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산과 들, 가는 곳마다 모든 것이 익어가는 풍요로운 계절입니다. 벌써 산과 들에는 울긋불긋 단풍으로 아름다움을 서로 자랑이라도 하는 듯 뽐내고 있고 들에는 알알이 잘 익은 벼이삭들이 출렁이고 있습니다. 또 황금색 들판은 하나둘 수확되고 있고 빨간 사과와 누렇게 익은 배들은 주렁주렁 나무에 달려 있어 대한민국은 가는 곳마다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른 풍년임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자가용 승용차를 타고 부산을 다녀오면서 차 창문으로 황금색 물결치는 넓은 들판을 바라보았습니다. 저 멀리 한쪽에서는 벌써 벼가을(추수)하는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됐습니다. 씨를 뿌리고 모를 심던 것이 엊그제 같았는데 벌써 수확을 한다고 생각을 하니 나이 또 한 살 더 먹는구나 하는 씁쓸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해마다 보아오는 모습이지만 신비스러운 것은 넓은 벌판에 기계 한 대가 빙빙 돌고 있을 뿐 벼가을 하는 사람들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달리는 뜨락또르 적재함에는 잘 익은 벼들이 잠깐 사이에 한가득 채워졌습니다. 이곳 한국에는 봄에 밭을 가는 것으로 시작해 씨를 뿌리고 김을 매고 수확을 하는 것까지 모두 기계가 합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씨를 뿌리고 김을 매고 수확하는 것 모두 인력으로 해야 합니다. 손으로 모를 심고 호미로 김을 매고 낫으로 수확을 합니다. 또 수확한 벼는 사람이 등짐으로 날라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60, 70년대의 모습이 북한에서는 지금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요즘 북한에서는 그렇게 한창 힘들게 가을걷이를 하고 있을 겁니다.
강화도의 평화 전망대에 가면 북한주민들의 가을걷이하는 모습을 제일 가까운 거리에서 눈으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저는 남한과 북한의 비교도 안 되는 농업 현실을 보면서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북한에서도 1960년대 중반에 모내기를 할 수 있는 모내기 기계와 벼 수확을 하는 기계를 룡성구역에 있는 농업 과학원에서 직접 만들어 룡문동 시험 농장에서 시범 운행했습니다.
제가 중학교 2학년 시절, 학교를 오가며 이런 신기한 모습을 보면서 이젠 농민들도 힘들게 농사를 짓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농촌 동원을 가면 거머리들이 많은 논물에 들어가는 것이 제일 싫었던 저로서는 어린 마음에 뜨거운 햇볕 속에서 힘들게 모내기를 하지 않아도 기계가 다 할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과 정말 신기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고등중학교를 졸업하고 군에 입대할 때까지도 기계로 모내는 것을 시험 농장 외에는 볼 수가 없었습니다. 북한에서 반생을 살아오면서 해마다 모내기 전투와 가을걷이를 비롯한 농촌 전투에 수없이 동원되었지만 한 번도 기계로 모를 심고 기계로 가을걷이를 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습니다.
제 기억으로 혹 보았다면 텔레비전에서 김일성이나 김정일이 현지 지도하는 장면에서 잠깐 보았을 뿐입니다. 하기에 맨 처음 한국에 와서 벼 수확하는 기계를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기도 했었거든요.
그러면서 가끔 이런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이미 김일성은 1945년에 나라가 해방된 그날부터 죽는 그날까지 인민들에게 기와집에 비단옷을 입히고 흰 쌀밥에 고깃국을 먹이는 것이 소원이라고 수없이 말을 해왔는데 왜 북한의 농업을 발전시키지 않았을까 궁금증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북한에서는 이미 모내는 기계와 수확하는 기계를 만들었습니다. 또 북한 당국 역시 해마다 말로는 주체 농법을 하고 농업 생산이 제일주의라는 말을 많이 해왔습니다. 벌써 그때부터 농업을 기계화시켰다면 오늘날 북한 주민들은 굶주림에 허덕이지 않고 있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자주 해봅니다.
지금 2,000만 북한 주민들은 노예나 다를 바 없습니다. 젊은이들은 17살, 18살 미성년 나이에 벌써부터 군 복무를 하며 김 씨 일가를 위해 보초를 서고 있고 주민들 역시 주면 먹고 안 주면 굶어 죽는 것이 북한 주민들의 현실입니다.
북한 당국은 또 연평도 포격 사건과 천안함 피격 사건으로 말미암아 대한민국 국민들의 행복한 삶에 비수를 꽂으려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쌍한 북한 주민들이 걱정이 된 대한민국은 북한 주민들에게 밀가루를 비롯한 수많은 식량을 지원했습니다. 이제라도 북한 당국은 전쟁 준비만 시킬 것이 아니라 경제 개혁, 다시 말해 땅을 개인들에게 분배하고 주민들을 힘든 노동에서 해방시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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