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의 피땀으로 이뤄진 무력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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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오후 3시 평양에서 진행되었던 인민군 무력시위(분열식) 광경을 TV 조선 채널을 통해 보았습니다. 대한민국 서울에서 평양에서 진행하고 있는 무력시위행사 전 과정을 생중계로 시청했다고 하면 아마 북한 주민들은 잘 믿지 않을 것입니다. 전 과정을 지켜보면서 혹 낯익은 얼굴이 있는가 하고 유심히 살펴보기도 했습니다만 지나간 세월 속에 흘러간 시간을 다시 한 번 돌이켜 보았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2년은 먹고 살 수 있다는 엄청난 돈 1조 6천억 원을 단 하루를 위해 써 가며 진행된 무력시위를 보면서 그동안 평양시민들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고난을 겪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정은은 연설에서 쉰 목소리로 조선로동당은 어머니당이라며 모든 것의 주인은 인민이기에 당은 인민을 중심으로, 인민을 위해 최우선을 다해 복무해야 한다고 연설했습니다.

약 20분의 연설에서 인민이라는 단어를 수십 번이나 곱씹으면서 인민들의 운명을 전적으로 책임지고 돌보는 어머니 당으로서 인민을 하늘처럼 떠받들어 모셔야 한다는 연설을 목이 쉬도록 했습니다. 지난날 고향에서 인민을 위함이라면, 인민을 위해 복무함이라는 말들을 너무도 많이 들어온 터라 저에게는 그리 낯설지가 않았습니다.

300만 인민들을 굶겨 죽이고 2,000만 인민들을 철창 없는 감옥에 가두어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북한의 현실입니다. 굶어 죽기 싫어 혹은 인간의 참된 새 삶과 보금자리와 자유를 찾아 헤매는 탈북자들을 강제 북송시켜 공개 총살 하고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 굶어 죽게 하는 나라가 북한입니다. 인민들을 주면 먹고 안 주면 굶어 죽게 하는 그야말로 회초리 없는 노예로 예속화 하면서 어떻게 감히 인민을 위한 어머니 당이고 인민을 사랑하고 인민을 위해 복무 한다고 말할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지난날 고향에서의 일들이 생각이 납니다. 탈북하기 전 고향에서 무력시위와 중요한 정치적 행사들에 수도 없이 많이 참가한 사람으로서 평양시민들의 모습을 보면서 고향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과 동시에 그들이 10일 당 창건일 하루를 위해 얼마나 어렵고 힘든 고비를 겪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래전 북한에서 군에 갓 입대한 저는 신병 훈련 준비를 하고 있을 무렵 포병 군관 학교를 졸업하고 첫 무력시위에 참가하고 중대에 배치되어 온 중대장과 소대장을 만났습니다. 그러니 제가 군입대 후 처음 만난 소대장이고 첫 중대장이었습니다. 그들은 무력시위의 강한 훈련과 그 후과로 인해 군 복무기간 동안 내내 관절염으로 고생을 했었거든요.

실탄 사격장에서 만났던 중대장의 친구를 통해 들은 얘기지만 남들보다 덩치가 조금 큰 중대장은 무력시위 열병식의 규정대로 다리를 높이 들지 못해 남들이 다 자는 밤이면 다리에 벽돌 두 장을 매달고 다리를 높이 드는 훈련을 했다고 합니다.

그때는 무슨 말인지 잘 이해하지 못했었습니다. 군복무를 마치고 제가 직접 무력시위에 참가해서야 이해할 수가 있었습니다. 훈련이 제대로 안 되어있으면 강도 높은 사상투쟁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해 모래주머니나 벽돌을 다리에 매달고 대열 훈련을 합니다. 그러다 벽돌에 다리가 골절되는 부상으로 감정 제대되어 고향에서 고생하는 한 친구도 있었습니다.

일반시민들도 역시 6개월 이상 훈련을 하는데 꽃송이 한 개를 만들어도 정말 충성심의 척도를 표현해야 하고 땡볕이 쨍쨍 내리 쪼이는 한낮에 일사병으로 쓰러져 토하면서도 힘들고 어렵다는 표현을 할 수조차 없습니다.

사실 제가 탈북하기 전까지 즉 다시 말해서 세상을 모르고 살았던 고향에서 그때에는 무력시위 행사에 참가할 때마다 북한당국과 북한군이 세계에서 최강인줄 알았거든요. 하지만 북한을 탈출해 여러 나라를 거쳐 이곳 대한민국에 와서야 모든 것을 다 알게 되고 북한의 무력시위가 다 뻥이고 허세라는 진실을 알게 됐습니다.

국제적으로 왕따를 당하고 있는 북한 김정은은 미국이 전쟁을 요구한다면 전쟁에 맞서야 한다고 인민들 앞에 목이 쉬도록 외쳤습니다. 하지만 세계 그 어느 나라도 전쟁을 요구하지도 않고 바라지도 않습니다. 전쟁을 바라고 전쟁으로 인민들을 몰아가고 있는 것은 북한 당국과 바로 김정은입니다. 하기에 북한은 해마다 무력시위를 함으로서 외부와 세상을 모르는 인민들에게 소위 자신들이 최강이라는 자부심과 환상을 안겨 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 북한 무력시위에는 다른 나라 국가 원수들이 한명도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북한은 국제적으로 왕따를 당하고 있습니다. 격하고 빨라지는 김정은의 연설에서 저는 북한이 갈 때까지 갔고 올 때까지 왔다고 자신의 입으로 선언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제는 북한 인민들도 당국과 김정은을 믿지 않는 것 같습니다.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려 하는 북한 당국에게 속지 않는 것이지요.

북한당국은 인민들에게 이런 말을 자주 합니다. 승냥이가 양으로 변할 수 없다는 말, 침략적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북한 주민들은 알아야 합니다. 북한이 왜 해마다 무력시위를 요란하게 진행하는가를 말입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전쟁무력 시위를 걷어치우고 김정은이 연설한 그대로 오로지 인민을 위해서 복무하는 당이라면 우선 주민들에게 닥쳐온 겨울나기용 식량과 땔감을 공급해야 할 것입니다. 서울에서 김춘애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