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매주 여러분과 함께 한 주간 북한선전매체의 내용을 다시 풀어보는 북한언론 뒤집어보기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최민석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의 다룰 주제는 무엇입니까?
북한 김정은 체제 들어 생산공정의 무인화 자동화가 부쩍 강조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지난 19일 조선중앙방송은 김정은 제1비서가 둘러봤다는 북한군 제354군부대 식료공장이 생산공정의 자동화와 무인화를 실현해 "노동자들을 힘겨운 노동에서 완전히 해방했다"고 치하했다고 선전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시간에는 북한이 주장하는 북한의 공장의 무인화 자동화 현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최민석: 노동자들의 수작업을 줄인다고 하는 북한의 무인화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정영기자, 요즘 북한에서 공장의 현대화, 무인화를 수행한 단위들이 많다고 하는데 도대체 어떤 단위들입니까?
정영: 조선중앙텔레비전을 비롯한 북한매체들은 지난 11월 17일 김정은 제1비서의 북한군 식료공장 시찰 소식을 보도했는데요, 직접 들어보고 넘어갑시다.
최민석: 예, 직접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북한 TV: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것은 모든 생산공정을 자동화 함으로써 손노동을 없애고 노동자들을 힘든 노동에서 완전히 해방한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공장은 북한군 산하 빵 공장인데, 아마 여기서 생산된 식품들이 각 북한군 부대에 공급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민석: 텔레비전을 보니까, 빵이나 과자가 어쩐지 조금씩 나오는 것 같은데요, 혹시 이것도 '전시행정'이 아닙니까?
정영: 김제1비서가 보는 생산 라인에 빵이 많은 게 아니고, 선반에 몇 개씩 보이고, 또 과자도 듬성듬성 내려오는 것을 봐서는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최민석: 그러면 김 제1비서가 왜 여기에 갔을까요.
정영: 인민군 군인들의 생활을 직접 책임지고 돌본다는 친근감을 과시하기 위해 이곳을 시찰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북한에 손 노동으로 하는 일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런데 김정은은 "백점짜리, 만점짜리 공장"이라고 치하했는데, 이렇게 새삼스럽게 무인화란 말을 꺼내는 것을 보면 '우리도 자동화된 공장이 있다'고 외부에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최민석: 그러니까, 전시행정용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전번에 마식령 스키장에 동원된 군인들을 보니까, 전부 손으로 일하지 않았습니까, 등짐으로 물 배낭을 지고 1천 미터나 넘는 산고지로 오르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정영: 미국 같으면 고압 펌프를 설치하고 물을 단계별로 올려서 해결하겠는데 말이지요. 그리고 헬기로 물을 날라도 될 텐데, 저렇게 군인들은 자신들이 혹사되는 것조차 모르니 참 안타깝습니다. 북한에서 노동력이 완전 공짜이지요, 돈 한푼 안 줍니다. 노동자들은 장갑 하나 변변히 끼지 못하고 맨손으로 시멘트 몰탈을 나릅니다.
최민석: 상상만해도 힘이 듭니다. 이런 시멘트 혼합물을 미국이나 한국에서는 레미콘이라고 하는 시멘트 혼합차가 싣고 와서 그대로 충진을 하면 되는데요,
정영: 하지만, 북한에는 레미콘이라는 차가 없습니다. 김정은 별장을 전문 건설하는 공병국 1여단에 몇 대 있기는 한데, 그것마저도 다 외국에서 들여온 것입니다.
최민석: 이런 레미콘 같은 중장비를 돌리자고 해도 기름이 있어야 돌릴게 아닙니까?
정영: 몇 대만 있으면 군인들이 힘들게 몰탈을 치지 않아도 될 텐데, 북한에선 전부 인력으로 하다 보니 얼마나 노력 낭비가 많습니까, 정말 북한의 공사장을 보면 군인들이 바글바글 한데, 미국 같으면 건설업자들이 돈이 없어 회사가 망할 겁니다. 한국이나 미국에서는 노동자들이 하루 나가 일하면 노동력 가치로 100달러씩만 주는 데 북한은 그 많은 사람들에게 돈을 다 못 주기 때문에 공짜로 일 시킵니다.
그리고 손 노동이 없어져야 할 부분은 농사현장도 그렇습니다. 농장에 뜨락또르(트랙터)가 없어서 농민들은 등짐으로 거름을 나르고, 등짐으로 벼모를 날라다 심습니다. 모를 심을 때도 기계가 없어서 전부 손으로 모를 꼽습니다. 그래서 예쁜 여성들의 손이 새까맣고 터서 볼품이 없습니다.
최민석: 북한에 뜨락또르가 있다고 해도 이를 운전할 기름이 없지요.
최민석: 참, 북한에서 그러면 무인화 됐다는 공장들은 잘 돌아갑니까,
정영: 북한이 지금까지 무인화를 실현했다고 자랑하는 공장들이 몇 개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올해 6월에 김정은이 방문했던 평양기초식품공장과 청진기초식품공장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무인화 된 공장들은 김 제1비서가 올 때는 가동되고, 돌아가면 가동을 멈추는 보여주기 공장밖에 되지 않습니다.
최민석: 아, 그러니까, 김정은이 돌아볼 때는 반짝 가동하고, 돌아가면 또 멈춘다는 다는 소리군요.
정영: 평양기초식품 공장의 경우 그런 케이스인데요, 평양시당 책임비서 문경덕이가 김정은에게 미화 수백만 달러를 들여 꾸렸습니다. 하지만, 원료가 없어서 김정은이 돌아볼 때만 '반짝' 가동했다고 합니다.
최민석: 아니 어떻게요?
정영: 평양시 당국은 김 제1비서가 오기 한 시간 전부터 중국에서 들여온 맛내기 원료 1톤을 가지고 간장 직장을 돌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것을 본 김 제1비서는 "이 공장이 무인화, 자동화를 실현한 본보기 공장"이라고 치켜세우고, 온 나라가 따라 배우라고 지시했습니다.
최민석: 책임자가 사용하지 못할 것을 큰 돈 들여 지어놓고 김정은에게 보여주려고 잠깐 잠깐 돌렸다면 당연히 혼나야 될 것 아닌가요?
정영: 그래서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을 아주 비웃었다고 하는데요, "아니, '온 나라 인민들이 다 아는 데 왜 그이만 모를까'고 김 제1비서를 우회적으로 비웃었다고 합니다.
최민석: 결국 문경덕이 김정은을 웃음거리로 만들어 버렸네요.
정영: 김 제1비서가 돌아간 다음 거액을 들여 건설한 공장은 결국 전시용으로 남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최민석: 북한 실정에서 무인화를 실현하면 어떻게 좋습니까,
정영: 사실 무인화를 실현하면 열 사람이 일하던 것을 한 사람이 해도 되게 됩니다. 하지만, 북한의 경우 무인화를 실현하면 실업자가 늘어나게 됩니다. 지금 가뜩이나 공장이 돌아가지 않아 실업자가 많은데요, 사실 탄광에서 일하던 사람에게 무인화가 되었으니 오늘부터 출근하지 말라고 하면 얼싸 좋다고 하겠지만, 식료공장에서 일하던 사람을 자르면 누가 좋아하겠습니까,
최민석: 하지만, 요즘 발전된 나라나, 산업화 된 나라들에서 무인화는 추세가 아닌가요?
정영: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원가 절감 차원에서 무인화 자동화를 목적에 두지만, 북한은 노동력의 가치가 없기 때문에 실업문제가 더 크게 대두되게 됩니다.
최민석: 원래 경제의 발전이라는 것도 순서가 있습니다. 노동집약적인 산업부터 발전해서 점차 첨단 기술로 올라가는 추세인데, 북한은 아래 단계를 뛰어넘고 가겠다고 하니 탈이 나고 있습니다. 진짜 공사장, 탄광부터 무인화를 실현하는 게 순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정영기자 수고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에 또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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