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 호국영령들을 생각하다

국민안전처 직원들이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이번 14일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해 참배한 뒤 소방 및 해경 묘역을 찾아 묘역 주변을 정비하고 있다.
국민안전처 직원들이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이번 14일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해 참배한 뒤 소방 및 해경 묘역을 찾아 묘역 주변을 정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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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8살 된 개구쟁이 손자와 함께 6월은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되는 달이라는 사실을 새삼 되새겨 보았습니다. 언제인가 어린 손자가 아침 일찍 일어나 아빠 엄마도 미처 생각하지 못한 태극기를 꺼내 들고 창문을 열고 게양해야 한다고 해서 깜짝 놀랐었는데 어제는 카톡 문자로 '통일되면 우리 한국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하는 질문을 해 왔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놀랍기도 했습니다만 철없는 개구쟁이인 줄 알았던 손자 녀석이 몰라보게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손자의 문자를 받고 어떻게 얘기를 해주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먼저 남과 북의 통일은 얼마 멀지 않았다고 하면서 통일한국이 이루어진다면 우선 국방비가 절감될 뿐만 아니라 한국의 기술과 자재로 북한에 매장되어 있는 어마어마한 지하자원을 이용하면 해외자원의 수입을 줄일 수 있고 세계경제 강국으로 될 뿐만 아니라 강력한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손자 녀석은 한반도 지도 위에 서울과 평양을 표시했으며 태극기를 손에 든 많은 사람들이 열차를 타고 서울역을 출발해 평양으로 가는 그림을 그려 넣고 통일되면 우리 한국은 어떤 모습일까요? 라는 제목으로 글을 지어 넣었다고 합니다. 퇴근길 전철 안에서 이런 글을 손자 녀석과 주거니 받거니 하다 보니 6.25전쟁 그리고 전쟁이 아닌 오늘과 같은 평화 시기 서해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피격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 그리고 지뢰사건으로 인해 오늘과 같은 대한민국과 국민들의 생명 재산을 지켜온 호국영웅들이 영화의 화면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누군가가 쓴 글이 생각났습니다. '다녀오겠습니다.' 너무도 평범한 이 인사가 어느 누구에게는 마지막 인사가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그들이 있었기에 오늘도 우리는 평온한 생활을 할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과 함께 수많은 전쟁고아들과 연평도 제2해전과 천안함 피격 사건 그리고 연평도 폭격 사건에서 아들과 남편, 아빠를 잃은 가족들과 지뢰 사건으로 인해 다리를 잃은 장병들이 있습니다. 그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하네요.

30도가 넘는 삼복더위와 쉼 없이 빗발쳐 내리는 장마철 비와 칠흑같이 캄캄한 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나라를 굳건히 지켜주고 있는 군 장병들을 생각하고 있는데 마침 군 장병 2명이 전철에 오릅니다. 그들의 팔뚝에는 백마 부대 마크가 붙어있었습니다. 주말이라 외출을 나왔다 귀가하는 모습 같았습니다. 나이는 조금 어려 보였지만 의젓한 모습이 마치 내 아들처럼 대견하여 자리를 권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다시 한 번 손자에게 부모와 가족들의 곁을 떠나 나라를 지키기 위해 희생된 이들을 잊어서는 안 되며 6월 호국보훈의 달을 길이길이 기억해야 한다고 부탁하는 글을 썼습니다. 이렇듯 저는 개구쟁이로만 생각했던 손자와 함께 나라의 안보와 국가관의 귀중함과 함께 나라를 지켜주는 군 장병들이 있기에 오늘도 행복한 꿈과 희망과 대한민국이 걸어온 역사를 다시 한 번 학습해 보는 계기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서울에서 김춘애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