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은 지금] 장애인 자립 위해 다양한 지원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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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남한은 지금 이장균입니다 올겨울은 기온 변화가 크고 한파가 잦은 변덕스러운 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는 예보가 나왔죠 남한 기상청은 23일 발표한 '겨울철 날씨 전망'에서 오는 12월 초에는 평년에 비해 춥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중반부터는 북쪽의 차가운 공기가 일시적으로 내려와 온도변화가 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내년 1월에는 기온이 평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겠지만 큰 폭으로 떨어질 때도 있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또 2월에는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추운 날이 상대적으로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하는데요. 전기, 연료, 석탄 모든 게 부족한 북한 주민 여러분은 이 추운 겨울을 또 어떻게 견뎌야 하나 걱정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백성을 굶기지 않고 추위에 떨지 않게 하는 가장 기본적인 삶의 보장도 지켜주지 못하면서 부르짖는 북한의 강성대국 외침이 유난히 더 공허하게 들리는 요즘입니다.

남한은 지금 오늘 순서 시작합니다.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대상은 시대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겠죠, 옛날에는 아마 가족이 모두 탈 없이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소박한 꿈을 갖고 살던 사람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만 점차 경제적인 여유나 어느 정도의 지위, 신분이 행복한 삶을 보장해준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현대에 와서는 돈과 안정된 직업, 권력 같은 것이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시대가 됐습니다.

최근 국민대 사회학과 최향섭 교수는 한 토론회에서 남한에서 2010년 현재 사람들이 삶의 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취업, 신체건강, 가족, 돈 그리고 연금 순으로 나왔다고 발표했습니다. 안정된 직업이 있어야 하고 그리고 건강해야 하고 가족이 화목하고 행복해야 하는 것 그리고 노후에 생활이 보장될 수 있는 연금이 중요하다 그런 얘기겠죠

그런데 앞으로 30년 뒤인 2040년에는 순서가 좀 바뀔 것으로 최 교수는 내다봤습니다 첫째가 취업, 즉 직업이 아니라 건강이 차지하고 있고 다음이 여가, 연금, 여유, 가족, 녹지대 순으로 돼있습니다.

◊미래는 물질보다 건강과, 여유, 쾌적한 자연 환경이 삶의 중요 요소

최향섭 교수는 미래에는 물질적인 것보다 쾌적한 환경, 개인의 건강과 쫓기지 않는 여유로운 생활이 중요하게 여겨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흔히 말하는 잘산다는 개념이 경제력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느냐 보다는 얼마나 건강한가, 사는 환경이 어떤가 살면서 여가를 잘 보내고 여유롭게 사는가 하는 것이 중요해진다는 얘기겠죠

남한에서는 이미 여가선용이라는 말이 아주 오래전부터 중요하게 여겨져 왔습니다. 일하는 시간 외에 자신이나 가족이 즐겁고 뜻깊은 시간을 잘 보낼 수 있도록 여가의 시간을 잘 활용하자는 뜻이죠

그래서 남한에는 여가를 활용할 수 있는 많은 시설과 업종들이 많습니다. ‘헬스 클럽’ 같은 운동을 할 수 있는 곳, 영어회화 교습을 받을 수 있는 곳, 연극이나 영화를 볼 수 있는 곳,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놀이동산 같은 곳도 서울과 지방 곳곳에 많이 마련돼 있습니다.

또 자연과 벗하며 여가를 보낼 수 있는 등산로, 산책길, 공원 등도 사는 곳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가볼 수 있고, 차를 타고 나가면 곳곳에 지방의 특성을 살린 관광지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얼마 전 북한 텔레비전에서 평양에 새로 생긴 현대식 시설의 놀이공원을 소개하는 걸 봤습니다만 벌써 수십년 전에 남한에서 볼 수 있었던 모습인데도 굉장히 자랑스럽게 소개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마도 북한에서 유일한 현대식 놀이공원이겠죠, 이용할 수 있는 사람도 평양시민, 그중에서도 어느 정도의 지위에 있는 사람들과 가족이나 이용할 수 있는 그런 곳이겠죠, 지방에서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대다수 주민에게는 그야말로 북한당국이 늘 선전하는 그림에서나 볼 수 있는 낙원의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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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장애인용 IPTV 제어 앱 시연 23일 서울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이상묵 서울대학교 교수(왼쪽)와 최두환 종합기술원장 사장이 중증 장애인이 호흡만으로 TV를 제어하는 셋톱박스용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시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사진부공용/YNA)

◊호흡으로 텔레비전 켜고 끈다 – 중증 장애인 위한 장치

이광섭 : 목이 아파요, 뺨 한쪽으로 누르니깐.. 자세가 힘들죠

MBN 텔레비전은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중증환자인 이광섭 씨가 텔레비전을 켜는 리모컨, 즉 원격조종장치를 뺨으로 조정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광섭 씨는 하루 8시간 이상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는데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어서 리모컨을 조정하기기 쉽지 않습니다. 요즘에는 음성으로 켜, 꺼 하면서 전자제품을 작동하는 음성인식 리모컨도 많이 나오지만 이광섭 씨는 선천성 뇌병변장애를 앓고 있어 발음이 정확치 않아 음성인식 장치도 무용지물입니다.

이렇게 이광섭 씨처럼 텔레비전을 한번 켜고 끄려고 해도 뺨에 다 대고 안간힘을 써야 하는 많은 중증 장애인을 위해 한 대학교수가 호흡으로 조정하는 장치를 발명했다는 소식입니다.

자신 역시 교통사고로 장애를 입은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이상묵 교수가 한 통신사와 공동으로 개발한 이 장치는 입에다 물고 짧게 불면 채널이나 볼륨, 즉 소리 조절을 할 수 있고 길게 불면 텔레비전을 켜고 끌 수 있습니다.

이 교수는 활동이 자유롭지 않은 장애인들에겐 텔레비전이 거의 유일한 교육 수단이라는 점에 주목해 이 장치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상묵 교수 : 장애인들이 교육 못 받으면 단순한 작업밖에 못 하지만 IPTV를 통해 교육받고 사회에 나오면 삶의 질이 달라질 겁니다

하루 종일 누워서 텔레비전을 켜고 끄는 것도 힘겨웠던 남한 내 40 여만 명의 중증 장애인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장치를 개발한 이상묵 교수는 2006년 교통사고로 어깨 아래가 마비된 뒤 장애인에게 도움이 되는 연구와 기술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혁명의 수도 평양 이미지 훼손 된다, 장애인 지방으로 추방

북한에서는 장애인이라는 말은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죠, 그냥 ‘불구자’로 더 많이 부른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2003년 11월 장애인에 관한 북경세미나에서 공식명칭으로 ‘장애자’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그에 따라 북한에서도 2003년 6월에 장애자 보호법도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한국에서는 장애인이라면 정신지체, 후천적 신체장애 등으로 나뉘지만 북한에서 장애자라는 의미는 신체적 장애만을 얘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북한은 통계로 보면 정신지체자들보다는후천적인 장애인들이 더 많게 나오는데 아무래도 눈에 보이는 장애를 가진 사람 대우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정신적인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신경쓸 겨를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북한에서 이런 후천적 장애자가 많은 이유는 비현대화된 산업시설때문이라고 합니다만 예를 들어 댐을 하나 만드는데 남한은 포크레인 같은 중장비들을 동원하지만 북한은 인력을 동원해 중장비가 할 일들을 대신하고 있기 때문에 사고가 많이 난다는 것이죠

또 큰 토목공사에 동원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군인이기 때문에 군에 가서 장애를 얻어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예전 평양에서는 혁명의 수도라는 평양의 인상이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평양에 사는 장애인들을 지방으로 내보냈다고 하는데요, 1960년대부터 상이군인인 ‘영예군인’과 특권층 출신 장애인을 제외한 일반 장애인들을 평양에서 지방으로 강제 추방하는 정책을 펴 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평양에 남아 있는 장애인들도 눈에 잘 안띄게 감춰둔 채 공화국에는 장애인이 없다고 선전하기도 했죠

다양한 계층의 주민이 보다 안락하게 살 수 있는 정책을 펴기보다는 겉으로 과시하고 주민을 그저 통제 수단으로 여기는 북한 체제의 특성을 보여주는 예라고 하겠습니다.


◊남한 - 장애인 자립 지원 위한 다양한 노력

남한에서는 신체적 장애뿐 아니라 정신적인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고 또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장애인 스스로도 적극적으로 사회생활에 나서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단순한 제조업 쪽에 많이 종사했지만 최근에는 사람을 직접 상대하는 서비스업 진출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커피전문점, 제과점, 세탁소 같은 곳에서 일하는 장애인들이 늘고 있습니다. 또 이렇게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는 장애인들을 위해 관청이나 일반 기업체에서도 이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여러 혜택을 베풀고 있습니다.

올 6월 경기 평택시청은 1층에 ‘위드커피(with coffee)’라는 커피전문점을 만들어 이른바 바리스타라고 하는 커피를 전문으로 만드는 직원을 장애인들로 채용했습니다. 지금은 일반 정상인들이 일하는 다른 커피전문점 못지 않게 장사가 잘되고 있다고 합니다. 직원들 급료를 주고 남은 수익금은 모두 또 다른 장애인들을 훈련시키는 교육비용으로 모두 사용된다고 합니다.

경기 광명시에 있는 ‘해누리 케이크하우스’도 장애인들이 모여 일하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이곳 케이크 하우스는 제과, 제빵.. 그러니까 과자와 빵을 만들어 파는 곳입니다. 광명시장애인종합복지관이 2008년 직업재활훈련의 하나로 시작했습니다만 그동안 이곳 해누리 케이크하우스를 거쳐간 장애인 종업원들은 60여 명으로 이 가운데 30여 명은 성공적인 훈련과정을 마치고 일반 사업장 취업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다음 달 중순에는 지적장애인들이 운영하는 세탁소가 경기 오산시에 등장한다고 하죠. ‘원더풀 휴(休) 세탁소’라는 이름의 이 세탁소에는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자립형 지역공동체 사업의 하나입니다. 이곳에서는 지적장애인 6명이 오전과 오후 교대로 일하며 세탁물 수거 및 배달, 의류 수선을 맡게 됩니다.

사회에서 소외되고 고립되기 쉬운 사람들을 사회 안으로 끌어들여 자립을 돕고 삶에 희망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사회가 진정한 민주 사회, 북한이 주장하는 인민민주주의의 참모습이라고 하겠죠

◊김철웅의 문화산책 - 쓰레기 더미에서 피어난 천상의 하모니, 케냐의 지라니 어린이합창단

이장균 : 탈북피아니스트이자 백제예술대학 교수인 김철웅 교수의 문화산책 순서입니다 안녕하세요?

김철웅 : 안녕하세요

이장균 : 추워지는 날씨에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는 공연이 있네요, 쓰레기 마을에서 탄생한 세계적인 어린이 합창단, 절망의 땅에서 기적을 일궈낸 천상의 하모니 이런 수식어가 붙어 있는 아프리카 케냐의 지라니어린이 합창단이 한국을 찾았다고요?

김철웅 : 네 그렇습니다. 지라니 어린이 합창단이 한국 공연을 위해 지난 23일 도착했는데요 내년 1월 10일 출국할 때까지 남한 전국 10여개 도시를 돌면서 공연을 갖게 됩니다

이장균 : 빈소년합창단을 비롯해 세계적인 어린이합창단이 많은데 이 지라니어린이합창단이 특별히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는 뭔가요?

김철웅 : 네 처음에 소개하셨던대로 쓰레기 마을에서 기적을 일궈낸 합창단인데요, 이 합창단이 탄생한 아프리카 케냐의 고로고초라는 마을은 쓰레기마을이라는 별명 그대로 마을 전체가 쓰레기로 뒤덮여 있고 악취와 매연이 가득한 절망의 땅입니다. 에이즈 천국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어린이 에이즈 환자가 많고 마을 아이들 대부분은 거의 출생신고조차 돼 있지 않다고 하는데요, 이런 절망의 땅에서 쓰레기 더미를 뒤져 먹을 것을 찾아 헤매던 아이들이 모여 이런 아름다운 화음을 들려주기 때문에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음악 : Amazing Grace : 놀라운 은총 / 지라니어린이합창단)

이장균 : 네 지라니어린이합창단의 합창으로 Amazing Grace (놀라운 은총) 이라는 곡을 잠시 듣고 있습니다만 정말 말 그대로 놀랍군요, 천상의 하모니라는 말이 그대로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합창단을 만든 분이 우리 한국분이라고요?

김철웅 : 네, 임태종 목사님인데요, 2005년 케냐를 방문했다가 그곳 빈민가 아이들의 비참한 모습을 보고 가슴이 아팠던 임 목사님은 그 아이들의 상처받은 영혼을 음악으로 보듬어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합창단을 만들게 됐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음악을 통해 마음의 상처가 아물고 인생의 새로운 꿈을 갖게 되면서 이제는 온 세계를 다니며 자신들처럼 상처받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는데요 아이들은 아름다운 노래를 통해 쓰레기더미에서 자란 우리도 해냈는데 여러분은 왜 못해내겠습니까, 더 잘 할 수 있습니다하는 희망의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장균 : 네 이런 기적이 우리 한국사람에 의해 이뤄졌다는 게 정말 자랑스럽군요,

김철웅 : 네 그렇죠, 지라니합창단은 2006년 12월 창단공연을 시작으로 2010년까지 케냐와 한국, 그리고 미국 등에서 모두 120여 차례가 넘는 공연을 가졌는데요, 쓰레기더미에서 배고픔을 달래던 어린이들이 음악을 통해 꿈을 갖게 되고 가난과 상처로 얼룩진 동료 케냐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나눠주고 있습니다. 이장균 : 네 이번 한국공연에서도 더 많은 감동을 선사하는 좋은 공연 기대됩니다. 러시아의 피아니스트 아르카디 볼로도스의 한국공연 소식도 있군요

김철웅 : 네 ‘제2의 호로비츠’ ‘러시아 음악의 계보를 잇는 연주자’라는 화려한 명성과 함께 동년배의 동료인 예프게니 키신과 쌍벽을 이루는 금세기 최고의 피아니스트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연주자죠 아르카디 볼로도스의 공연은 내달 27일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립니다

아르카디 볼로도스의 연주는 남성적이고 힘있는 연주 그리고 완벽한 기교로 유명한데요, 어린 시절 성악과 지휘를 공부하다 피아니스의 길로 접어 들었기 때문에 음악에 대한 시야가 아주 넓은 연주자로 명성이 높습니다.

이번 한국의 첫 공연에서 볼로도스는 자신의 장기가 확실히 드러나는 작품을 연주할 예정인데요 스크랴빈의 '프렐류드’와 리스트의 '순례의 해' 가운데 '단테를 읽고' 같은 표현주의 색채가 짙은 작품을 연주할 예정입니다.

이장균 : 네 세계 최고의 피아니스트 가운데 한 사람인 러시아의 아르카디 볼로도스의 피아노 연주로 리스트의 헝가리 광시곡 15번, 일명 라코치 행진곡으로 불리죠, 함께 들으면서 오늘 김철웅 교수의 음악산책 마칩니다. 김철웅 교수님 감사합니다.

김철웅 : 네 감사합니다.


(음악 : 리스트의 Rakoczy March / 아르카디 볼로도스 피아노 연주)

남한은 지금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제작, 진행에 이장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