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수출 덕분에 북 탄광간부 ‘돈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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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석 :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 주간 북한 선전매체의 보도를 다시 한번 뒤집어보는 '북한언론의 겉과 속' 시간입니다. 오늘 진행을 맡은 최민석 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 우리가 나눌 주제는 무엇입니까?

정영: 석탄을 팔아 주요 외화를 벌어들이는 북한이 최근 어느 한 탄광 간부를 소재로 한 예술영화까지 돌리면서 석탄 증산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말로는 전기 부족을 막기 위해서라고 하는데요, 실은 중국에 팔아 더 많은 외화를 벌자는 데 진짜 목적이 있는 듯 합니다.

미국도 5차 핵실험을 단행한 북한에 보다 강도 높은 제재를 해야 한다고 석탄 수출을 막아야 한다고 중국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민생용이라고 석탄수출을 눈감아 주고 있는 중국의 비호 하에 북한은 아까운 지하자원을 중국에 계속 팔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북한에서 ‘떼 부자’가 되는 사람들이 있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북한 석탄과 관련한 이모저모를 알아보겠습니다.

최민석 : 네, 북한이 영화까지 만들어 공개하면서 석탄 증산을 강력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 석탄이 과연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정영기자, 북한이 석탄과 관련한 영화를 공개했다고요?

정영: 네 그렇습니다. 지난 달 28일, 그러니까, 10월 28일 북한 중앙텔레비전은 영화 “그는 탄부였다”를 방영했습니다. 1시간 30분짜리 영화에서 한 일꾼은 “강성대국으로 가는 대문을 열기 위해서는 전기가 많아야 한다. 그러자면, 전기이자 곧 석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영화를 잠깐 보시고 이야기 하시죠.

북한 tv 녹취: (북한영화 한 장면)강성대국의 대문을 힘차게 두드리는 선군혁명총진군 대회 참가자들의 불 같은 결의도 결국 전기 전기가 있어야 해낼 게 아닌가, 석탄이자 전기다.

이 영화에서 나오는 탄광 간부의 말이 맞습니다. 하지만, 이는 영화에 불과할 뿐, 실제로 북한에서 생산되는 석탄은 대부분 중국에 수출되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통치자금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민석 : 북한이 대중을 향해서는 전기 생산을 위해 석탄 생산이 필요하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외화벌이 원천이 되고 있다는 거죠?

정영: 물론 북한에서 캐는 석탄이 전부 중국에 수출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최근 석탄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자, 북한이 석탄 수출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의 대북 무역업자들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국제시장에서 석탄 가격이 올라가면서 북한의 무연탄 수출이 크게 늘어났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지난달 25일 미국 일간 신문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중국으로 수출되는 북한의 석탄(무연탄 기준) 가격이 8월 초에는 톤당 59달러였으나 최근에는 99달러까지 올랐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최민석 : 북한이 석탄가격이 오르자, 수출 호황을 맞은 셈이군요.

정영: 아마 북한 청취자 분들도 지금 현재 전기가 잘 오는지 안 오는지 보면 아실 겁니다. 중국으로 북한이 석탄 수출을 많이 하면 전기 사정이 안 좋고요, 석탄 수출을 줄어들면 전기사정이 좋아지는 겁니다.

최민석 : 아, 그런 공식이 형성되는 군요. 북한 전기문제는 중국에 석탄을 얼마나 파는가 하는데 달려 있군요.

정영: 그렇습니다. 북한은 중국에 석탄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나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해관 총서와 한국 무역협회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 들어 9월까지 2억8천만 달러어치의 석탄을 중국에 팔았습니다.

이는 중국이 수입하는 석탄의 37%에 해당된다고 하는데요. 지난해 10월에는 중국이 수입하는 석탄 물량의 72%에 달할 만큼 석탄을 많이 수출한 국가가 바로 북한이었습니다.

최민석 : 석탄이나 팔아 나라를 운영해야 하는 지경에 놓였군요.

정영: 지금 세계는 첨단 기술을 개발해서 팔아 사는 시대에 접어들지 않았습니까, 한국의 삼성 휴대전화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최근 나온 삼성 휴대전화나 미국의 애플사가 만든 아이폰은 700~800달러에 달합니다. 이거 원자재 가격이라고 봐야 플라스틱(합성수지비닐) 몇 십 그램, 그리고 금속 몇 십 그램, 액정화면 등 원자재로 들어간 가격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북한에서는 타치폰이라고 하는데, 이런 휴대전화가 비싼 것은 첨단 기술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1차산업 치고도 아주 초보적인 석탄과 같은 원자재를 팔아서 나라를 운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최민석 : 중국이 북한 석탄을 수입하는 것도 국제적으로 논란거리가 되지 않습니까,

정영: 네, 지금 중국이 북한의 석탄을 수입하는 것도 유엔제재 결의 위반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북한이 4차 핵실험을 진행한 다음 유엔은 대북제재 결의 2270호를 발표했습니다. 유엔사상 최대의 제재라고 하면서 발표했는데요, 하지만, 중국은 북한의 석탄 수출은 ‘민생용’일 경우에는 예외로 둬야 한다는 조항을 달았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무부 부장관은 지난 달 29일 중국을 방문해서 북한이 매년 10억달러의 석탄을 팔아서 핵개발에 사용한다는 점을 들어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한 바 있습니다.

안보리 결의안 2270호에는 북한이 민생용임을 증명하지 못할 경우, 석탄수출을 막아야 한다고 되어 있지만, 중국은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중국은 북한의 석탄수출은 ‘민생용’이라고 주장하면서 수입을 계속하고 있는데요, 이것도 중국이 노리는 게 있다는 겁니다.

최민석 : 중국이 노리고 있다는 건 무엇인가요?

정영: 중국이 자원부국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이 석탄이 없어서 북한에서 수입하는 게 아니라, 중국에 대한 북한의 경제적 의존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라는 겁니다.

한 때 중국정부는 나라의 공해 문제 때문에 석탄수입을 자제하라고 지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계속 북한의 석탄을 사들이는 것은 북한이 에너지 자원이 고갈되면, 당연히 중국에 더 많이 기대게 될 것이다, 결국 중국에 손을 내밀도록 하는데 큰 원인이 있다는 겁니다.

자원보유국들은 절대로 자기 것을 먼저 쓰지 않습니다. 다른 나라의 자원을 먼저 헐값으로 쓴 다음, 그 나라의 자원이 고갈 상태에 이르면 자신의 자원을 비싼 값에 팔아 치우는 전술을 쓰는 데요. 중국에로 석탄 수출이 늘면서 북한 내부에서는 폭리를 취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최민석 :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폭리를 취하는가요?

정영: 바로 탄광 지배인, 노동당 비서들이라고 하는데요, 2013년에 북한 석탄이 톤당 100달러에 중국으로 수출된 적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석탄 가격이 오르자, 북한 외화벌이 회사들이 앞다퉈 석탄 물량 탐색에 나섰고, 경쟁적으로 탄광 지배인이나 당비서들과 로비(사업)를 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무역회사들은 판매권한이 있는 지배인 당비서들에게 접근해서는 “1톤당 1~2달러씩 더 얹어주겠다”는 식으로 뒷거래를 한다는 겁니다.

그러면 탄광 간부들은 법망에 걸리지 않기 위해 “탄부들에게 후방사업을 좀 해줘야겠다”는 명목으로 무역회사들에 외화를 요구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외화벌이 회사들은 경쟁적으로 가격을 올리면서 북한 내부에서도 석탄은 금값이 되었다고 합니다.

북한의 탄광은 연간 20만톤 생산하는 수준이면, 중소탄광이라고 하고, 50만톤 이상 생산하면 대형탄광으로 분류합니다. 그러면 20만톤 석탄을 운영하는 탄광의 지배인은 1톤당 1달러씩만 떼도 연간 20만 달러는 번다는 소립니다.

더욱이 고열탄을 생산하는 탄광 간부들은 돈주로 변했다고 내부 주민들은 이야기 하는데요, 이 간부들은 막대한 자금을 휘두르면서 자체로 돈을 투자해서 새로운 탄광을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민석 : 북한에는 장마당도 있고, 자본주의를 가장 적절하게 써먹는 사람들이 간부들이라는 거죠. 북한은 사회주의 공산주의도 아닌 자본주의 국가에 더 가까워졌다는 소리군요.

정영: 시장경제가 촘촘히 침습해가지고요, 돈이 지배하는 사회적인 구조로 변해가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최민석 : 장마당에서 삶을 영위하는 북한 주민들이나 탄광업으로 돈을 버는 간부들이나 자본주의를 배우지 않는데도 몸으로 깨닫고, 자본주의로 향하고 있는 겁니다.

북한이 김정은 통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석탄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 나라의 자원을 팔아 얼마나 버티겠습니까, 결국은 자본주의화 되는 겁니다. 정영기자 수고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에 다시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