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994년 10월 평양인근에 단군릉을 재건해 북한이 고조선과 고구려의 역사를 계승하고 지금까지도 북방중심의 한반도 역사를 북한이 잇고 있다고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2003년 부터 동북공정 연구를 본격화 하면서 북한의 이러한 주장에 찬물을 끼얹고 있습니다. 중국의 동북공정 움직임이 본격화 되면서 남한에서는 한반도의 역사를 되찾자는 움직임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습니다.
오늘 <바로 보는 한반도 역사>에서는 동북공정에 대한 남북한의 대응에 대해 알아봅니다.
동북공정은 '동북변강역사여현상계열연구공정'의 줄임말로 동북 변경지역의 역사와 현상에 관한 체계적인 연구 과제를 말합니다. 쉽게 말하자면 중국 국경 안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편입하려는 역사연구계획입니다. 중국은 지난 2001년 6월 동북공정에 대한 연구를 추진하기로 결정하고 8개월 동안의 준비과정을 거친 후 2002년 2월 정부의 승인을 얻어 공식적으로 이 연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연구는 중국의 최고 학술기관인 사회과학원과 지린 성, 헤이룽장 성 그리고 랴오닝성 등의 위원회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 연구를 위해 5년 동안 무려 200억 위안이라는 사업비까지 투입했습니다. 그렇다면 중국이 주장하고 있는 동북공정의 핵심 내용은 무엇인가. 한국 동북아역사재단의 김현숙 박사의 말입니다.
김현숙 박사: 중국 측에서는 동북 삼성지역이 한국과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것을 주장하고 싶어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 고대사에서 고조선, 부여, 발해, 고구려 사는 한국 역사가 아닌 중국역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1980년 이전까지만 해도 중국은 고구려 역사에 대해 관심조차 없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고구려는 중국의 동북지역에 있던 고대 국가의 하나로 백제, 신라와 더불어 삼국을 이룬 한국 역사의 한 국가라고 보았습니다. 그렇지만 중국은 1980년대 중반부터 '통일적 다민족국가론'을 펴면서 중국의 고대 역사를 다시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통일적 다민족국가론'은 중국이 현재 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통일적 다민족 국가였기 때문에 중국 영토에서 일어난 과거사는 모두 중국의 역사라는 주장입니다. 중국 공산당은 1949년 정부수립을 하면서 티벳과 위구르와 같은 소수민족에 대한 통합정책을 펴기 위해 이러한 역사관은 확립한 것입니다. 중국 정부의 이러한 역사관 확립 뒤에는 서로 다른 역사적 배경을 가진 중국 국민들에게 국가관을 심어줌으로써 동요와 분열을 막아보자는 속셈이라고 역사학자들은 설명합니다.
중국의 이러한 역사 왜곡에 대응해 남한도 2004년부터 체계적인 역사바로잡기에 나섰습니다. 2004년에는 교육부 산하에 고구려연구재단을 발족하고 2006년 9월에는 동북아역사재단을 출범시켜 중국의 역사외곡에 맞서고 있습니다. 동북아역사재단 김현숙 박삽니다.
김현숙 박사:
2003년 후반기부터 여러 가지 조치가 나왔다. 동북공정이 실시되면서 고대부터 현대까지를 모두 하는 것이 동북공정인데 처음에는 고구려 사에 가장 집중을 하고 있었다. 국내에서도 고구려 사를 가장 중점적으로 대처하기 시작했다. 한국과 중국 사이에 한중구두양해 각서를 받고 이제는 학술문제와 현실 문제를 분리하자는 얘기를 주고받게 됐고 그 이후로 고구려 사 문제가 중국 측으로 부터 왜곡되는가를 관찰하고...
북한도 지난 2004년부터 중국의 동북공정 움직임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습니다. 다시 김현숙 박사의 말입니다.
김현숙 박사:
북한에서도 고구려역사 문제나 고대사 문제에 있어서는 남한과 차이가 없다. 동북 삼성지역의 과거영토에 대해서 고구려 사가 진행되고 있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여러 가지 노력해 왔다. 특히 남한과의 공조활동도 몇 차례 이루어 졌었다...
그렇지만 일각에서는 북한의 동북공정에 대한 비판이 약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북한은 중국의 역사왜곡을 지적하면서 중국이라고 직접적으로 거론하지 않고 '일부 사람들' 또는 '일부 대국주의 사가들'이 우리 민족사를 왜곡한다고 말해 중국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는 것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김현숙 박사는 북한의 이러한 입장이 현실적인 문제와 결부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김현숙 박사:
아무래도 북한의 현실적인 문제 때문일 것이다. 북한은 중국과의 무역과 정치적 교류, 국제 활동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니까. 직접적인 표현을 하는 것은 피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렇게 기본적으로 남과 북이 중국의 동북공정식 주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공감을 하고 있지만, 이에 공동 대응하는 데는 걸림돌이 있습니다. 고구려 사를 보는 남한과 북한의 시각차이가 너무 크다는 것입니다.
김현숙 박사:
똑같은 고구려 사를 보는데 남한은 그것을 고대의 역사로 보고 있고 북한에서는 중세의 역사로 보고 있다. 시대구분이 다르다는 것은 그 당시 역사상에 대한 이해가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이렇게 남과 북의 고구려 사에 대한 시각이 다르다 보면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응하는데 있어 남과 북이 자의적으로 역사를 해석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남과 북이 민족사를 올바로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김현숙 박사는 이를 위해서 남과 북이 공동으로 고구려 유적을 조사하고 또 고구려의 유물과 유적을 보존하면서 서로간의 인식차이를 좁히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바로 보는 한반도 역사> 이번 주 순서를 마칩니다. 진행에 이규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