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간 북한 선전매체의 보도내용을 뒤집어 보는 '북한 언론의 겉과 속' 시간입니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광명성 3호'를 기어이 발사할 모양입니다. 미국을 비롯한 외부 세계가 이를 장거리 미사일 시험이라고 보는 가운데, 북한은 '광명성 3호'의 제원까지 공개하고 나섰습니다.
광명성 위성 발사에 따른 북한의 이득과 실을 알아봅니다.
요즘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를 놓고 논란이 많습니다.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는 광명성 3호를 운반하는 '로켓'을 장거리 미사일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왜냐면 북한이 주장하는 인공위성이 실제 위성인지, 또 발사체가 장거리 미사일인지 입증할만한 증거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북한은 장거리 로켓을 '인공위성 추진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지난달 28일 위성발사 주체인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부국장을 내세워 해명까지 했습니다. 광명성 1호와 2호를 쏠 때 전혀 공개하지 않던 북한이 3호를 공개하는 걸 봐서 발사에는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는가 봅니다.
하지만, 인공위성은 발사하는 데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우주로 올라간 위성이 제구실을 하는가 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그러면 북한이 주장하는 위성은 어떤 위성일까요? 북한이 공개한 광명성 3호의 무게는 100kg, 수명은 2년, 용도는 지구관측위성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주장하는 광명성 3호가 진짜 위성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검증된 바 없습니다. 외국의 우주 전문가들은 북한의 위성제작기술이 어느 정도인지, 과거 경력으로 봐서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선 북한이 위성을 소형화 할 수 있는 기술이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북한 청취자 여러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인공위성이란 어떤 것인지 잠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인공위성 안에는 초정밀 카메라와 레이더 송수신 장치, 전자기 회로 등 첨단기술을 갖춘 장치들이 들어 있습니다. 이 위성은 지구표면에서 약 3만 6천km 높이에서 지구를 찍어 그 사진을 지구로 전송합니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조선중앙 텔레비전 날씨 시간에 봐서 알겠지만, 인공위성에 날개처럼 달린 판넬(패널)은 태양전지판 입니다. 인공위성은 자체 전원이 없기 때문에 이 태양광 전지로 태양에너지를 받아서 전원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인공위성에는 이밖에도 위성의 자세와 궤도를 조정해주는 자세제어장치, 추진장치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 인공위성은 하늘에 대고 쏘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위치에 정확히 배치하는 것도 난이도가 높은 기술입니다.
왜냐면 위성이 지구 궤도에 진입하지 못하면 중력에 의해 추락할 수 있고, 또 궤도에 진입했다고 해도 날개가 벗겨지지 않으면 우주상공에 쓰레기로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매년 약 100개 정도의 위성이 우주로 발사되고 있는데, 지금까지 올라간 위성만 해도 약 2만개가 넘습니다. 미국이 가장 많고 그 다음은 러시아, 중국 등이 뒤를 잇습니다. 한국은 1992년에 '우리별 1호' 위성을 쏘아 올린 이래 지금까지 약 13개를 올렸습니다.
인공위성은 크기가 보통 몇 kg에서 수백kg 짜리도 있고, 심지어 수백 톤짜리 우주정거장도 있습니다. 그런데, 위성 제작 기술에 대해 별로 알려지지 않은 북한이 갑자기 100kg짜리 실용위성을 쏜다고 하니 이상한 것입니다.
그러면 과거 북한의 인공위성 제작기술은 어떻습니까.
북한은 과거 두 차례에 거쳐 인공위성을 발사해 성공했다고 하지만, 확인된 게 없습니다. 북한이 1998년에 발사했다는 '광명성 1호' 모조품을 지금도 평양에 있는 3대혁명전시관에 진열해놓고 있습니다.
크기는 구소련이 최초로 발사한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와 비슷한데요, 직경은 58cm에 무게는 약 30kg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것이 성공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북한과 외부 세계의 평가가 엇갈립니다. 북한은 당시 광명성 1호가 궤도진입에 성공해 27MHz의 단파 모스 부호를 송신했다고 하는데, 전 세계의 아마추어 무선사들이 이 신호를 수신했다는 보고가 없습니다.
구소련의 최초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는 2개의 주파수 송수신기를 탑재하고 우주에 올라가자마자 주파수를 송신해, 전 세계 아마추어 무선사들이 신호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북한만이 광명성 1호와 2호에서 김일성, 김정일 장군의 노래가 송출된다고 선전했습니다.
그러면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에는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들까요?
인공위성을 개발하는 데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듭니다. 우주선의 가격이 금값과 비슷하다는 게 우주업계의 설명입니다. 북한도 우주개발에 많은 돈이 들어갔을 거라고 한국 언론은 보도했습니다.
<녹취: KBS> "이번 광명성 3호만 봐도 동창리 발사장 건설에 4억 달러, 로켓 개발에 3억 달러, 그리고 초보적 위성 개발에 1억 5천만 달러 등 모두 8척 5천만 달러의 돈이 들 것으로 국방부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북한 전 주민이 1년 동안 옥수수를 배급 받을 수 있는 돈입니다. 이렇게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국제 사회의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북한의 다음 행보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번에 쏘겠다고 하는 위성은 수명이 2년짜리입니다. 2년짜리 위성을 쏘기 위해 북한처럼 가난한 나라가 천문학적인 돈을 쓴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게 외부의 반응입니다.
물론 북한이 위성을 제작하는데 드는 인건비, 즉 과학자들에게 지급되는 월급이나 시설비용을 계산하지 않더라도 위성에 들어가는 고해상도 촬영기나 송수신장치 등은 높은 기술을 요구하는 부품들입니다.
2011년도 북한 주민의 1인당 국민소득은 720달러로 나타났다고 한국의 현대 경제연구원이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군사비에 과도하게 지출되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로 약 250달러가량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의 국민소득은 방글라데시나, 네팔, 짐바브웨와 비슷합니다.
그러면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면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요?
우선 정치적인 목적이 큽니다. 북한이 식량난을 겪는 와중에도 인공위성 발사를 강행하는 이유는 발사 그 자체가 주는 충격이 엄청나기 때문입니다.
지난 1998년과 2009년 두 차례의 거쳐 발사된 장거리 로켓 발사가 북한 주민들에게 준 충격은 실로 컸습니다. '고난의 행군'으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굶어 죽을 때 발사된 광명성 1호는 사람들의 불만을 잠재우기에 충분했습니다.
당시 북한에 있었던 탈북자의 말입니다.
"그때 중앙당 선전선동부에서 계속 선전하는 애기가 그랬어요. 우리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조금만 더 참고 견디자, 강성대국을 건설해야 한다고 하면서 사회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하면서 위성이나 미사일이나 군사에 대해서 투자하는 것에 대해서는 백성들이 거기에 대해서 비판적인 생각이 없었지요."
북한은 이번에도 입버릇처럼 외우던 강성대국 목표도 로켓 한방으로 해결하겠다는 소립니다. 또, "인공위성과 핵을 만드느라 주민들을 배불리 못 먹였다"는 말로 체면치레를 한다는 것입니다.
북한으로서는 후계자 김정은 체제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광명성 발사와 같은 빅 이벤트가 필요했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면 북한이 잃는 것은 무엇일까요.
일단 북한이 위성 발사를 강행하면 국제사회의 신뢰를 잃게 됩니다. 북한은 미국과 지난 2월 29일 "미사일발사 시험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하고도 위반하게 됩니다. 따라서 미국이 지원하게 되어 있던 24만 톤의 영양지원도 기대할 수 없게 됩니다.
또 우방인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이나 러시아의 메드베데프 대통령도 "민생부터 챙기라"고 북한 정부에 충고할 만큼 로켓 발사가 강행되면 외부와 좋은 관계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북한과는 '대화 할 수 없는 상대', '믿을 수 없는 상대'로 남게 됩니다. 북한이라고 해서 인공위성을 쏘면 안 된다는 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의 살림이 궁핍해진 마당에 어떻게 해서든 인민생활부터 챙겨야지 로켓을 쏘면 주민들의 삶은 더 피폐해질 것입니다.
벌써부터 춘궁기를 맞아 황해도의 농민들이 굶주려 아사한다는 현지 주민들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북한 노동신문은 3일 "광명성 3호 발사는 장군님의 유훈"이라면서 발사의지를 다시금 밝혔는데요, 그러면 인민을 굶기는 것도 '장군님의 유훈'일까요?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