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과 북한은 서로 다른 체제만큼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북한이 계급론적 관점에서 역사를 해석하고 역사교육의 목적이 '충직한 주체형 공산주의 혁명가 양성'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라고 역사학자들은 설명합니다. 그렇다면 조상들이 남긴 한반도의 전통문화에 대해 남과 북은 어떤 시각 차이를 가지고 있는지 <바로 보는 한반도 역사>에서 살펴봅니다.
남한과 북한이 같은 역사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해석이 다른 이유는 역사를 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북한에서의 역사학은 해방 이후 사회주의 역사관인 유물사관을 기초로 삼아 형성됐습니다. 남한의 동국대학교 북한학연구소의 전미영 교수의 설명입니다.
전미영
: 북한이 얘기하는 유물사관은 일반적인 마르크스의 유물사관이다. 유물사관은 역사의 발전동기는 생산관계와 생산력의 갈등에서 초래하는 것으로 본다. 마르크스의 역사 발전 동의는 계급투쟁에 의해서 이뤄지는 것이다.
이렇게 형성되기 시작한 북한의 역사관은 1948년 북한 정권이 수립되면서 본격적으로 '조선력사편찬위원회'를 재편하며, 역사편찬의 새로운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습니다.
전
: 주체사상이 북한의 인식체계와 이데올로기로 등장하면서 기존의 유물사관에서 변형을 이뤘다고 볼 수 있다. 주체사관은 인민대중의 자주성을 위한 투쟁의 역사라는 북한식의 새로운 역사관을 만들어냈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은 그 기본방침으로 일본식 사학과 그 영향의 잔재를 일소할 것과 서구학자들의 견해와 편견적 방법의 영향을 절대적으로 배제할 것을 중심으로 했습니다.
반면에 남한에서의 주류 역사관은 역사가의 역사의식을 최대한 배제시키고 유물과 유적과 같은 자료로만 역사를 밝혀내는 실증주의 사관으로 역사를 보고 있습니다.
전통문화에 대한 남과 북의 해석도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평가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북한의 역사학계는 종교나 관습 그리고 법규에 대한 평가도 유물론적 주체사관에서 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법과 제도를 ‘봉건 통치자들의 통치를 합리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역사학계는 전통사상과 종교를 부정적으로 평가합니다. 특히 남북한의 전통적 종교로 내려온 유교와 불교에 대해서 남한은 한민족의 윤리관과 덕목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하는 반면, 북한은 조선의 유물론적인 철학사상 발전을 방해하고 과학문화 발전에 큰 해를 끼쳤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전미영 교수의 말입니다.
전
: 불교 같은 경우 북한은 미신적이고 허위적인 교리, 그리고 인민들의 개혁의식을 마비시키고 봉건제도를 봉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교 같은 경우도 북한은 상당히 비판적으로 보고 있는데 유교적 세계관은 조선에서 유물론적 사고방식을 방해하고 과학발전에 해를 끼쳤다라고 본다. 남쪽에서는 가치에 따른 평가보다는 객관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고 보는데 불교가 중앙집권적인 귀족국가의 사상체계로 받아들여졌고 당시 불교의 성격은 호국적인 성격이 강한 것이었다며 불교가 갖는 시대적의미를 평가하고 있다. 북한과 남한의 비교 관점을 보면 실제로 남한의 경우에서는 역사적 평가를 객관적으로 하려는 입장에서 접근한다면 북한에서는 계급적 관점이나 현 체제의 관계성을 중심으로 주관적인 가치관을 평가한다.
북한의 종교뿐만 아니라 그 시대를 다스렸던 법제, 예를 들어 고조선 사회를 다스렸던 범금 8조나 조선을 다스리는데 기본이 되었던 경국대전에 대한 평가도 인민들을 착취하고 억압하는 기능을 가졌던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전
: 법제에서도 보면 남한의 평가는 범금8조가 당시의 재산보호나 생명보호에 의미를 가졌고 사회질서를 유지하는데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는데 반해 북한의 경우 고조선 사회의 노예 소유제를 확보하기 위해 역할을 했다고 본다.
전미영 교수는 역사를 보는 관점에 따라 다양한 역사해석의 방법이 존재할 수 있으나 남북한의 경우 인식의 차이가 다양성을 넘어서는 심각한 이질화를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러한 남과 북의 역사관 이질화는 북한이 주체사관이라는 독특한 역사관을 체계화함에 따라 초래된 것으로 북한의 역사 연구에서 학문적 자율성과 다양성이 박탈되고 역사가 북한 유일체제를 정당화 하기위한 도구로 전락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바로 보는 한반도 역사, 진행에 이규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