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석: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 주간 북한 선전매체의 보도 내용을 다시 한번 뒤집어보는 '북한언론의 겉과 속' 시간입니다. 오늘 진행을 맡은 최민석 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 우리가 나눌 주제는 무엇입니까?
정영: 제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외부활동이 절반으로 줄어들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북한매체가 김 제1비서의 공개활동 사진을 조작한 흔적이 나타나 다시 한번 웃음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또 그런가 하면 북한은 '평양사수', '최고지도부 참수작전'이라는 단어까지 사용하면서 한국과 미국의 군사적 압박에 맞서고 있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지난 한달 동안 북한 매체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최민석: 예, 최근 김정은 제1비서가 미국의 전략무기가 두려워 사진을 조작해 내보내고 있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 이야기부터 나눠보겠습니까,
정영: 먼저 노동신문 19일자 사진을 보시겠습니다. 이날 노동신문은 김정은이 광명성 4호 발사에 참가했던 공로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공개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진이 조작됐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김정은 제1비서가 수천 명의 사람들과 찍은 사진의 배경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날 사진은 금수산태양궁전을 배경으로 찍었는데, 그 옥상에 설치된 인공기는 오른쪽으로 펄럭였지만, 그 아래 건물의 깃발 5개는 모두 왼쪽으로 펄럭이고 있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이 신문을 보시면 아실 텐데요. 그래서 한국언론은 이 사진이 조작됐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최민석: 아, 그러니까, 옥상에 있는 기발은 오른쪽으로 펄럭이고, 그 아래에 있는 기발은 모두 왼쪽으로 펄럭이고 있군요. 그러면 그날 따라 바람이 따로 분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정영: 북한언론이 그 기념사진을 찍던 날짜를 17일이라고 보도했는데요, 그 날은 미국의 스텔스 전투기 F-22 4대가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던 시기였습니다. 그러니까 김정은은 미국의 군사적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대낮에 장시간 기념촬영을 했다는 말이 될 텐데요.
최민석: 김정은 제1비서가 미국의 스텔스 전투기가 한반도 상공에 들어오자, 자기 동선을 노출시키지 않으려고 은신했을 가능성은 없을까요?
정영: 그럴 가능성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왜냐면 김 제1비서의 동선이 지난 13일부터 19일사이 의심스러운 몇 가지가 포착되었는데요, 김정은이 2월16일 당과 국가의 고위간부들과 금수산태양궁전을 함께 참배하지 않은 점입니다.
원래 2월 16일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이 아닙니까, 그러기 때문에 김정은은 당과 국가의 간부들을 대동하고 참배에 가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당과 국가의 간부들은 따로 가고, 김정은은 부인 리설주와 따로 갔다고 하면서 17일 사진 한 장 공개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진에는 시신 참배 모습은 안 나오고, 둘이 복도를 걸어가는 장면만 나왔습니다. 거기다 리설주는 북한 여성들이 고인을 참배하러 갈 때 입는 까만 저고리를 입은 게 아니라, 빨강 자주색 저고리에 검은 치마를 입고 갔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 언론은 김정은이 13일 참배를 가지 않았냐는 추측을 했습니다. 왜냐면 조선중앙통신이13일 김정은 제1비서가 광명성 4호 발사 성공에 기여한 성원들을 중앙당 청사로 불러 연회를 베풀었다고 보도했는데, 그때 리설주가 빨강 저고리에 검은 치마를 입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김정은이 미국의 스텔스 전투기 F-22가 한반도에 들어왔을 때 대피하지 않았느냐는 의문을 낳았습니다.
이 스텔스 전투기에 대해 설명을 좀 더 하면요. 이 전투기는 한반도 상공에 떠서 7분만이면 김정은이 있는 평양의 주석궁을 타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F-22전투기는 레이더망에도 잡히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평양상공까지 은밀히 들어갔다가 나온다고 합니다.
최민석: 이 비행기가 레이더에 걸리긴 하는데, 조그만 새만하게 포착된다고 합니다. 아주 작으니까, 분간을 못하는데, 더 큰 문제는 이걸 발견하더라도 떨어뜨릴 수 없다고 합니다. 레이더를 반사시켜버리니까, 미사일 같은 것이 맞출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북한 김정은도 상당히 두려워하는 존재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 제1비서의 공개활동도 상당히 줄어들었지요?
정영: 북한이 4차 핵실험을 1월 6일 하지 않았습니까, 그때부터 2월 20일까지 김정은의 공개활동 횟수는 모두 13번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거의 절반으로 줄어든 숫자였습니다.
최민석: 자, 이번에는 북한이 이례적으로 '평양사수'라는 용어까지 사용하면서 김정은 제1비서가 북한군 훈련을 직접 지도했다고 나왔습니다. 이 '평양사수'라는 말은 처음 들어보는 거 같은데요.
정영: 북한 텔레비전을 비롯한 매체들은 정확한 날짜를 밝히지 않은 채, 김정은 제1비서가 '평양사수' 군사작전을 지도했다고 밝혔습니다. 한번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조선중앙TV 녹취: 혁명의 수도 평양을 적들의 그 어떤 침공으로부터도 믿음직하게 사수하기 위한 작전 준비를 더욱 완성하는 데 목적을 두었습니다.
김정은은 겨울인데도 불구하고, 할아버지인 김일성이 60년대 즐겨 썼던 중절모를 쓰고 나와 지휘봉을 들고 훈련을 지휘했습니다. 이 훈련에는 평양 방어부대인 91훈련소, 이외 105탱크사단, 425훈련소, 815훈련소 기계화 부대들이 동원됐는데요,
과거 북한 매체들이 평양사수라는 말을 잘 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오는 3월 초에 예상된 한미합동군사훈련에 대한 대응차원에서 진행한 것으로 보입니다.
최민석: 이번에 미국과 한국이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발사 도발에 따라 최대 규모로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지요?
정영: 이번 훈련에는 미국의 F-22전투기와 핵잠수함, 항공모함 등 전략자산이 총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북한도 이에 상당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한 북한 매체의 반응도 한번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북한 동영상 녹취: 기습상륙과 평양점령을 노린 훈련들, 더욱이 우리의 최고 수뇌부를 노린 참수작전이라는 것까지 실시되는 이번 작전을 놓고…
최민석: 북한 매체가 이전에는 '참수작전'이라는 용어를 안 썼는데, 이례적입니다.
정영: 과거 북한은 최고지도자에 대한 참수라는 말을 잘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최고수뇌부에 대한 참수작전이라는 것은 김정은에 대한 참수작전이라고 돌려 말할 수 있는데요,
남한과 미군도 지금까지 김정은을 직접 겨냥한 참수작전이라는 말을 잘 사용하지 않았지만 올해부터 올해부터 '김정은 참수작전'이라는 용어를 많이 쓰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북한 청취자 분들도 잘 아시겠지만, 북한은 쩍하면 한국과 미국을 향해 '핵 불소나기', '핵참화', '핵공격', '핵 보복타격' 등 이런 말들로 계속 위협하지 않았습니까,
올해는 새해벽두부터 한국과 미국이 가만있는데 북한은 핵실험을 하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했지요. 그래서 국제사회의 신경이 상당히 예민해졌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제 북한의 핵이 30대의 판단이 미숙한 어린 지도자의 손에 쥐어져 있기 때문에 한미연합군은 상당히 위험하다고 본 것입니다.
최민석: 그러니까, 어린아이에게 식칼 들려준 격이 되었습니다.
정영: 한미 연합군은 일단 유사시에는 "위험의 근원은 도려내야 한다"는 의미에서 '김정은 참수작전'이라는 새 단어를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최민석: 북한 김정은 제1비서도 참수작전이라고 하면 좀 두려울 것 같습니다. 국제사회가 이처럼 '김정은 참수작전'이라는 극단적인 용어를 쓰는 것은 북한의 도발에 얼마나 화가 났고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는 단적인 실례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정영기자, 오늘 고맙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시간에 다시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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