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북한 당국은 또다시 우리 대한민국 경기도 연천군에 고사기관총 사격을 감행 했습니다. 전쟁도 아닌 평화 시기에 군인도 아닌 우리 국민들을 향해 도발 했습니다. 고사총 탄알은 경기도 연천군 면사무소에 떨어졌는데 비록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연천 주민들은 두려움과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여느 날과 다름이 없이 저녁 먹을거리를 장만하기 위해 시장을 한 바퀴 돌고 있는데 작은 가게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긴장한 모습으로 굳어 있었습니다. 빠른 걸음으로 가보았습니다. 사실 요즘 세계 언론들과 많은 사람들 속에서 북한 김정은의 신변 이상설이 많이 떠돌고 있거든요.
하기에 저는 혹 김정은이 사망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텔레비전에서는 연천군 면사무소에 북한이 쏜 고사총 실탄이 떨어졌다는 긴급 뉴스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순간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북한군이 백주 대낮에 경기도 연천군에 고사총 사격을 했다니 말입니다.
이번 고사총 사격은 우리 시민 단체들이 북한으로 보내는 전단을 향해 사격을 했다고 합니다. 우리 탈북자들이 보내는 전단을 향해 고사총 사격을 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지만 군인도 아닌 시민들에게 실탄 사격을 했다는 것은 전쟁광의 본성을 드러낸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사실 10일은 북한 로동당 창건 기념일이기도 하지만 우리 탈북자들에게는 황장엽 선생 서거 4주기 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황장엽 선생님은 이곳 한국에서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개선하고 민주화를 실현하는 활동의 선구에 서서 우리 탈북자들을 이끌어 주신 아주 소중하고 귀중한 분입니다. 탈북자들에게 통일 선구자로서 어떤 자세를 가지고 살아야 하는가를 깨우쳐 준 귀중한 스승이며 선배이기도 합니다.
하기에 해마다 10월 10일이면 우리는 그 분이 다 하지 못한 소망을 이루기 위해 북한 주민들이 김정은의 노예와 독재를 벗어나 인간다운 새 삶을 살아 갈 수 있도록 전단을 통해 북한주민들의 눈과 귀가 되어주고 있거든요. 그런데 특별히 북한 당국이 이 점에 예리한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북한 당국이 지금 주민들의 동향에 불안해한다고 판단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사실 14.5mm사신 고사 기관총 유효 사거리는 3천-4천 메타라고 돼 있습니다. 제일 사격하기 좋은 거리는 2천 메타로 돼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고사총 사격 대상은 바로 저공으로 날아오는 비행기라는 것입니다. 사실 전단의 높이는 고사총으로 사격하기가 그리 쉽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군복무 시절 남쪽에서 날아오는 기구를 많이 본 적이 있습니다. 기구나 전단은 대체로 바람을 타고 방향과 고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하기에 군 복무 시절 기구를 발견하면 상급 단위에다가 속도 5, 거리 1만으로 보고하곤 했습니다. 또 제가 이곳 한국에 와서 전단을 날려 보낸 경험으로 보면 우리의 손을 벗어난 전단 묶음은 빠르게 높은 고도로 날아가는 모습을 많이 보았거든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저는 조금 웃기는 일이지만 고사기관총으로 과연 저 전단을 사격하여 떨어뜨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 경험이 있거든요. 왜냐하면 전단이 강한 바람 따라 순식간에 빠르게 우리의 눈으로 볼 수 없을 만큼 높이 북한으로 날아가는 모습에서 이런 생각을 해 보지 않았나 하기도 하지만 또 한때 군에서 고사총 중대를 지휘하던 습관에서 오는 본능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하늘에 날아가는 전단을 조준 사격했다면 고사 총탄은 일반 주민들이 살고 있는 마을 한복판인 연천군 면사무소에 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하기에 저는 이번 북한 당국의 도발은 전단을 핑계로 우리 대한민국을 의식적으로 도발 했다고 봅니다.
제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일반 시민단체들과 탈북 단체들에서 북한주민들이 인권과 민주화를 위해 활동을 한다고 할 때 과연 실현 될까 하는 의구심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만 10년이 지난 오늘 알게 됐습니다. 우리 탈북자들의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가 합쳐져 어제는 전 국민이 오늘은 전 세계가 한 목소리로 북한 주민들의 인권과 민주화를 위해 북한 당국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또 지금 북한 주민들은 결코 어제의 주민이 아닙니다. 한국드라마나 노래를 통해서 또는 우리 탈북자 가족들을 통해 눈을 뜨게 되고 막혔던 귀가 열리게 된 주민들의 현실이 북한 당국은 그것이 두려운 것입니다. 사실 전단을 핑계로 북한당국은 국제 사법재판소에 김정은이 고발되고, 홍콩을 비롯한 주변 국가들에서는 민주화 투쟁이 일어나고 있는 조건에서 북한 주민들의 사상 동향을 막으려고 의식적으로 도발했다고 저는 생각 합니다.
우리 국민들은 대북 전단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현실을 알리는 것과 함께 우리 국가 안보관과 국가관의 중요성을 깊이 알아야 하며, 북한 당국은 우리와 한민족이라는 좋은 간판을 내걸고 대화를 하자고 하면서도 뒤에서는 칼을 벼리는 전쟁광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서울에서 김춘애였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