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독 광부·간호사 얘기를 들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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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쟁 기념관에서 한국 산업개발원 연구원 백영훈 원장님의 특별 강의 “21세기 한민족시대, 지도자의 비전과 선택”이라는 제목의 강의를 듣게 됐습니다. 백영훈 박사님은 경제학 박사 출신의 대한민국 정치인이기도 합니다. 맨 처음 강의 서두에서 박사님은 군 복무를 세 번 했다는 얘기로 시작했습니다. 저는 의아한 기분과 궁금증이 생기기도 했지만 인차 이해가 됐습니다.

전쟁 전에 그는 고려대학교 학생이었고 대학 시절 6.25전쟁을 맞게 됐는데 강제로 북한군의 의용군에 입대해 낙동강까지 끌려갔고 야간 보초근무 중 똑똑한 선배와 함께 탈출해 군복을 벗어 던지고 심심산골에서 감자를 캐먹으면서 하루하루 연명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도피 생활을 하던 중 전쟁이 일어난 지 3개월 만에 미군에 의해 북한군은 퇴각을 했고 그분은 다시 학도병이 되어 미군의 통역을 하면서 중위의 군사 칭호를 받게 됐다고 합니다.

정전협정으로 그는 다시 독일로 유학을 가 경제학을 공부하고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합니다. 대한민국의 경제사정이 어렵던 1960년대에는 30대의 젊은 나이에 그는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서독의 경제부 노동 국장을 만나 300만 불을 빌려달라고 청했다고 합니다.

고생 끝에 겨우 돈을 빌려 주겠다는 서독의 승인을 받았지만 지급 보증 없이는 곤란하다는 요구에 또 한 번 좌절해 대표단을 서울로 보내고 홀로 20여 일을 눈물로 보냈다고 합니다. 그때 노동부 공무원인 독일인 친구가 찾아와 한국의 탄부 5,000명과 간호부 2,000명을 독일에 파견하면 해결되지 않겠냐는 제안을 했다고 합니다. 당시 독일 내에서 노동자들이 꺼려하는 광부나 간호직에 한국의 인력을 파견해 차관을 받아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그 자리에서 파견서류를 작성했고 이렇게 해서 대한민국에서 독일로 탄부와 간호사들이 갔다고 합니다. 그 담보로 돈을 빌려 당시 대한민국의 경제가 발전됐다고 하는 얘기에 청강자들은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만 저의 눈에서는 감동의 눈물이 났습니다.

한국 경제성장의 밑거름이 된 독일로 파견된 경제사절단 덕분에 1964년 1월 30일 한국의 수출은 1억 달러를 돌파했고, 1977년에는 100억 달러, 현재 대한민국의 수출은 세계 6대 강국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태평양 아시아에서 일본도 중국도 아닌 대한민국이 세계를 이끌어가는 국가로 인정받고 있다고 세계적으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저의 눈에서는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져 내렸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어렵고 힘들었던 그 시절 대한민국의 오빠, 누나, 선배들이 이 나라의 경제 발전을 위해 너도나도 나섰고 부모, 형제들은 공항에서 꼭 건강해서 돌아오라고 태극기를 흔들어 주었을 장면을 떠올리니 저는 뜬금없이 내 고향 북한을 떠올리며 눈물이 흘러나왔습니다.

북한에는 지금도 땅속에 묻힌 자원이 무궁무진합니다. 하지만 북한은 기술이 부족합니다. 대한민국 기술이 들어가 그 자원을 발굴한다면 북한 주민들도 대한민국 국민들처럼 세상에 부러움 없이 먹고, 입고, 쓰고, 땔 걱정 없이 잘 살 수 있다는 생각이 더더욱 간절해집니다.

그분은 강의를 마감하며 우리에게 다섯 가지를 강조했습니다. 저는 손전화기에 또박또박 적어 저장했습니다. ‘첫째, 한국문화의 독창성, 둘째, 국가 경쟁력, 셋째, 미래에 대한 교육, 넷째, 기업가 정신, 다섯째, 젊은이들의 충성심’ 이 글은 지금도 진심으로 가슴에 힘차게 와 닿습니다.

여기에는 한국 국민들이 지난날 한없이 가난했던 한과 그리고 한국인의 영혼, 부모의 희생정신과 충효사상, 보다 더 좋은 자녀교육에 대한 부모의 투자와 기업가들의 투철한 개척 정신, 젊은이들의 나라를 위한 충성심과 월드컵에서 자발적으로 한국을 응원하던 응원단 붉은 악마의 높은 애국심이 깃들어 있다고 덧붙여 얘기했습니다.

저는 이 특별 강의를 들으면서 언젠가는 북한주민들도 이런 불굴의 혁명 정신과 애국심을 발휘해 주민들이 추위와 굶주림 속에서 벗어나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부강한 경제 국가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북한당국은 이번에도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가는 핵실험을 하고 나서도 또 핵실험을 진행하겠다고 공공연히 떠벌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핵으로 전쟁 폭언을 해서 세계 국민들을 위협하고 협박하는 일은 이제 그만해야 합니다. 그런 위협과 공갈 협박은 이제 통하지 않습니다.

북한 당국은 지금이라도 철강을 비롯한 많은 자원을 중국에 넘기는 것을 중지할 뿐만 아니라 개성공단을 가지고 우롱하지 말고 대담하게 대한민국의 기술지원을 받아 자원을 발굴해 주민들의 삶을 보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