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호국보훈의 달’입니다. 국가 유공자와 그 유가족들의 영예와 자부심과 그들의 희생정신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그들의 숭고한 애국정신을 귀감으로 삼아 올바른 통일 안보와 애국심을 심어 주기 위해 6월을 호국 보훈의 달로 정하고 해마다 6월이 오면 많은 국가 행사들을 통해 나라와 국민들의 생명을 위해 숨진 영웅들을 기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많은 국가 유공자들이 있지만 특히 6.25 전쟁 참가자 유공자들과 그 가족들을 우리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같은 민족끼리 서로를 죽였던 6.25 한국 전쟁은 우리 민족에게 커다란 아픔과 슬픔을 가져다 준 최대의 비극이었습니다. 우리는 이 비극의 역사를 대를 이어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 슬픈 역사 속에 얼마나 많은 우리의 영웅들이 나라와 국민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전사했으며 우리의 어머니들이 자식을 잃고 또 많은 우리 아이들이 가족과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되었는지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미어집니다.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산가족이 되어 빤히 바라보면서도 갈 수 없고 서로 만날 수 없는 뼈저린 아픔과 슬픔을 겪고 있는지 생각해봅니다.
우리나라가 분단으로 갈라진지도 벌써 70년, 6.25전쟁이 잠시 휴전 된지도 65주년이 됩니다. 저는 해마다 이날이 오면 마음이 너무도 아픕니다. 저에게는 두 분의 아버지가 있습니다. 나를 낳고 키워주신 자상하고 훌륭한 아버지가 있고 또 얼굴 한 번 못 본 시아버지가 있습니다.
친정아버지는 6.25전쟁 때 낙동강 전투에 참가해 부상을 입었고 얼굴도 모르는 시아버지는 6.25 전쟁 시기 평양시를 방어하는 전투에서 전사 되었거든요. 아버지의 얼굴도 모르는 남편은 어린 시절 아버지를 둔 친구들을 마냥 부러워했다고 합니다. 저의 친정아버지는 언제나 가열했던 낙동강 전투를 떠올리곤 했었습니다.
성인이 된 후 저는 아버지의 얘기를 통해 전쟁은 사실 북한 김일성이 먼저 일으킨 것이라는 얘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우리 한반도 역사의 비극은 이렇게 한사람의 잘못된 판단으로인 해 수많은 우리 민족에게 생이별과 슬픔의 아픔을 가져다주었습니다.
며칠 전에 저는 87세의 한 할아버지의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 분은 방송에서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에도 그렇게까지는 눈물이 나오지 않았었는데 동생 얘기만 나오면 그저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진다고 합니다. 서울 삼각지에서 닭곰탕을 먹고 헤어진 동생이 북한군의 폭격에 전사되어 65년 만에 유골이 되어 돌아 왔다고 합니다.
단 그 어르신 가족만의 슬픔만은 아닙니다. 한창 피어야 할 꽃다운 청춘을 나라를 위한 전쟁의 포화 속에서 바치고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이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이역만리 떨어진 나라에서 피부색깔도 다르고 말도 통하지 않는 사람들이 우리 한국전쟁에 참가했다가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난 이들도 많습니다.
한평생을 전쟁고아로 아픔과 슬픔을 안고 살아온 분이 있습니다. 그분의 고향은 이곳 충청남도 천안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바로 저의 옆집에 살고 있거든요. 전쟁으로 두 부모를 잃고 어린 나이에 동생을 위해 안 해 본 일이 없다고 합니다. 그분에 있어서 동생은 그냥 동생이 아니라 자식과 같은 혈육이라고 합니다. 그분의 얘기를 듣는 제 눈에서는 어느덧 눈물이 흘렀습니다.
남의 집 아이도 봐주고 또 식모살이와 식당일 등 아무 일이나 마다하지 않았고 본인은 비록초등학교도 나오지 못했지만 동생은 서울대학을 나오고 대기업에 취직 시켜 간부가 되어 아들딸 낳고 행복하게 잘살고 있다고 합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고향에 남겨 두고 한 달만이라도 전쟁을 피한다는 심정으로 이곳에 왔던 분들이 이제는 세상 떠날 나이가 되어 아픈 이별의 슬픔을 가슴에 묻은 채 하나둘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6.25전쟁은 우리 민족뿐만 아니라 세계인들에게도 큰 슬픔이고 아픔입니다. 다시는 이 땅에서 이런 비참한 전쟁이 있어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그러나 전쟁은 결코 끝난 것이 아닙니다. 북한 당국과 군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의 행복한 삶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습니다.
아직도 눈에 선하고 귀에 쟁쟁합니다. 천안함 피격 사건과 연평도 폭격사건, 전쟁도 아닌 평화로운 시기 우리 젊은 군 장병들의 목숨을 앗아갔고 또 시퍼런 대낮에 우리 국민들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다시는 우리 민족에게 슬픔과 아픔이 있어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저는 이런 글을 보았습니다. "이별이 너무 길다. 슬픔이 너무 길다... 이별은 끝나야 한다... 슬픔도 끝나야 한다..." 천주교에서는 분단 70주년을 맞으며 6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매일 저녁 9시가 되면 올해를 뜻깊게 보내기 위한 방법으로 기도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이 땅에서 두 번 다시 이런 참혹한 비극이 없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기도합니다. 서울에서 김춘애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