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언론의 진실과 허구를 파헤쳐보는 북한 언론의 겉과 속 진행에 최민석입니다. 얼마 전 이집트 사태에 큰 영향을 미친 휴대전화, 즉 손전화의 위력이 낱낱이 검증된 가운데 북한이 손 전화에 대해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습니다.
조선중앙 통신은 11일 '미국의 골칫거리 스마트폰'이라는 글에서 "미국의 감옥들에서 득실거리는 수감자들이 현대과학 기술의 산물인 스마트 폰, 즉 컴퓨터 기능을 결합한 손전화기를 이용해 바깥세상과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통신은 "수감자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감옥안의 비인간적인 학대행위를 세상에 공개함으로서 '인권옹호자'로 자처하는 미국의 망신을 톡톡히 시키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북한이 왜 스마트폰을 왜 두려워하는 지 알아보겠습니다. 얼마 전 아프리카 중동지역에서 벌어진 이집트 사태에서 휴대전화는 톡톡히 자기 진가를 나타냈습니다.
시위 현장이 시시각각 손전화로 촬영되어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세상 사람들은 안방에 앉아서 이집트 시위 현장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위자들은 휴대전화를 가지고 경찰이 봉쇄한 지역을 피해가면서 모였습니다. 그래서 시위의 기동성을 높이고, 서로의 통신 수단으로 이용했습니다.
북한은 이런 스마트 폰이 미국의 감옥에 갇힌 수감자들이 쓰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인권을 존중하는 미국에서는 죄수들이 노동당 간부들도 갖기 어려운 최첨단 손전화를 쓰고 있으니 노동당 간부들보다는 낫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북한은 어떻습니까, 얼마 전 북한의 감옥 내부를 찍은 동영상이 한국 언론에서 보도됐습니다. 잠시 내용을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SBS TV) 지난달 평양시 근처의 북한 보위부 구류장에서 촬영된 동영상입니다. 체제에 불만을 표시하거나 남측 드라마, 영화 등을 유포하다 사상경찰 격인 보위부에 체포된 주민들이 우선 수감되는 곳입니다.
중국에 갔다는 죄 때문에 7달 동안 온성군 보위부 감옥에서 고문 받았던 한 탈북 여성의 말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99년 8월에 잡혀나가서 2000년까지 온성군 보위부에서 1년 동안 고문은 참나무 몽둥이, 구둣발에 채이고, 숨도 바로 쉬지 못하고 머리칼 다 빠지고…"
이 여성은 자기가 잡혀 있을 때 한 달에 35명이 굶어죽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북한의 감옥은 생지옥 같은 데, 미국에서는 죄수들이 스마트폰을 쓴다는 게 흥미롭지 않습니까,
자, 그럼 북한 언론이 말하는 스마트폰이란 무엇이고, 북한이 왜 갑자기 손전화의 폐해를 새삼스럽게 꺼내들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스마트폰이란, 영문자로 '똑똑한'이라는 단어 Smart와 '전화'라는 단어 Phone을 결합한, 말 그대로 '똑똑한 전화'라는 소립니다. 스마트폰은 통화기능과 인터넷(인터네트) 기능을 결합한 손전화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손전화를 가지고 전화도 할 수 있고, 인터넷에 접속해 편지도 주고받고, 필요한 정보도 찾을 수 있는 다목적 휴대전화를 말합니다.
스마트폰의 크기는 담뱃갑만한 크기인데, 때에 따라서 백과사전이 되기도 하고, 지도가 되기도 하고, 사진도 찍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이용하는 큰 컴퓨터를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미국에서는 지금 이런 스마트폰이 대대적으로 시판되고 있습니다. 요금은 한 달에 정보이용료로 기본 손전화 비용에 20달러만 더 내면 됩니다.
그러면, 북한이 왜 스마트폰 이야기를 꺼냈을까요,
북한의 스마트폰 이야기는 이집트 사태에 대해 일절 침묵하고 있는 가운데, 언급되어 묘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물론 북한 선전매체가 이집트 사건과 스마트폰을 연계하지는 않았지만, 스마트폰 자체의 기능과 영향에 우려를 나타낸 것은 충분히 여러 가지 추론해볼만한 것이 되겠습니다.
아시다시피 이집트 사태에서 스마트폰은 혁명을 가능케 했던 무기가 됐습니다. 무함마드 후쓰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30년 철권통치를 끝장냈습니다. 아마 북한도 이러한 핸드폰을 통해 북한 내부로 이집트 소식이 들어오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북한은 이집트 사태가 터진 후 이 사건에 대해 일절 보도하지 않으면서도 청년들에 대한 사상무장을 강조해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노동신문 2월 9일자는 "침략과 지배를 노린 제국주의의 사상문화적 침투책동을 차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신문은 "일부 나라들에서 '색갈혁명'이 일어난 것은 그 나라 사람들이 제정신을 잃고 자유와 민주주의 나발에 춤을 춘 것과 관련된다"고 언급했습니다. 결과 이 나라들에서는 제국주의자들이 기도한대로 정권이 교체되는 사태가 일어났다고 보도했습니다.
최근 튀니지와 이집트 등 나라들에서 집권자들이 연이어 축출되는 광경을 보면서 북한은 굉장히 불안을 느끼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통령궁을 떠난 무바라크 대통령이 외딴섬으로 쫓겨가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아마 북한 당국자들도 바늘 방석에 앉은 기분일 것입니다.
그래서 북한은 이집트처럼 스마트 폰의 피해를 받지 않으려고 "사상문화 침투통로들을 철저히 봉쇄하여야 한다"느니, "모기장을 든든히 치겠다"느니 하면서 열전을 다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 아이러니 한 게 있지요?
현재 북한에는 이집트의 사태를 가능하게 만든 휴대폰이 30만대나 개통됐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이집트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한 오라스콤 텔레콤 전화기입니다. 북한은 이집트 통신재벌 오라스콤은 75%의 지분을 가진 고려링크를 개통했습니다.
이 회사의 나기브 사위리스 회장은 얼마 전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북한의 민주화에 오라스콤 이집트 전화가 한 몫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해보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이집트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 소식도 중국 휴대전화를 통해 주민 사이에 전파되고 있다고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이한이 이점에 굉장한 염증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3대 세습을 앞두고 있는 북한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북한은 2008년 말에 휴대전화를 개통시켰습니다. 작년도 3분기 말에 북한에 개설된 휴대전화는 30만 여대로 나타났습니다. 지금 각 지방까지 휴대전화 중계탑을 세우고, 국경지역까지 확대됐습니다.
휴대전화는 경제발전의 기본 수단으로 최근 경제 재건을 꿈꾸는 김정은 시대에 필수품으로 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이집트 사태를 보면서 과연 북한이 휴대전화 서비스를 계속 해야 할지, 아니면 2004년 용천 폭발사고 때처럼 다시 차단해야 할 지 고민이 많아졌습니다.
= 나라 안은 김정일 생일잔치, 아들은 해외에서 돈 펑펑
이젠 화제를 좀 바꿔 김정일의 생일잔치를 살펴보겠습니다. 지금 평양에서는 김정일의 칠순 생일잔치가 성황리에 열리고 있습니다.
(녹취: 북한 중앙TV)
곳곳에서 경축행사를 열고 김정일, 김정은 부자 찬양과 체제 우월성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지금까지 등장하지 않았던 수중발레 무용까지 선보이고 있습니다. 중앙TV는 김정일의 우상화를 선전하는 영상에 후계자 김정은도 나란히 띄웠습니다.
온 나라가 온통 김부자 찬양 일색입니다. 하긴 70세를 맞는 김정일의 진갑잔치이니 그럴 만도 할 것입니다. 북한 언론 매체들은 올해를 김정일 생일 69돌이라고 하지만, 원래는 1941년입니다.
그러던 것을 80년대 초에 아버지 김일성의 생일연도 끝자리와 맞추느라 1942년이 됐습니다. 그래서 북조선 나이로 따지면 오늘이 김정일의 진갑 잔치가 되겠습니다.
여기에 또 아버지 명절을 아주 근사하게 쇠는 사람이 또 있습니다. 바로 김정일 위원장의 둘째아들 김정철인데요, 1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세계적인 유명 가수 에릭 클랩튼의 공연장소에 나타났습니다.
검은색 색안경을 쓰고, 깃이 없는 반 팔 티셔츠를 입은 김정철은 미모의 여성과 함께 에릭 클랩튼의 공연에 열광합니다. 곁에 있는 세계인들과 전혀 구별이 되지 않습니다. 경호원으로 보이는 젊은 남성들이 취재진의 촬영을 막고, 김정철은 수행원들에 둘러싸여 공연장으로 드나듭니다.
이렇게 지금 북한에서는 김정일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온 나라가 북적거리고, 또 한쪽에서는 아들이 비싼 돈을 펑펑 쓰면서 외국 나들이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천하에 독재자의 아들이라고 해서 해외여행을 하지 말란 법은 없습니다. 음악을 좋아한다고 외국 가수를 열광하지 말라는 법도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 인민들은 하루 세끼 밥도 못 먹어서 굶주리고 있는데, 수령의 아이들은 비싼 외화를 팔면서 해외 나들이를 하는 건 지나친 사치가 아닐까요?
RFA 자유아시아방송 최민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