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생생뉴스] 탈북자 부부 경영 순대집 개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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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미국의 로스엔젤스를 중심으로 서부지역의 소식을 전해드리는 LA 생생 뉴스, 담당에 재미 언론인 정현숙 씨입니다.

오늘 전해드릴 소식입니다. 로스엔젤스 한인촌에 탈북인 부부가 경영하는 음식점이 문을 열었습니다.

지난해 평양에서 문을 연 평양과학기술대학의 김진경 총장이 후원회를 만들기 위해 로스앤젤레스를 다녀갔습니다.

미국에 사는 황해도 출신 한인들이 모임을 가졌습니다.

Cut:식당을 하려고 한 것은 대대로 저희 부모님들이 음식을 잘하셨어요.

로스앤젤레스 한인촌에 있는 유향순대는 탈북자인 김철, 김정희씨 부부가 운영하는 식당입니다. 유향순대는 한인촌 중에도 한인가게들이 줄지어 있는 중심지인, 올림픽거리에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 약 백 여 명의 탈북자들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들 중 자기 사업을 하는 사람은 김 씨 부부가 처음입니다. 유향순대가 문을 연지는 이제 두 달이 채 안되었지만 벌써 단골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대부분 손님들이 주인이 탈북자인 것을 알고 옵니다. 아직도 6개월은 더 지나야 이익이 나겠지만 처음에는 시련이 너무 컸습니다. 계속 식당자리를 찾고 있다가 싸게 나온 곳이어서 얼른 자리를 얻고 여기저기서 돈을 빌려 개업 준비를 했는데, 로스앤젤레스 시에서 실시하는 위생검사, 내부시설 검사 등에 자꾸 걸려 개업은 생각보다 사오 개월이 늦어지고 지적사항을 고치는 만큼 비용은 자꾸 들어갔습니다. 사실 미국에서 오래 산 한인들도 자기 사업을 시작한다는 일은 쉽지가 않죠. 그런데 북한 출신으로 미국 온지 10년이 안 돼 자기 사업을 시작했다는 것은 그동안 이들 부부가 얼마나 열심히 미국생활을 해왔는지 알려주는 증거입니다. 그렇다면 이들 부부는 여러 가지 사업 중 왜 식당을 그리고 순대 집으로 정했을까요. 부인 김정희 씨의 말입니다.

Cut: 저희 부모님들이 음식을 잘하셔서 그러면서 제가 그 음식하시는 것을 많아 보았어요. 그리고 군사복무를 하면서, 저는 고향이 평양인데 함경남도 쪽 군대를 가서 한 10년 있었어요. 그런데 거기서 방송원을 하면서 음식을 먹으로 다녔어요. 함경남도 시장 같은데서 순대를 파는데 그런 순대, 오리지널 순대, 그 맛이 나는 순수한 함경남도 식 순대는 (로스엔젤스) 여기에 없더라고요

함경북도 출신인 남편 김철씨는 북한에 있을 때 중앙당 5호 관리소 소속으로 일본, 중국인 상대로 무역을 했었습니다. 탈북을 한 것은 러시아에 파견되었을 때였지요. 개인적으로 살기가 힘들어서 탈북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북한당국자들한테 속은 것이 너무 분했기 때문이었지요. 93년 첫 발을 디딘 한국의 인상은 외국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같은 민족이었지만 너무 발전해서 완전히 새로운 세계에 온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도 김철 씨는 열심히 도전했습니다. 탈북자들과 함께 대관령식품이라는 회사도 차리고 식당도 운영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탈북자의 소개로 김정희 씨를 만나 결혼도 했습니다. 2000년 탈북 한 김정희 씨는 병원에서 일하고 있었구요. 그러다 김 씨 부부는 2002년 다시 미국으로 오게 됐습니다.

그런데 미국에 오니 언어라는 새로운 장벽이 또 생겼지요. 그러나 그에 굴하지 않고 김철 씨는 그 유명한 유흥도시인 라스베가스 등을 돌며 미국인을 상대로, 일본생선초밥을 만드는 스시 맨도 해보았고 식품회사, 전기회사, 양말회사도 다녀보았고 호텔에서 손님들의 자동차를 주차해주는 주차원으로도 일하는 등 여러 가지 일을 경험했습니다. 부인 김정희 씨는 계속 한국식당에서만 일하면서, 두 사람은 미국은 한국보다도 더 열심히 하고 능력만 되면 누구라도 자기사업을 할 수 있는 나라라는 희망을 잃지 않았습니다. 남편 김철 씨는 식당을 열 때 많은 분들이 이자도 받지 않고 돈을 빌려주며 영어가 필요할 때는 통역도 해 주는 등 너무 많이 도와주셨다고 고마워합니다. 아직 이익은 안 나지만 그래도 손님들이 음식 맛있다고 하니까 힘든 줄 모르겠고 내 손으로 돈을 벌었다는 생각에 저녁에 돈을 세는 재미가 아주 좋다고 환하게 웃습니다. 이들 부부의 앞으로의 희망은 이 식당이 잘 돼서 돈을 많이 번 다음, 순대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 한국음식, 그리고 스시, 일본식 초밥 등도 하는 멋진 식당을 운영하는 것입니다. 김정희 씨의 이야기입니다.

김정희 : 저는 유향 순대가 성공하면 저의 꿈은 이보다 훨씬 더 큰 식당을 만들어서 외국사람이나 한국 분들 모든 사람들이 와서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편안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그런 큰 꿈이 있어요. 바비큐 즉 서양식 구운 고기나 스시 일본식 초밥, 남편이 스시 집을 한 경험이 있으니까 그런 음식을 하려고요 저는 그 꿈을 꼭 이루리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에 있는 평양과학기술대학의 김진경 총장이 남 캘리포니아에 평양과학기술대학 후원회를 발족하기 위해 이번 주 초 로스앤젤레스를 다녀갔습니다. 평양과학기술대학은 미국에 사는 순수한 일반인들의 자본으로 9년 전부터 준비를 시작하여 지난 10월 개교했으며 이번에 두 번째 학기를 시작합니다.

이 대학에는 현재 대학생 100명, 대학원생 50명 등이 공부하고 있는데요, 올 봄에 백 명을 더 모집할 계획인데, 학생들은 김일성종합대학, 김책 공과대학, 함흥화학대학 등 북한에서 내로라하는 학교를 다니다가 왔거나 졸업한 학생들입니다. 교수들은 한국인, 미국인 등 전 세계 5개국 출신들인데 평양에서도 이제 이 대학이 많이 알려져 외국문화를 배워야한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자녀들을 이곳에 보내고 싶어 한다고 평양과학기술대학 후원회의 한 직원은 들려줍니다. 평양과학기술대학은 평양 시 낙랑구역 보성리에 있습니다. 강의실, 모든 학생들이 모여 사는 기숙사, 영상강의실 등이 있으며 모든 수업비품들이 최신 장비로 이루어졌습니다. 김 총장은 평양과학기술대학에 앞서 중국에 최초의 국제대학인 연변 과학기술학교를 설립했으며 평양과학기술대학은 북한에 제대로 된 과학전문교육대학을 만들자는 데에 뜻을 같이한 사람들과 세운 대학입니다. 김 총장은 지금 북한은 외부의 제재와 고립으로 대학원 교육시설이 전무한 실정이라며 평양과학기술대학은 대학원 중심대학으로 북한의 과학기술 발전과 인재양성에 기여해 세계흐름에 뒤처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합니다. 김 총장은 또 본인과 대부분의 교수진들은 신앙인이지만 공산국가 체제와 법, 북한의 정서를 존중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북한이 어려움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는데, 가진 것을 나누는 것은 축복이며 우리가 한인이란 정체성을 포기할 수 없듯이 정권에 연연하지 말고 민족의 백년을 내다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에 사는 황해도 출신 한인들의 모임이 지난달 말 로스앤젤레스의 제이제이 그랜드 호텔에서 열렸습니다. 이날 재미남 가주 황해도 도민회 모임에는 약 60명이 참석했습니다. 이날 신임회장으로 김근호 씨가 선출되었는데 김 씨는 앞으로 더욱 자주 정기 모임과 행사를 마련해 이산가족들의 고난과 아픔을 위로하는 시간을 많이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회장은 또 올해 탈북자 장학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미국정부와 협의해 이산가족 상봉추진에도 앞장 설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한인들이 제일 많이 사는 서부지역 뉴스 지금까지 로스앤젤레스에서 정현숙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