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매한 야만인’이라는 의미의 ‘몽고’는 이제 옛말에 불과합니다. ‘용감한’이란 뜻의 ‘몽골’은 이제 긴 잠에서 깨어나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자신들의 지도자를 뽑고 서구의 시장경제를 받아들이는 등 개혁, 개방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공산 체제를 버리고 자유 민주주의 체제로 돌아선 몽골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짚어보는 ‘몽골을 본다,’ 오늘 이 시간에는 몽골의 경제 성장 과정을 살펴봅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몽골 경제는 체제전환을 추진한 1990년부터 1995년까지의 초기 단계와 1996년부터 1999년까지의 구조 조정 단계를 거치면서 2000년 이후 안정기로 들어섰습니다.
특히 몽골 경제는 체코, 헝가리 등 동유럽 국가를 제외하고는 가장 빠른 개혁 속도와 성과를 보여 성공적인 체제전환을 이룩한 국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국제금융기구인 IMF, 즉 국제통화기금의 분석에 따르면, 몽골은 체제를 전환한 국가 가운데 경제적 충격을 비교적 적고 짧게 받았고 회복 속도도 빨랐습니다.
1990년대에 미국의 주 몽골대사를 역임한 알 라 포르타 씨는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한 통화에서 몽골의 시장경제 체제 전환 노력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고 말합니다.
알 라 포르타: 몽골이 구소련의 붕괴로 혼란에 빠진 자국의 소비자 경제와 산업경제를 되살리는 데 10년 이상의 세월이 걸렸습니다. 결코 짧은 세월이 아닙니다. 하지만 민간부문의 성장, 풍부한 자원,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 등을 배경으로 몽골은 2000년 이후 성장속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몽골의 평균 경제 성장률은 1990년과 2002년 사이에는 1.3%에서 2%였는데, 2004년부터 3년간 연평균 6%~10.6%의 높은 경제 성장을 통해 1인당 국민소득 1,000달러 선을 넘어섰습니다.
몽골이 2000년 이후 경제성장에서 이같이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뤄내는데 견인차 구실을 한 것은 다름 아닌 광물 수출입니다. 예컨대 구리는 2008년 9월 말 현재 몽골 전체 수출액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그 비중이 큽니다.
한국수출입은행의 몽골 전문가인 채화정 조사역의 말입니다.
채화정: 몽골은 세계 10대 자원 부국으로 광물 자원이 풍부합니다. 주요 부존자원으로는 석탄, 구리, 우라늄을 들 수 있는데요, 석탄의 경우 확인된 부존량이 세계 10위권이고 구리는 매장량을 기준으로 세계 16위, 우라늄은 세계 14위입니다.
앞으로 몽골 경제가 의지할 분야도 광산이라는 게, 오윤 산자아수렌 전 몽골외무장관의 판단입니다. 산자아수렌 전 장관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 만나 몽골 전체를 먹여 살리는 광물 생산에 몽골의 미래가 걸려 있다고까지 말했습니다.
오윤 산자아수렌: 몽골은 해외 투자업체들과 광산 개발에 대한 협상을 수년 동안 끌어왔습니다. 게다가 최근 국제 광물가격이 오르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간 몽골의 자원은 수많은 외국 기업들이 전 국토의 40%에 달하는 광대한 지역의 탐사권을 확보하고도 서로 눈치만 살피던 그림의 떡 같은 존재였습니다. 자원개발에 필요한 전력과 수도, 개발된 자원을 외국으로 수송하기 위한 도로와 철도 등 각종 기반시설이 너무나 부족해 개별 기업이 투자하기엔 위험하고 경제성도 부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몽골 정부도 이를 충분히 인식해 2006년 광물자원 개발 법을 개정했습니다. 이 법은 기반시설까지 건설해도 이익이 남을 정도인 대규모 광산 17개소를 전략 광산으로 선정해, 경제발전과 외자 유치의 시발점으로 삼기 시작했고, 외국의 투자자들도 이에 호응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0월 초 몽골 정부가 세계 최대 광산업체 중 하나인 리오틴토, 그리고 캐나다 탐사업체인 아이반호사와 고비사막 남부에 있는 오유 톨고이 구리 광산 지역의 개발 계약을 체결한 것은 몽골이 외국인 직접 투자 유치에 성공한 가장 최근의 사례입니다.
하지만 이런 눈부신 경제 성장 뒤에는 도시의 팽창과 수도권 외곽의 인력 부족, 실업 문제, 빈부의 격차 등 어두운 그늘이 뒤따르기 마련인데요,
이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시장 경제를 선택한 몽골에 또 하나의 숙제가 주어진 셈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자유아시아방송이 세계은행의 아르샤드 사이예드 몽골 주재 대표와 한 단독 회견을 보내드리기로 약속하고요, 오늘은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장명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