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에서의 잊지 못할 하루

잠실 롯데월드 전경.
잠실 롯데월드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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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가족과 함께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롯데월드에 다녀왔습니다. 롯데 월드는 한국에서도 청소년들이 놀이기구를 타러 곧잘 가는 곳인데요. 저도 꼭 한번 다녀오고 싶었던 곳이기도 합니다. 화사에서 토요일 특근을 하고 있는 삼촌이 와야 출발한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얘기했지만 손자 녀석들은 하루전날부터 들뜬 마음으로 잠도 자지 않고 한 시간에도 열두 번씩 언제 롯데월드에 가는가 하고 미처 답변해 줄 사이도 없이 묻고 또 물었습니다.

날이 밝자 애들은 어른들보다도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한 녀석은 삼촌의 팔을 잡고 한 녀석은 삼촌의 다리를 잡고 일으켰고 이제 겨우 10개월 된 손자도 덩달아 삼촌의 입에 뽀뽀를 해가며 깨웠습니다. 회사일로 피곤한 아들이었지만 귀염둥이 조카 녀석들의 성화에 이른 새벽에 자리를 일어나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할미인 저 역시 손자 녀석들처럼 덩달아 신이 나서 아침밥상을 차렸습니다. 혼자 밥해먹기 싫어 먹지 않고, 또 먹기 싫어 자주 끼니를 건너던 저였기에 이른 아침부터 큰 밥상 차리기란 사실 조금은 부담이 되기도 했지만 괜스레 덩달아 신이 났습니다.

다른 날 같으면 한참 늦잠을 자고 있어야 할 개구쟁이 손자 녀석들이었지만 이날은 어른들보다도 먼저 옷을 입고 신발을 신고 아파트 승강기로 나가섰습니다. 저는 손자 세 명과 며느리와 함께 아들이 모는 자가용 승용차에 탔습니다. 7살, 5살 한창 개구쟁이라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롯데 월드에 도착하는 내내 쫑알쫑알 입을 다물지 못했고 또 이들 못지않게 이제 겨우 10개월 된 손자 역시 비록 말은 못하지만 제 무릎위에서 좋아라 콩콩 뛰었습니다.

목적지가 가까워지면 질수록 아이들은 더욱 신나서 난리를 부렸습니다. 롯데월드 실내 놀이 공원에서는 마침 주민증에 7이라는 숫자가 들어가면 10% 할인해 주고 있는 행사도 있었습니다. 제가 7월 생일이다 보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10% 할인을 받을 수가 있었습니다. 저희는 차를 주차장에 주차하고 공원으로 들어가는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그 넓은 공간에 사람이 꽉 차고 넘쳤습니다.

서울시민들이 모두 롯데월드에 와 있는 듯 했습니다. 특히 요즘 방학이라 어린이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외국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1989년 7월에 대규모로 완공된 롯데 월드는 4층으로 구성되어 있는 실내 놀이 공원으로, 최첨단의 놀이시설과 볼거리 풍성한 행진과 공연 등을 즐길 수 있으며 스페인 해적선, 신밧드의 모험이라는 이름의 놀이 기구 등과 입체 영화관 같은 관람시설이 있고 시기별로 주제를 달리해 가면무도회, 귀여운 만화 주인공들의 거리 공연과 다양한 음악 공연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민속박물관은 남녀노소 누구나 우리 민족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모형을 통해 알아볼 수 있는 공간이며 실내 빙상장에서는 1년 365일 스케이트를 탈 수 있어 여름철 독특한 피서지로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 호텔 롯데와 롯데백화점 잠실점이 연결되어 있어 외국인들도 즐겨 찾고 있으며 야간에도 문을 열어 젊은이들의 만남의 장소로도 인기가 대단하다고 합니다.

사랑하는 손자 녀석들과 가장 먼저 타본 놀이기구는 회전목마였습니다. 회전목마를 탄 제 기분은 마치 흰 백마를 타고 하늘로 날아 올라가는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옛날에는 우리 아이들만 타는 것으로만 알았던 회전목마, 오늘은 눈에 들어가도 아프지 않은 귀여운 내 강아지들과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으로 함께 탔습니다. 롯데월드에 간다고 그렇게 좋아했지만 워낙 겁이 많은 5살짜리 개구쟁이는 회전목마를 타지 않겠다고 해 조금 민망스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워낙 엉뚱한 데가 많은 손자는 한 번 즐거움을 맛보더니 회전목마를 타고 앉아 내리지 않겠다고 떼를 쓰는 바람에 한바탕 웃기도 했습니다.

점심은 뷔페식당을 갔습니다. 실컷 먹은 뒤 '어린이 범퍼카'와 '스윙 팡팡', '매직 붕붕 카'도 탔습니다. 모두 아이들 수준에 맞춘 재미있는 놀이기구들이었습니다. 그리고 동화 극장으로 들어갔습니다. 벨루가라는 북극 흰 고래에게 어린이들이 궁금한 점을 물어보고 대화하는 극장이었는데 9살짜리 한 어린이는 왜 무리에서 떨어져 혼자 살고 있는가하고 물어 우리 어른들도 놀랐습니다. 또 4살짜리 한 어린이는 흰 북극고래에게 노래도 불러 주었습니다.

사위와 아들 며느리는 평양에서는 관성열차라고 부르는 공중회전을 하는 자이언트루프를 탔습니다. 그야말로 관성열차를 타고 획획 달리는 사람들 입에서는 악 소리가 아스러지게 들렸고 밑에서 보기만 해도 마음은 짜릿짜릿했습니다. 그리고는 바이킹도 탔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회전 바구니를 탔는데 조금은 어지러웠지만 우리 가족이 사랑을 싣고 빙글빙글 도는 것 같은 마음이었습니다.

즐거움과 재미에 푹 빠진 손자 녀석들은 지칠 대로 지쳐 있었지만 늦은 저녁 시간이 훨씬 지나도 집에 갈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여러 나라 사람들이 서로 각기 다른 귀여운 모습으로 행진하는 거리 공연을 보고는 많은 사람들이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스케이트장으로 갔습니다.

며느리와 함께 스케이트를 신나게 탔습니다. 모든 피로가 싹 가셔지기도 했었지만 저는 젊음의 기세를 다시 한 번 과시했습니다. 저녁 11시가 되어서야 우리 가족은 겨우 롯데월드를 떠났습니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롯데월드에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서울에서 김춘애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