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6일은 현충일, 국토방위에 목숨을 바친 호국 영웅들의 충성을 기념하는 날로 지정되어 휴식할 수 있는 날입니다. 호국 영령들의 명복을 빌고 숭고한 정신을 추모하는 많은 행사들이 있었습니다만 이날 저는 탈북여성들의 모임인 탈북어머니회 회원님과 함께 서울시 동작구 동작동에 있는 현충원을 다녀왔습니다.
오전에는 국가적 차원에서 열리는 공식 행사들이 조직되어 있어 우리는 오후 3시쯤 현충원에 도착했습니다. 입구에 도착하고 보니 이미 수많은 사람들의 방문으로 인해 도로가 꽉 막힐 정도였습니다. 교통경찰관들 역시 도로 정리와 자가용 승용차 주차로 분주했고 아이, 어른들 할 것 없이 그야말로 사람들의 물결이 이어졌습니다.
물결처럼 밀려가는 수많은 사람들 속에 섞여 호국 영령들을 참배하고 나오며 이런 생각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은 자발적인 애국심이 많다고 말입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누가 조직해서가 아니라 또 무조건 가야한다는 조직의 충고를 받아서가 아니라 우리나라와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 싸운 호국 영령들을 추모하고 기리는 마음을 가지고 자각적으로 가족들과 함께 현충원을 찾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빠, 엄마와 함께 현충원을 찾은 한 가족을 보았습니다. 몇 개월 된 아기는 유모차에 실려 자고 있었고 부부는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의 평화는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영웅들 덕분에 이렇게 행복해~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 세대들도 잊지 않도록 우리가 많이 가르쳐 줘야겠지?” 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순간 젊은 세대들의 한없이 예쁜 이런 생각 덕분에 땅속에 묻힌 영웅들의 목숨이 헛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민족이 총부리를 맞대고 서로 피를 볼 때까지 싸우며 얻은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분단된 조국’으로, 61년이나 지났습니다. 지금 한국의 어린 학생들은 우리가 왜 분단국가로 살아야 하는지를 잊고 살고 있습니다. 왜 통일이 되어야 하는지도 잊고 있습니다. 앞으로 통일에 대해 배우려고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지금의 안락한 생활에 불편한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염려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순국열사들이 왜 현충원에 있는지 왜 우리가 이들을 잊어서는 안 되는지를 먼저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순국열사들의 피와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하루빨리 분단국가가 아닌 통일 국가가 되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왜 우리가 분단이 되어 살고 있으며 현충일의 뜻이 무엇인지를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에게 자세히 가르쳐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북한에도 현충원 같은 곳인 대성산 열사릉이 있습니다. 대성산 열사릉에는 6. 25전쟁으로 숨진 열사들뿐만 아니라 항일 운동을 했던 열사들도 함께 묻혀 있습니다. 북한은 이들이 왜 열사릉에 있는지 교육을 합니다. 물론 김일성과 함께 김일성 동지를 위하여 싸운 우리의 열사들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교육합니다. 김일성과 함께 이들이 함께 싸웠기에 우리의 안전한 요새가 만들어졌다고 교육을 합니다. 영화도 만들어 아이들이 항상 잊지 않도록 세뇌시키는 것입니다.
그런 세뇌로 인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열사들의 죽음을 잊지 말아야 하며 우리가 왜 통일이 되어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와 닿을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북한에 있을 때 우리나라는 무조건 통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지 해도 되고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물론 한국식의 민주주의적이거나 평화로운 방법은 아닙니다. 그러나 요즘 한국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을 보면 통일을 꼭 해야 하는지에 반문하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을 전면적으로 포용해야 하는 경제적인 이유나 문화적으로 통일해서 겪게 될 혼란을 먼저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상황들을 언론이나 주변에서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때마다 제 마음이 힘들어집니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당연한 것을 여기에서는 왜 목소리에 힘을 주어 환기시키려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지만, 어떤 이유로든 통일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생각을 하며 탈북어머니회 회원들과 현충원에서 참배를 하며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지난 아픔과 슬픔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귀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탈북어머니회가 통일을 위해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도 다시 한 번 깨닫고 되새기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지난 현충원 날은 날씨가 너무도 좋아 아이들의 손목을 잡고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현충원에 한번 다녀오면서 통일에 대해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의 장이 될 것이라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서울에서 김춘애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