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과장 선전하는 ‘볼티모어’ 격침 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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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 매체의 보도내용을 다시 뒤집어 보는 '북한 언론 뒤집어보기' 최민석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은 다룰 주제는 무엇입니까,

- 김정은, 신축 전승기념관에 6.25 전쟁 무기 진열 지시
- 북 매체, 6.25전쟁 최대 승리 "미 중순양함 볼티모어 격침" 자랑
- 당시 순양함 볼티모어는 미국 서해안에 정박, 한반도 근해에 부재
- 미영함대 북한 어뢰정 3척 격침, 1척은 도주
- 북 매체, 영웅주의 고취 위해 주문진 해전 과장선전


정영: 북한 노동신문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완공을 앞둔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을 돌아보았다고 2일 보도했습니다. 김정은은 전쟁승리기념관을 돌아보면서 공훈무기전시장과 여러 전쟁 전시물 정형을 구체적으로 요해했다고 보도했는데요, 그 가운데는 미국의 중순양함 '볼티모어'를 격침시켰다는 북한 어뢰정도 전시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한국 전쟁 때 미국의 중순양함이 격침된 적이 없지만, 북한은 아직도 어뢰정 4척으로 격침시켰다고 우기고 있는데 오늘 시간에 이에 관한 진실을 알아보겠습니다.

최민석: 북한이 6.25전쟁의 가장 큰 무훈으로 꼽는 볼티모어 격침사건의 진상을 알아보겠습니다. 정영기자, 북한이 항상 자기들의 주장이 옳다고 하는 데는 누구도 못 말리지요, 그러면 북한은 이 볼티모어 격침 사건에 대해 어떻게 선전하고 있습니까,

정영: 북한은 미국의 '볼티모어' 격침 사건을 "세계 해전사에 일찍이 없을 특기할 전과"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5월 22일 우리민족끼리 웹사이트에도 이에 관한 기사가 실렸는데요,

기사 내용을 대략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950년 7월 2일 새벽 4시경에 주문진 앞바다에 출동한 북한 어뢰정 4척이 미국의 중순양함 '빨지모르', 지금은 '볼티모'라고 고쳤던데요, 그리고 경순양함, 구축함을 발견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북한의 어뢰정들이 이 함선집단에 돌진하여 어뢰를 쏘자, 그 중순양함 '볼티모'가 불을 토하면서 바닷물 속에 수장되었다는 내용입니다. 북한은 이러한 주장을 매년 6.25만 되면 반복하고 있습니다.

최민석: 예, 그것도 불을 토하면서 가라앉았다고 하는데, 북한의 주장을 들으면 그럴 듯 한데요, 그러면 이 해전에 대한 미국 측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한쪽에서 격침시켰다고 하면 분명히 격침 당한 상대가 있어야 할 텐데요?

정영: 그러나, 북한이 주장하는 볼티모어는 한국 전쟁 내내 한반도에 들어온 적이 없습니다.

최민석: 아니, 그러면 북한이 주장하는 볼티모어인지 하는 중순양함은 유령함선인가요? 들어오지 않았는데 격침되었다고 하니…

정영: 미국의 해군역사를 보면 미국에 순양함 볼티모어가 있긴 했는데요, 무게는 1만3천톤급이고, 1942년에 건조되어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수리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북한이 볼티모어를 격침시켰다고 주장하던 1950년 7월 2일에는 미국 서부 해안에 정박해 있었습니다.

최민석: 아, 그러니까, 볼티모어라는 함선이 미국땅에 있었는데, 북한만 그게 북한 동해바다에서 침몰됐다고 하는군요, 그런데 북한이 왜 그 볼티모를 자기들이 격침시켰다고 하는가요? 한반도 근해에 있지도 않았는데요.

정영: 예, 그게 참 아이러니한대요. 지난 6.25전쟁때 주문진 앞바다에서 한차례 경미한 해전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북한이 이 해전을 확대 선전하는 것 같습니다.

최민석: 아, 그러니까, 있기는 했는데 과장했군요.

정영: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북한 어뢰정 3척이 격침되고 나머지 한 척은 달아났다는 것입니다.

최민석: 한차례 해전이 있긴 했는데, 결국 북한군이 진 것이네요.

정영: 제가 북한에 있을 때도 주문진 해전에 대해 많이 들었어요. 어뢰정 4척으로 바다에 떠다니는 섬이라고 하는 미국 군함을 격침시켰다고 해서요. 그것도 전쟁이 일어난 지 한 주일만에 격침시켰다고 하기 때문에 "아, 우리나라 해군이 강했던 가보다"하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나온 다음에 그게 사실인지 자료를 좀 찾아보았는데요, 인터넷에 북한이 주장하는 볼티모 격침 사건에 대한 자료가 많았습니다. 미국의 타임지와 영국의 해군기록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데요,

북한이 주장하는 주문진 해전은 1950년 7월 2일 한 차례 있기는 했는데, 당시 그 함대는 미국의 함대가 아니고, 미국함선과 영국함선으로 구성된 혼성함대였습니다.

제일 큰 함선은 자메이카라고 하는 영국 함선이었는데요, 그보다 좀 작은 게 쥬노라고 하는 미국 함선입니다. 아마 북한이 이 함대를 미군 함선집단으로 착각하고 있나 봅니다. 이 함대가 북한 동해로 항해하고 있었는데, 앞에 점으로 보이는 4척의 북한 어뢰정과 만났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최민석: 아, 레이더가 도는데 상대편 어뢰정이 너무 작아서 점으로 보였군요.

정영: 그런데 북한 어뢰정들이 겁 없이 덤벼들다가 미영국함대의 집중 포화를 받고 3척이 침몰되고, 한 척은 너무 바빠 도주했다고 씌어져 있습니다.

최민석: 아 그러니까, 북한 어뢰정들이 처음에는 돌진하다가 나중에는 모두 침몰되고 한 척은 달아났다, 그러면 북한이 졌네요.

정영: 그렇게 볼 수 있지요. 당시 북한의 어뢰정들은 구 소련제인데, 원래 북한 어뢰정 4척은 6척의 북한 어선들을 호위하고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미영함대에 발견된 거지요.

최민석: 자메이카호와 쥬노의 무장상태도 어땠습니까, 북한 어뢰정과 상대했을때요?

정영: 자메이카호에는 6인치짜리(150mm) 함포가 12문, 5인치(120mm)짜리 포가 4문, 40mm 기관포가 12문이나 있었다고 합니다. 여기에 쥬노의 무장장비도 대단했는데요, 5인치(120mm)짜리 기관포가 12문, 그리고 40mm 기관포가 24문 등 이외에도 무장이 대단했다고 합니다.

이에 비해 북한 어뢰정의 화력은 각 어뢰정에 2발의 어뢰를 실을 수 있습니다. 4척 다해봐야 8발밖에 안 되는 데 그것도 500m까지 접근해서 쏴야 명중시킬까 말까 하는 낙후한 배였습니다. 그 어뢰정들은 우박처럼 쏟아지는 미군 함선의 집중 포화를 받고 3척이 모두 침몰됐다고 합니다.

최민석: 예, 어떻게 4척의 어뢰정을 가지고 돌격할 수 있었는지, 참 대단합니다. 그런데 소련제 어뢰정이었다면 그때 당시 해군 전력에 있어서는 미군이 소련보다 한참 앞섰거든요. 그런데 소련이 아무리 그래도 북한한테 쓸만한 어뢰정을 주었겠습니까?

정영: 그 어뢰정들은 소련군이 한반도에 진주했다가 그냥 놔두고 간 어뢰정인데요, 어뢰정들은 기동할 때 소리가 너무 요란해서요, 멀리서도 간파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최민석: 결국 계란으로 바위치기였군요, 북한이 한국의 군함 천안함을 습격하듯이 잠수함을 타고 몰래 들어와서 어뢰를 쏘면 몰라도 낙후한 어뢰정을 가지고 중순양함을 깠다는 것은 누가 들어도 잘 믿기지 않지요.

정영: 북한은 주문진 해전을 세계해전사에 일찍이 없는 특기할 전과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주문진 해전에서 사용했다는 어뢰정을 전승기념관에 뻐젓이 진열해놓으려고 하는데요, 이게 외국인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선전이지요.

최민석: 정영기자, 그러면 외국인 가운데 그 어뢰정을 본 사람이 있습니까,

정영: 여러 자료에 따르면 영국의 런던 타임스 앤드류 새먼 기자가 평양을 방문했을 때 어뢰정을 봤다고 하는데요, 그가 평양에 가서 안내원에게 "당신들이 한국전쟁에서 거둔 최대의 승리는 무엇입니까?"라고 묻자, 안내원이 아무 주저 없이 그 주문진 해전을 애기하더라는 겁니다.

그 안내원은 "3년간의 전쟁에서 조선인민군이 거둔 최대의 승리는 동해바다에서 미국의 거대 순양함 빨찌모르를 까부순 것이다"고 주장하면서 그 소련제 어뢰정으로 안내하더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기자는 돌아온 다음 미국 국방부에 의뢰를 했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미국방부의 반응은 순양함 볼티모어는 당시 한국 해역에 있지도 않았고, 격침 당한 배는 북한의 어뢰정뿐이라는 회신을 받았다고 합니다.

최민석: 그렇지요, 외국의 기자를 상대로 거짓말이 통하지 않지요. 그런데 왜 북한은 이렇게 얼토당토한 거짓말을 하는 것입니까,

정영: 사실이야 어떻든 북한은 주민들에게 자꾸 전쟁 성과를 확대 선전해서 육탄이 되어 수령을 위해 죽으라고 선전하기 위해선데요. 한마디로 말해 영웅주의를 고취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요즘 북한 해군에서는 미국의 항공모함을 육탄으로 까겠다는 병사들의 의욕 넘친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최민석: 참, 선전의 힘이라는 게, 참…북한 해병들이 미국 항공모함이 얼마나 위력한지 아직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미국의 항공모함은 혼자 다니지 않지요. 항공모함은 구축함, 순양함, 호위함, 잠수함도 같이 다니지요. 그렇게 구성된 항모 전단 자체를 북한의 어뢰정이 육탄으로 까부수겠다, 글쎄 그게 통할지 모르겠습니다.

북한은 자기네끼리만 언제까지 주문지 해전 무훈담을 외우겠는지 알 수 없습니다. 아마 통일이 되면 전승박물관에 진열했던 그 북한 어뢰정을 어디다 치울지도 모르겠군요. 북한도 믿기지 않는 거짓말을 하지 말고 일반 주민들에게도 사실을 정확히 알려줄 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정영기자, 오늘 수고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시간에 또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