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언론의 진실과 허구를 파헤쳐보는 북한 언론의 겉과 속 진행에 최민석입니다. 얼마 전 한국의 네티즌, 즉 인터넷 가입자들이 김정은의 생일날에 특별한 선물을 선사해 전 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됐습니다.
일부 한국의 네티즌들이 북한 대남사업부가 운영하는 인터넷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에 접속해 재미있는 풍자 동영상과 만평을 올려놓은 사건인데요, 이로 인해 북한 사이트가 한동안 폐쇄되기까지 했습니다.
10일 우리민족끼리 사이트가 다시 복구된 이후 북한 매체는 논평을 발표하고 경고망동하지 말라고 강력 반발했습니다. “이 사건의 배후에는 남조선(한국)의 극우 보수 세력이 있다”면서 “몇몇 불망종들을 꼬여내어 우리민족끼리 홈페이지에 대한 불법해킹을 감행하게 했다”고 비난했습니다.
북한은 우리민족끼리가 해외 동포들 속에서 영향력이 높아지자, 한국 보수 세력이 이를 해킹했다고 억지 주장을 펼쳤습니다.
그럼 북한 웹사이트 해킹은 누가 했을까,
북한이 주장하는 대로 ‘우리민족끼리’를 해킹한 것은 한국의 인터넷 모임인 “디씨인 사이드” 네티즌들로 알려졌습니다.
8일 새벽 우리민족끼리 홈페이지 상단에 항상 자리를 차지했던 김정일, 김정은 찬양 선전물이 사라지고, 대신 김부자가 중국의 왕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며 굽실거리는 만평이 등장했습니다. 그림 속 김정일은 아들에게 “어서 인사드려라”하고 권자에 앉은 중국 왕에게 인사 시킵니다.
아마 지난해 8월 김정일이 중국에 갔을 때 셋째 아들 김정은을 데리고 가서 중국 지도자들에게 소개시키고 ‘세자책봉’을 받은 것을 풍자한 그림이었습니다. 이 만평 제목도 ‘중국없인 나라의 자주성도 못 지키는 북한의 구걸외교’라고 달았습니다.
북한 사이트가 해킹당한 날은 공교롭게도 김정은의 생일날이었습니다.
우연한 일치인지 몰라도 김정은 생일 선물을 풍자한 동영상도 우리민족끼리가 운영하는 유튜브에 올랐습니다. 풍자 동영상에는 김정은이 아버지에게서 받은 스포츠카, 즉 체육 경기용 승용차를 타고 달리는 모습이 나옵니다.
만평 내용을 잠시 들어보시겠습니다.
…정은이 생일에 뭘 사줄까, 벤츠, 호화 요트, 돈 등 아버지 김정일이 고릅니다. 선물을 받으러 가는 김정은. …스포츠카를 타고 앞에 나타나는 인민들을 짓밟으면서 돌진합니다. 그의 말이 독특합니다. “인민은 다 필요 없다….” 하기야 인민들은 먹지 못해 피골이 상접했는데 김정은만 뚱뚱하니 이런 비난을 들을 만도 합니다.
우리민족끼리가 운영하는 트위터에도 “로망난 김정일과 포악한 새끼돼지 김정은을 한 칼에 처단하여 우리도 남녘 인민들처럼 이밥에 고깃국을 먹으면서 행복하게 살아보자”는 등 4건의 비난 글이 아직까지 올라있습니다.
김정은 생일날 북한 사이트에 흥미로운 패러디가 등장하자, 한국 네티즌들은 “김정은 생일날 멋진 선물을 했다”고 반응했습니다.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와 ABC방송, 텔레그래프 등 외신들도 이를 흥미롭게 보도했습니다. 외신들은 이번 해킹이 우연히도 김정은의 생일날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해커들이 그의 생일을 축하하고 있다”고 은유적으로 비유했습니다.
그럼 해킹당한 우리민족끼리는 어떤 사이트일까요,
청취자들은 우리민족끼리 사이트를 잘 모르겠지만,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운영하는 대외 홍보용 인터넷 홈페이지 입니다. 이 사이트는 주로 김정일 일가족에 대한 개인숭배와 우상화를 대외에 선전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거기에 북한의 대남정책, 주요 성명 같은 것을 외부에 알리는 역할도 합니다. 또한 주로 한국, 미국, 중국 등 해외동포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각종 친북 선전물을 게재합니다. 인터넷이 막힌 북한에서는 볼 수 없습니다. 북한은 중국의 심양에 기지를 차리고 사이트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북한의 대외 창구라고 할 수 있는 이런 사이트에 반 김정은 내용물이 버젓이 올라갔다는 것은 대형 사고입니다. 노동신문에 반 김정은 내용이 실린 것과 같습니다.
인터넷이란 전 지구를 하나의 케이블로 연결해놓은 것으로, 김정은 풍자 동영상은 인터넷을 사용하는 가입자들이 거의 다 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럼 한국 네티즌들이 왜 사이트를 해킹 했을까,
현재 남과 북은 사이버 공간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해킹의 주최는 인터넷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의 사용자들로 추정되며, 이들은 지난 이틀간 북한 사이트 운영 권한을 놓고 사이버 해킹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사이버전은 지난 5일 '우리민족끼리' 사이트에 누리꾼들이 김정일과 김정은 부자에 대한 욕설 글을 올리자 북한 해커의 디도스 역공을 받으면서 일어났습니다.
북한은 지난 6일 ‘디시인 사이드’의 ‘연북갤(연평도 북괴 도발 갤러리)’을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해킹 공격해 30분 여간 마비시키기도 했습니다.
‘디시인 사이드’ 연평도 갤러리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을 규탄하기 위해 개설됐습니다. 결국 북한의 연평도 도발로 악화된 남북 관계가 사이버 전쟁을 부른 셈입니다. 북한은 김정은 생일 해킹 사건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논평에서 “남의 사이트에 들어가거나, 불법 해킹을 한 적이 없고, 그런 유치한 놀음을 하지 않는다”고 강변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2009년 7월7일. 청와대를 비롯한 주요 한국의 국가기관과 금융기관 사이트를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해 막대한 피해를 입혔습니다.
국가정보원은 북한이나 그 추종세력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정찰국 산하 110호 연구소를 공격 배후로 지목하기도 했습니다.
= 김정일이 맛본 꽈배기 인기 상승
자, 이젠 일본에 있는 조총련 매체를 살펴보겠습니다.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는데요, 평양에서 꽈배기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8일자 조선신보는 “평양밀가루가공공장에서 생산된 ‘칠골’상표가 붙은 꽈배기는 옥류관 료리전문식당과 모란각을 비롯하여 시안의 급양봉사망들에서 판매되고있다”고 자랑했습니다.
평양밀가루가공공장은 지난해 12월 김정일의 현지시찰을 받은 공장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김정일은 꽈배기 생산 라인앞에서 직접 맛을 보고 “맛이 좋다. 인민들이 좋아하겠다”고 칭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꽈배기의 주가가 상승했다는 데요. 평양밀가루 가공 공장을 현대화하고, 생산직장도 늘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꽈배기 기술을 전수받기 위해 기술자들을 다른 나라에도 파견했다고 합니다.
김책공업대학, 한덕수경공업대학 등 유수의 대학 연구기관들이 달라붙어 생산 공정을 컴퓨터화 했다고 조선신보는 전했습니다.
자, 북한에서는 김정일의 현지지도를 받으면 어떻게 됩니까, 지도자의 말 한마디에 평범했던 꽈배기의 인기가 상승했습니다. 김정일이 기막힌 재주를 갖고 있습니다.
마치 신의 손처럼 김정일 지도자가 돌을 만지면 금덩이가 되고, 쓸모없던 황무지도 옥답으로 변하는 게 북한의 현실입니다.
작년 한해 김정일이 현지시찰은 161회를 했는데, 이렇게 그의 손길이 닿는 곳마다 기적이 일어나야 하는데, 왜 인민들은 굶주리고 있을까요?
한국 같으면 60년대 시골장터에서나 흔히 볼 수 있던 꽈배기, 강성대국을 하겠다는 나라의 지도자가 할일이 없어 꽈배기 공장가서 꽈배기나 들고 있냐는 북한주민들의 비웃음도 들려오고 있습니다.
= “평화협정 응하지 않아 포격” 미국과 회담하기 위해 동족에게 포를 쐈다?
북한이 연평도 포사격 원인을 시인하는 듯한 해명을 해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11일 노동신문은 ‘현사태 타개의 근본열쇠’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지난해 유관측들이 우리의 평화협정 체결 제안에 성근한 자세로 호응했으면 연평도 포격과 같은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미국이 평화협정 체결에 응해주지 않아 포를 쐈다는 뉘앙스가 풍깁니다. 지난해 1월 북한은 미국에 평화협정 체결을 제안했습니다.
그럼 왜 북한이 평화협정에 매달릴까요?
미국과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꿔 남한으로부터 철수시키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핵무기를 들고 남한을 타고 앉자는 속심입니다. 더욱이 3대 세습을 하고 있는 김정일이 아들 김정은에게 체제 안전을 보장해주자는 의도에서 작년 초부터 끈질기게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핵을 가진 이상, 미국이 응해 나서면 한국의 안보는 불안하게 됩니다. 결국 핵을 가진 강도에게 물러서라는 소린데, 미국은 북한의 대화제의가 진정성이 없다고 보고 핵포기를 선행하라는 것입니다.
북한 노동신문이 말한대로 미국을 협상 테이블에 끌어내기 위해 천안함을 폭침시키고, 연평도에 포격을 가했다면, 왜 북한이 평화협정 체결에 그다지 목말라하는 지 목적이 분명해지지 않습니까,
RFA 자유아시아방송 최민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