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생각 평양생각] 부안 격포 해수욕장

전북 부안군 격포해수욕장에서 행락객들이 물놀이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전북 부안군 격포해수욕장에서 행락객들이 물놀이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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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저는 안보 강연을 위해 부안에 다녀왔습니다. 저는 부안에서 유명하다는 격포해수욕장을 둘러보기 위해 새벽 6시에 서울을 출발했습니다. 격포 해수욕장은 전라북도 부안군 변산면 격포리에 있었습니다. 예상했던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 처음 들른 곳은 변산 해수욕장이었습니다. 해수욕장도 돌아보고 조금 쉬고는 다시 차를 타고 목적지인 격포 해수욕장으로 떠났습니다.

격포 해수욕장으로 가는 도로는 세계 최대의 방조제 건설 사업인 새만금 방조제로 인해 관광지 건설 중이라 조금 산만하기도 했지만 바다를 끼고 작은 도로로 달리는 우리 일행의 마음은 괜히 기분이 설레기도 했고 가슴이 뻥 뚫린 듯이 시원했습니다. 저는 차 창문을 활짝 열어 놓고 팔과 머리를 밖으로 내보이기도 하고 크게 목청껏 소리를 지르기도 했습니다.

드디어 격포 해수욕장에 도착했습니다. 신발을 벗어 던지고 바닷물에 발을 적시기도 했고 맨 발로 뜨거운 모래를 밟기도 했습니다. 경치는 말할 수 없이 멋졌습니다. 격포 해수욕장에는 채석강이 있습니다. 채석강은 약 7천만 년 전에 퇴적한 퇴적암이 바닷물로 인해 마치 수천 권의 책을 쌓아 올린 듯한 층을 이루고 있어 자연의 신비감을 더 한층 느끼게 하는 곳이었습니다.

채석강이라는 이름은 중국 당의 이태백이 배를 타고 술을 마시다가 강물에 뜬 달을 잡으려다가 빠져 죽었다는 중국의 고사에 나오는 채석강과 흡사하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저는 격포 해수욕장의 모습과 채석강의 웅장하고 화려한 모습을 사진에 담기도 했습니다.

격포 해수욕장 주변 마을에는 백합죽, 바지락죽 등 죽집이 많았습니다. 우리는 조금 이른 시간이었지만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유명하다는 간장 게장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저는 밥 한 공기를 간장 게장에 뚝딱 해치웠습니다.

아쉬운 마음으로 다시 강연을 위해 공군 부대로 향했습니다. 부대는 해발 500m 조금 넘는 의상봉에 있었습니다. 의상봉으로 올라가는 내내 산위에서 내려다보는 산의 푸른 숲과 넓은 바다 그리고 한눈에 바라보이는 격포 방파제의 절경 또한 웅장하고 멋졌습니다. 강연을 마치고 나니 시간은 오후 5시였습니다. 우리는 부지런히 차를 타고 격포 방파제 관광을 위해 달렸습니다.

새만금 방파제를 보지 않고는 서울로 출발할 우리가 아니었습니다. 드디어 새만금 방파제에 들어섰습니다. 바다 한가운데를 가로 질러 만든 방파제는 양쪽 바다 저 멀리 수평선 끝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야 말로 바다 한가운데를 가로 질러 건설해 놓은 한 개 도시 같았습니다. 달리는 수많은 자가용 승용차와 황홀한 관광에 푹 빠져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는 공원으로 들어갔습니다.

공원에는 배구, 농구 등 각종 체육을 할 수 있는 시설들이 건설돼 있었습니다. 시간 가는 줄도 몰랐습니다. 바다 한가운데 가로 등불이 하나둘 켜지자 야경 또한 말 할 수 없이 웅장했습니다. 시간 관계로 새만금 방파제를 뒤로 하고 다음 장소로 출발했습니다. 저녁 식사를 위해 도로 옆에 있는 뽕나무 칼국수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뽕칼국수와 부안에서만 마실 수 있다는 뽕 소주 한 병을 시켰습니다. 알고 보니 부안은 뽕을 많이 심는 고장이었습니다.

뽕나무로 수림이 가득했습니다. 식사를 하고 저는 식당 사장님에게 부탁해 부안 뽕 한 상자를 구입했습니다. 뽕이 얼마나 큰지 내 엄지손가락 두 배 정도는 컸지만 맛 또한 꿀맛 같이 달았습니다. 자가용 승용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오는 내내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북한 서해 남포에도 이와 비슷한 남포 감문이 있습니다. 한때 북한에서는 남포 갑문을 건설해 놓고 대단하게 선전 사업도 많이 했고 자랑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저 텔레비전으로나 화보의 그림으로 남포 감문을 보았을 뿐 직접 가 본 경험이 없습니다.

북한에서는 통행증이 없이는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는 것은 물론이지만 그 큰 건물을 건설해 놓고도 일반 주민들이 자유롭게 왕래를 할 수는 없습니다. 남포에서 출발하면 황해도까지 기차가 다닐 수 있다는 선전도 들은 적은 있지만 실지 남포 관문으로 기차가 달리고 자동차가 달리는 모습은 보지도 못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것에 다시 한 번 감사하게 됐을 뿐 아니라 탈북자들을 받아준 정부와 국민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다시 한 번 가지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