보기는 조금 부끄럽기도 했지만도 오랜 기간 쌓였던 스트레스가 순간 확 날아가 마음이 가볍기도 했습니다.
전기자동차도 타고 회전말도 탔습니다. 어느새 저녁 시간이 되어 음식점에 들어가 비빔밥과 돈가스에 치킨 덮밥을 시켜 간단한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찰떡을 방망이로 치는 좋은 경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떡방망이를 손에 든 손자 녀석은 그야말로 철석 찰떡을 치는 모습이 제법이었습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떡방망이를 들고 떡을 치는 모습을 잠깐 보는 순간 추억에 잠기기도 했습니다. 내 고향 북한에서는 김일성 생일이 되어야 하루 분량의 찹쌀을 공급해 주거든요. 몇 시간 물에 불렸다가 시루에 쪄내여 쇠절구에 쳐야 되는데 항상 팔이 아픈 저는 쇠절구질을 못했거든요.
애들 아빠가 있어야지만 찰떡을 해먹을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해 명절에는 애들 아빠가 군사 훈련으로 집에 없었습니다. 옆집에서도 앞집에서도 모두 쇠절구에 떡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저녁 시간이 되어 쇠절구에 찰밥을 넣고 몇 번 절구 공이로 치는데 그만 팔목이 시큰해 움직일 수가 없었습니다.
방안에서 지켜보고 있던 7살짜리 아들이 팔을 걷고 나섰습니다. 그야말로 고사리 손으로 2키로의 찰떡을 치는데 어린 아들의 얼굴에는 땀범벅이가 되었습니다. 손자 녀석들이 만든 찰떡이 별맛이었습니다. 가족과 함께 서울대공원에서의 행복한 하루와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서울에서 김춘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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