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군의 초계함인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폭침되어 46명의 해군 장병들이 차디찬 서해 바다에서 전사한지 지난 26일로 꼭 1년이 됐습니다. 1주년에 즈음해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순국 용사들의 영혼을 기리는 마음에서 빈소를 차려 놓고 애도의 마음을 표시하는 국민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26일 저녁에는 서울광장에서 추모행사가 열렸는데 저는 친구들과 함께 행사에 참가했습니다. 저녁이라 날씨가 매우 쌀쌀했습니다. 차가운 밤바람을 맞는 순간 저는 마음속이 짠했습니다. '지난해 3월 26일 밤에도 이렇게 추웠겠지? 특히 바다에는 강한 바람이 불었을 테고, 깊고 짜디짠 바닷물 속은 얼마나 추웠을까? 아들 같은 젊은 장병들이 칠흑같이 캄캄하고 차디찬 깊은 바닷물 속에 잠겨 전쟁도 아닌 이런 평화 시기에 억울한 죽음을 당했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분노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저는 얼마 전에 텔레비전과 신문을 통해 희생자 어머니들의 사연을 접하고 같은 어머니의 심정이 되어 눈물을 흘렸습니다. 한 장병의 어머니는 대전 국립현충원을 매일 찾아가서 그 곳에 잠든 46명 순국 용사들의 비석을 먼지가 오를 세라 닦아 주고, 따스한 어머니의 손으로 쓸어 주었다는 사연이었습니다.
또 다른 장병의 어머니는 1년 전에 받은 아들의 보험금으로 아들과 천안함 용사들을 영원히 잊지 말고, 조국을 굳건히 지켜 달라며 기관총 18정을 마련해 기부했다고 합니다. 아들 몫의 보험금을 아들이 다니던 대학에 기증한 어머니도 있었습니다. 아들이 당장이라도 살아올 것만 같은 마음에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군에 입대하기 전에 쓰던 아들의 방을 그대로 보존하고 매일 같이 들여다보는 어머니도 있다고 했습니다.
이런 모습이 바로 희생자들의 부모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들이 고스란히 안고 있는 아물지 않는 상처이며 아픔입니다. 부모들의 자식에 대한 마음은 모두가 한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자식을 둔 한 엄마로서 너무도 마음이 아픕니다. 꽃다운 청춘을 조국과 국민들을 위해 바친 그들의 희생은 우리 국민들의 가슴에 영원히 남아 잊혀 지지 않을 것입니다.
한국 국민들에게 큰 충격과 아픔을 가져다 준 천안함 폭침 사건의 가해자인 북한 당국을 보면서 저는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군복무 시절, 북한 당국은 항상 남조선이 침략의 불을 저지른다고 말했고, 북한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고 교육을 시켰습니다. 하지만, 제가 받은 교육은 모두 거짓이었다는 것을 대한민국에 와서 똑똑히 보고 알았습니다. 전쟁도 아닌 이 평화로운 시기에 어뢰로 46명의 젊은 장병들을 죽게 했고, 대낮에 연평도 주민들에게 폭탄을 퍼붓는 모습을 텔레비전을 통해 생생히 보면서 전쟁 도발자는 바로 북한 당국이고, 침략자 역시 북한 당국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북한 주민들에게 6,25전쟁도 대한민국이 먼저 도발해 일으켰으며, 오로지 북한은 조국을 해방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조국해방 전쟁이라고 거짓 교육을 하고 있지만, 북한 주민들은 남조선이 먼저 도발한 전쟁이라면 어떻게 3일 만에 서울을 해방할 수 있었겠는가 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북한 당국은 알아야 합니다.
한 순간에 아들과 남편, 형제를 잃은 슬픔과 그리고 온 국민들이 조국의 아들들을 잃은 슬픔과 아픔의 상처가 가시지 않고 있는 지금 이 시각에도 북한 당국은 천안함 폭침에 대한 사과는 물론 천안함을 어뢰로 공격한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왜, 천안함 사건에 집착을 하는가?' 라는 제목으로 논평을 내고 '천안함 사건이 외세와 공조해 공화국에 대한 전면적 군사 압박을 가하기 위해 꾸며낸 1차 도발이라면, 연평도 포격전은 북침 도발화선에 불을 지피기 위한 계획적 2차 도발'이라면서 두 사건 다 남측의 계획적 도발이라는 말도 안 되는 억지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천안함 폭침에 연평도 폭격까지, 지난 1년은 정말 우리 국민들에게 충격과 슬픔, 불안감을 안겨준 한 해였습니다. 대한민국 장병들과 국민들은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항상 명심하고 각성해야 할 것입니다. 구름이 자주 끼면 비가 오듯이 북한 당국은 틈만 있으면 전쟁의 불질을 일삼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북한 당국이 진정한 대화를 원한다면 천안함 1주기를 맞아 아직까지도 가해자 없는 희생자로만 남아 있는 46명의 천안함 장병들의 넋을 기리고, 천안함 도발에 대한 응당한 사죄를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들은 전쟁이나 다름없는 도발을 한 북한 당국에 강력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에서 김춘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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