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위문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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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0월 1일은 대한민국 국군이 창설된 지 65주년이 되는 아주 뜻 깊은 날이었습니다. 특히 올해는 6. 25전쟁 정전 60주년이 되는 해이므로 더욱 의미 있는 날이기도 합니다. 1945년 해방 이후 11월 13일 군정 법령에 의해 국방사령부가 설립되었고 1946년 8월에는 국방 사령부가 국방부로 개칭되었다고 합니다.

이렇듯 국군의 창설과정은 1948년 8월 15일 국방부의 설립으로부터 시작되어 경비대의 국군편입, 육해군 부대의 증편, 해병대 창설 등을 거쳐 1949년 10월 1일 공군이 창설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후에도 전시를 제외하고는 육, 해, 공군 각 군별로 기념일 행사를 진행해 왔습니다.

1956년 9월 21일, 대통령령 제1173호 국군의 날에 관한 규정에 따라 제3사단의 1개 대대가 강원도 양양 지역에서 최초로 3. 8선 돌파 후 북진한 것을 기념하여 10월 1일을 3군 기념일로 통합하여 국군의 날로 선포하게 됐다고 합니다. 이는 우리 대한민국의 강한 국방무력과 무궁무진한 힘이 원천이 되어 오늘날 세계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을 널리 알리는 기념일이기도 합니다.

국군의 날을 맞으며 탈북자 단체 ‘북한인민해방전선’에서는 육군 장병들에게 위문편지 300통을 직접 써서 보냈습니다. 어떤 회원은 탈북 청소년들을 위한 학교인 대안학교 학생들과 함께 자리를 했고 저는 ‘북한인민해방전선’ 회원들과 한자리에 앉아 개인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힘쓰는 군인들을 위한 마음을 그대로 담아 또박또박 쓰기도 했고 또 다른 회원들을 찾아 직접 쓴 편지를 받기도 했습니다.

저는 지난날 고향에서 위문편지를 많이 써본 경험이 있었고, 군대에서 받아본 경험도 많은 터인지라 편지가 그리 낯설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위문편지를 쓰는 것은 지난날과는 완전히 다른 내용이었습니다. 지난날에는 위문편지마저도 북한 정권의 독재 아래, 하고 싶은 말, 쓰고 싶은 글을 자유롭고 편하게 쓸 수 없었습니다.

편지를 쓰면 당 조직에 바쳐 재검토를 받고 당성과 사상성이 좋은 글만이 당첨되어 보내지곤 했습니다만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우리가 쓰는 위문편지는 누군가의 검열 따위는 없습니다. 특히 저는 목숨 걸고 이곳에 와서 새 삶을 살며 자유민주주의 나라에서 우리가 겪고 경험한 서로 각기 다른 진심어린 얘기들과 생각 그리고 바램들을 그대로 표현하여 위문편지를 썼습니다.

제가 이번 국군 절을 맞으며 국군 장병들에게 쓴 위문편지 구절을 한 번 읽어 보겠습니다.

“국군장병들에게

장병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도 나라의 국토방위 임무수행과 훈련에서 수고가 많으십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바람이 불고 찜통 같은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언제나 변함없이 우리 대한민국을 굳건히 지켜 주시는 여러분들이 있기에 오늘도 우리 국민들의 안녕과 행복이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 국민들이 포근한 이불속에서 달콤한 꿈나라에 가있을 때 여러분들은 고향과 사랑하는 가족들과 떨어져 나라를 굳건히 지키기 위해 캄캄한 하늘을 지붕 삼아 보초를 서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자주 해 봅니다.

저 역시 북한군에서 여군생활 경험이 있기에 여러분 마음의 심리를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도 그 시절에 위문편지를 받아봤습니다만 이제는 저의 글이 여러분들께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 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장병 여러분, 군인은 훈련에서 땀을 많이 흘려야 실전에서 피를 적게 흘린다는 말이 있듯이 언제나 여러분들의 뒤에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있고 또 여러분들의 뒤에는 여러분들이 사랑하는 가족과 우리 국민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6. 25 전쟁은 결코 끝나지 않고 잠시 휴전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전쟁도 아닌 평화로운 시기에 우리 군인들의 목숨과 국민들의 목숨을 앗아간 천안함 폭침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을 우리가 잊어서는 절대로 아니 됩니다.

여러분들은 최전선에서 나라와 국가를 목숨으로 지키는 장병들입니다. 그럼 오늘도 국토방위와 나라를 지키는 중요한 임무수행에 빈틈이 없으리라 보면서 건강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여러분들은 곧 우리 대한민국의 건강입니다. 환절기에 건강하십시오.

2013년 10월 1일 김춘애 드립니다”

그렇습니다. 땅과 바다 그리고 하늘을 굳건히 지켜주고 있는 국군 장병들이 있기에 대한민국의 번영이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춘애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