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월 25일은 우리 국민들이 잊을 수 없는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63주년 되는 날입니다. 1950년 6월 25일, 한국의 군인들과 국민들은 깊은 잠에 들어 달콤한 꿈속에서의 행복한 순간을 보내고 있던 새벽 4시에 북한군은 우리 한국을 기습하여 전쟁을 일으켰고 3일 만에 서울을 점령했습니다. 그 후 3년간의 불바다로 인해 우리 한반도는 잿더미로 변했고 400만의 인구가 죽거나 실종이 되고, 60만 명의 전쟁고아가 생겼으며, 1000만 명의 이산가족이 생겼습니다.
한국전쟁에 국제연합군이 참여하며 1953년 7월 27일 정전이 된 뒤에는 우리 대한민국은 세계 최강의 대열에 오른 국가로 발전했지만, 암흑의 땅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로 전락한 채 정전이 된지 63년이란 세월이 흐른 지금도 남과 북이 분단되어 비극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서로 한민족이 갈라져 살고 있는 것도 가슴 아픈 일인데 북한은 쩍 하면 트집을 잡아 우리 대한민국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갖은 협박과 테러를 감행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전쟁도 아닌 평화로운 시기에 우리 군인 장병들과 국민들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하기에 해마다 이맘때면 우리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이날을 잊지 않기 위해 6. 25전쟁 당시의 음식을 먹으며 평화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행사들에 많이 참가할 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전쟁 기념관을 찾곤 합니다. 저도 지난 주말, 가족과 함께 전쟁기념관을 찾았습니다.
이곳 남한에서 태어나 자란 사위들도 전쟁기념관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저는 호국 보훈의 달이 왜 6월이며, 그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봐야 한다면서 행복한 삶에 도취되어 한국의 젊은이들은 6. 25전쟁을 까마득히 잊고 있는 것 같다고 사위들에게 말했습니다. 특히 지금 이 순간에도 북한 당국이 우리들의 행복한 삶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것과 천안함 피격 사건, 연평도 포격사건을 되살리며 군인장병들의 희생정신을 결코 잊어서도 안 된다고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다시 한 번 얘기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지금 이 순간에도 6. 25전쟁이 자신들이 승리한 전쟁이라고 주민들에게 선동 선전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전쟁기념관을 통해 국민들에게 참패와 승리에 대해 역사 그대로 교육을 하고 있지만 북한은 전쟁기념관도 전승기념관이라고 부르며 올해 7월 27일에 무력시위를 비롯해 큰 명절 행사를 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사위는 조용히 평양에서 진행하는 무력시위에 참가 해 본 경험이 있는가 물었습니다. 저 뿐만이 아니라 애들도 무력시위 행사에 참가했다는 말에 사위는 그 행사에 진짜 핵미사일을 가지고 나왔는지 궁금하다고 물었습니다. 거기에 대해 저는 평양시내에서는 군인들도 탄알을 착용할 수 없는데 어떻게 그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1호 행사'에 진짜 무기를 가지고 나올 수 있겠는가, 그 행사에 참여하는 사신 고사총이나 고사포를 비롯한 자동보총에도 탄알은 일체 장탄할 수 없다는 얘기를 해주었습니다.
또한 저는 6. 25전쟁에 참여했던 아버지가 하시던 말씀을 한국에 와서 절실히 이해했다고 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전쟁이 일어난 이유에 대해 미군과 남조선 괴뢰도당이 먼저 북한을 침략했고 북한군은 3일 만에 서울을 해방했다는 거짓 선전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교육을 하고 있다는 것, 그러나 당시 군인이었던 아버지는 전쟁이 일어나기 일주일 전부터 갑자기 모든 군사력이 황해도 강원도 분계선 가까이로 이동했다는 말씀을 해주셨다는 얘기를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창밖으로 푸르게 자라고 있는 벼 모들을 바라보면서 올해에도 곡식이 잘 될 것 같다는 말과 북한에도 농사가 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할미의 말을 듣던 7살짜리 손녀딸은 할머니 고향은 어디고 제 엄마 고향은 어디고 어느 학교를 다녔는가 물었습니다.
저는 지난날과 꼭 같은 답을 해주었습니다. 할미 고향은 서울이고 엄마 역시 서울, 할미가 살던 그 집에서 태어나 서울에 있는 좋은 학교를 다녔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손녀는 뜻밖에 할머니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말해 우리는 서로 눈을 마주보며 크게 놀랐습니다. 그리고는 아빠에게 할머니가 텔레비전에 나와 우는 걸 봤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저는 지난 5월 어버이날을 기념해 한 TV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했습니다. 방송을 통해 탈북과정과 지금 대한민국에 와서 행복한 새 삶을 살고 있다는 얘기를 하는 것을 손녀와 함께 보았던 것입니다. 제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고사리 같은 손으로 닦아주며 그때에도 손녀는 꼭 같은 질문을 했었습니다.
손자 녀석들이 너무 어린 나이라 아직은 때가 아니고 손자들이 고등학생이 되면 그 때 얘기를 해줘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할미가 거짓말쟁이라고 하니 저는 놀라는 동시에 마음이 조금 아프기도 했습니다.
저는 멀리 푸른 숲을 바라보며 내가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목숨 걸고 어렵고 힘든 고비를 겪으며 이곳 대한민국에 온 얘기를 손자들에게 떳떳하게 하게 될 그날을 생각해 봅니다. 분명 고향에 가보게 될 그날이 멀지 않았을 거라 믿으며, 남과 북이 분단되어 겪는 비극도 더는 없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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