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오늘날 까지도 태조 이성계가 세운 조선의 국호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조선 건국에 대한 북한의 평가는 비판적입니다. 바로 보는 한반도 역사 오늘은 조선 건국을 보는 남과 북의 시각을 살펴봅니다.
1388년 고려의 장수였던 이성계는 위화도 회군을 계기로 반란을 일으켜 고려의 정권을 잡게 됩니다. 이어 이성계는 창왕과 공양왕 등을 왕위에 올렸다가 폐위시키면서 정권과 군권을 손에 쥐는 한편 전제 개혁을 단행해 경제적인 실권까지 장악하게 됩니다. 이어 이성계의 아들 이방원이 고려의 충신 정몽주를 암살하고 이성계는 공양왕의 왕위를 물려받아 새 왕조를 세우게 됩니다. 바로 조선의 탄생입니다.
태조 이성계는 1393년 나라이름을 조선이라 정하고 이듬해인 1394년 지금의 서울인 한양으로 천도하여 여러 개혁을 단행합니다. 역사학자들은 고려의 멸망과 조선의 건국의 원인으로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이 결정적인 사건이 되지만 그 뒤에는 다음과 같은 배경이 있었다고 분석합니다.
먼저 고려 말기의 국론 분열입니다. 고려 내부에서는 친 원나라 세력과 친 명나라 세력이 대립을 했고 또 권문세가와 신진사대부 간의 권력 다툼이 심했습니다. 또한 고려의 권력을 쥐고 있던 권문세가들의 횡포가 극에 달했고 외부로는 홍건적과 왜구들의 침략이 계속됐습니다. 태조 이성계는 조선을 세우고 국권을 강화하기 위해 3대 정책을 건국이념으로 내놓았습니다.
외교정책으로는 사대교린주의를 채택해 중국 명나라에 대해서는 종주국의 명분을 세워주면서, 사신의 왕래를 통해 경제적 문화적 실리를 취하고 새로운 왕조의 국제적 지위를 확보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또 일본과 여진에 대해서도 교린을 내세워 우호적인 관계로 평화를 유지하려 했으며 만약 이들이 국경을 침범하면 무력으로 제재하겠다는 정책이었습니다.
이성계는 또 문화정책으로 숭유배불주의를 택했습니다. 말 그대로 불교를 배척하고 유교를 문화와 정치의 근본으로 삼아 교육과 과거 그리고 의례 등을 유교적인 체제로 바꾸었습니다. 경제정책으로는 농본민생주의를 세워 농업을 적극 장려해 백성들의 삶을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남한에서는 조선의 건국을 역사의 발전으로 보는 시각과 그렇지 않은 시각으로 나뉩니다. 그렇지만 북한 역사학자들은 조선을 세운 이성계와 조선건국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남한 고려대학교 사학과의 김창현 교수는 북한의 조선건국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은 북방중심의 정통성을 자랑하는 북한의 역사관과 연관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김창현
: 고려의 멸망에 대해서도 북한은 아쉬워하고, 북측정권의 멸망이기 때문에. 그리고 이성계의 조선건국에 대해서도 더욱더 부정적으로 보는 것이다. 중국과의 결탁과 요동정벌을 반대하고... 주체사상에서는 주체를 강조하는데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은 주체와는 반대되는 것이다.
북한의 역사책에서는 권력층의 역사적 인물들에 대해서 대체적으로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조선을 세운 태조 이성계에 대해서는 특히 비난의 강도가 높습니다. 북한 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가 발간한 조선통사를 보면 위화도 회군은 이성계일파가 정권을 가로채는 비열한 반역행위라고 규정했습니다. 조선통사는 또 음모적 방법으로 정권을 빼앗은 이성계와 그 일파는 후세에 이르도록 인민들 속에서 배신적이며 비역하고 악독한 자들로서 오래 동안 비판을 받게 되었다고 전했습니다.
남한에서는 이성계와 조선건국의 계기가 된 위화도 회군에 대해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교원대학교 역사교육학과의 김한종 교수는 남쪽의 위화도 회군에 대한 시각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김한종
: 이성계나 위화도 회군에 대한 평가는 통일되어 있지 않다. 엇가리고 있다는 말이다. 한쪽에서는 당시 고려 말기 민중들의 의견과 사회분위기를 반영한 것이 위화도회군이라고 말하는 쪽도 있는 반면 위회도회군은 이성계가 권력을 잡기위한행위로 보는 시각도 있다.
남한 고려대학교 김창현 교수는 조선건국에 대한 남한 역사학계의 평가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김창현
: 조선왕조 건국에 대해서 그동안 많은 학자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해 왔다. 역사 발전으로 특히 60년대, 70년대를 풍미했던 내제적인 발전론이 있다. 남한 자체 내에서 역사발전을 했다는 시각으로 조선왕조 건국을 바라보고... 그래서 너무 긍정적으로 남한 쪽에서는 조선왕조를 바라봐 왔다. 요즘 와서는 조선왕조건국이 역사의 발전인가? 하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역사학자들은 고려의 멸망과 조선의 건국과정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는 시각을 달리 할 지 모르지만 조선 역사가 한국인에게 물려준 문화유산은 자랑스럽게 여길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말합니다. 바로 보는 한반도 역사 진행에 이규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