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생각 평양생각] 현충원과 전쟁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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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었습니다. 호국 보훈은 나라를 위해 목숨 바쳐 공을 세운 분들을 기억하고 추모함으로써 그들이 세운 높은 공로에 보답한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서 조국이 위기에 처했을 때 자신의 소중하고 귀중한 목숨을 바쳐 조국을 지킨 업적을 국민의 이름으로 드높이고 그 은혜에 보답하는 일이 바로 호국 보훈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조국 영령들의 희생정신과 불굴의 투쟁정신을 따라 배워야 합니다. 과거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을 겪는 동안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귀한 피를 흘리며 희생됐는지, 피 묻은 잿더미에서 오늘의 대한민국을 건설한 호국영령들과 나아가 천안함의 전사들까지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는 그분들이 있었기에 호국 보훈의 달을 맞으며 호국 영령들이 지켜낸 조국에서 행복과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는 것을 언제나 잊지 말아야 할뿐 아니라 순국선열과 국군 장병들을 기리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며칠 전에 저는 친구들과 탈북자 단체장들과 함께 현충원을 다녀왔습니다. 벌써 장마철이라 굵은 빗줄기가 강하게 쏟아져 내렸습니다. 언젠가 한 번은 가보고 싶었던 현충원이었습니다. 현충원 정문에서 잠깐 기다리며 생각해 보았습니다.

1950년 6월25일 김일성은 이곳 남한의 국민들이 달콤한 꿈을 꾸며 자고 있던 이른 새벽에 전쟁을 일으켰습니다. 갑자기 쏘아대는 총포탄 소리와 함께 행복했던 온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고, 하루아침에 부모 잃은 고아들이 생겨났고, 수많은 젊은 장병들과 민간인들이 목숨을 잃고 쓰러져 갔습니다. 6.25 전쟁은 1953년 7월27일 정전됐지만, 60년이라는 긴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전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안타깝게도 한국의 전후 세대들에게 6.25 전쟁은 차츰 잊혀 가고 있습니다.

작년 3월에는 남한의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을 받고 침몰해 우리의 미래이며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아들들인 46명의 젊은 군인 장병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희생 장병들의 부모들은 생떼 같은 아들의 죽음 앞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지고 목 놓아 울었습니다. 온 국민도 그들과 함께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국민의 눈에서 눈물이 채 마르기도 전에 2010년 11월 23일 오후 시퍼런 대낮에 북한은 또다시 연평도에 포를 마구 쏘았으며 한국 국민에게 불안과 공포를 안겨 주었습니다. 천안함 피격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은 한국 국민에게 한반도의 전쟁은 결코 끝난 것이 아니라 잠시 휴전 상태였음을 다시 한 번 알게 해 주었습니다.

서울 용산에 있는 전쟁기념관도 참관했습니다. 전쟁기념관에는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가 있는 그대로 재현되어 있었습니다. 1950년 피어린 전쟁의 참화 속에서, 또 전쟁 전후에 우리 부모 세대들이 겪은 어려웠던 시절을 보는 듯해 눈시울이 뜨거워지기도 했고, 현재 남한이 세계 최강국으로 기적같이 발전 하고 있는 모습에 자부심과 긍지가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남한의 발전된 모습은 결코 기적이 아닌 남한 국민의 노력의 결과이며 그 바탕에는 일제 강점기 때 국권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한 독립 운동가들과 광복 후에 자유와 국토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운 국군 장병들의 희생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그분들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나라 사랑 정신을 마음에 품고 각자 일에 매진하며 언제 어디서나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부심과 긍지를 잊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민족끼리 총칼을 겨누고 싸웠던 6.25전쟁의 비극과 천안함 피격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을 되새겨 보는 6월, 이 땅에서 다시는 동족상잔의 비극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고 힘주어 말하고 싶습니다. 그동안 한국의 독립과 자유를 위해, 혹은 조국 방위를 위해 희생됐던 순국선열들과 국군 장병들을 기리며 국민 모두가 경건하게 보내는 6월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