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언론의 겉과 속] 미숙한 지도자 김정은 ‘천재’라고 선전

조선중앙TV는 기록영화를 통해 말을 타고 있는 북한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모습을 방영했다.
조선중앙TV는 기록영화를 통해 말을 타고 있는 북한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모습을 방영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0:00 / 0:00

한 주일간 북한 매체의 보도내용을 뒤집어 보는 '북한 언론의 겉과 속' 시간입니다.

- 북한의 후계자 김정은의 생일을 맞아 조선중앙텔레비전이 그를 우상화하는 기록영화를 방영했습니다. 그러나 김정은이 보여주는 행동이나 모습들은 독창적인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모방했다는 비난이 외부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위축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 미군을 대폭 감축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경제가 엉망인 북한은 "선군만이 살길"이라고 하면서 군대 숫자를 대폭 늘리고 있습니다.

이상 북한 언론 매체의 보도를 가지고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주젭니다. 지난 1월 8일 북한 중앙텔레비전이 김정은 우상화 기록영화를 방영했습니다.

<녹취: 북한 중앙TV> "백두에서 개척되어 장장 수십 성상 승리를 떨쳐온 우리혁명은 또 한분의 장군 최고령도자를 맞이했습니다."

50분짜리로 편집된 기록영화는 후계자 김정은이 만경대 가문에서 태어나 백두혈통을 이은 천재적 자도자로 부각시키는데 집중했습니다.

김정은이 28살의 나이에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된데 대해 외부사회에서 '나이가 어리다', '경험이 부족하다'고 평가하고 있는데 대해 북한이 "잘 준비된 지도자"라고 맞대응을 하는 셈입니다.

하지만, 영화 속 김정은의 행동은 독특한 면은 하나도 없고 남의 것을 모방했다는 비난이 나왔습니다.

영국의 일간지 '데일리 메일'은 8일 "북한 당국이 김정은 우상화 영상물을 만들면서 푸틴(뿌찐. 북한식 발음) 보다 더 잘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데 열중했던 것 같다"고 보도했습니다.

우선 김정은이 말을 탄 모습이 러시아의 총리 푸틴을 흉내 냈다고 한국 언론도 보도했는데요,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MBN> "김정은이 백마를 타고 달리고, 직접 탱크를 몰면서 포 사격을 하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이 같은 김정은의 모습이 러시아 총리 푸틴을 떠올리게 한다는 겁니다"

푸틴은 자신의 강함을 보여주기 위한 수단으로 승마나 사냥, 특수부대 작전에 동참하는 모습을 대중에게 공개해왔습니다. 푸틴이 강한 이미지를 남긴 것처럼 김정은도 탱크를 몰 줄 아는 '군사형의 지도자'라는 것을 흉내 냈다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북한이 공개한 동영상에서 김정은이 취하는 자세나 카메라의 촬영 각도는 푸틴의 영상물과 놀라울 정도로 닮아있습니다.

또 김정은이 대중에게 다가가는 모습도 역시 푸틴의 서민적 행보를 따라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언론의 보도입니다.

<녹취: MBN> "또 김정은은 강함 속에서도 친근함을 보여주는 푸틴의 연출법도 따라하고 있습니다. 푸틴은 총리의 신분이지만 유도 경기에 참여하고, 스노클링, 낚시를 하는 모습으로 대중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심어줬습니다"

북한 기록영화에서 또 이상한 것은 김정은이 16살 때에 군사논문을 썼다고 선전한 것입니다. 북한 기록영화는 김정일 위원장의 발언이라고 하면서 이 같이 전했습니다.

<녹취: 북한 중앙 TV> "우리 대장은 16살 때 조국해방전쟁을 승리에로 이끄신 수령님의 탁월한 영도와 업적에 대해 논문을 썼는데, 다른 사람 같으면 그 나이에 논문을 쓸 엄두를 못 냈을 것입니다"

그래서 10대 후반에 스위스에서 유학한 것으로 알려진 김정은의 업적을 또 부풀리고 있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김정은은 1998년부터 2000년 초까지 3년 동안 유럽의 스위스에서 공부했습니다. 김정은과 함께 공부한 포르투갈의 한 유학생은 김정은이 '박은'이라는 가명으로 베른의 공립학교를 다녔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언론의 보도입니다.

<녹취: KBS> "김정일의 셋째 부인으로 알려진 재일동포 고영희와의 사이에서 83년 태어난 것으로 알려진 김정은은 스위스에서 유학했습니다. 가명을 쓰며 외교관 자녀 행세를 해 신분을 숨겼지만, 강한 리더십과 승부욕은 당시 친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인터뷰> 조엘 미카엘로(김정은 동창) : 매우 과묵하고 아무하고도 얘기 잘 안했지만 스포츠 쪽으론 경쟁적이고 지는 걸 싫어했죠."

영국의 일간지 '데일리메일' 에 따르면 김정은은 스위스 유학 시절 공부를 못해서 학급 친구들로부터 '딤정은'으로 통했습니다.

김정은의 성인 '김(Kim)' 대신에 '둔하다' '흐리멍덩하다'는 뜻의 영어 단어인 '딤(dim)'을 붙여 부른 것입니다. 김정은의 동창생들은 재작년에 그가 북한의 후계자로 됐다는 소식에 놀라움을 금치 못해합니다.

<녹취: 김정은의 유학동창생 조앙 미카엘로> "그가 북한의 후계자가 되는 게 아주 놀랍고, 처음에는 어리둥절했어요"

영국 신문은 김정은은 스위스에서 학비가 비싼 국제학교에 다닐 당시 공부를 못해 '낙제생'이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당시 김정은과 친한 친구였던 포르투갈(북한식 표현. 뽀르뚜갈) 외교관의 아들인 조앙 미카엘로는 "김정은이 독일어에 능숙하지 않아 질문을 받으면 대답을 잘 못해서 교원들이 아예 내버려두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스위스에서 약 3년을 보낸 김정은은 2000년 초 어느 날 학교 측에 귀국한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습니다.

김정은의 유학친구들의 말을 들어보면 그는 16살 무렵에 스위스에 있었다는 말이 됩니다. 하지만, 북한 텔레비전은 김정은이 16살에 군사논문을 썼다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김정일이 말했다면서 마치 지도자 '보증수표'를 받은 것처럼 자랑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군대 숫자 줄이는데 북한은 그대로 유지

다음 주젭니다. 얼마 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앞으로 10년 동안 국방비를 4천억~1조 달러를 줄이겠다는 새 국방전략을 발표했습니다.

<녹취: 오바마 미 대통령> “우리는 미군의 군살을 뺄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종류의 긴급사태와 위협에 대비돼 있고, 날렵하고 유연한 군대를 가진 미국의 군사적 우위는 유지할 것입니다”

미국은 앞으로 10년 동안 현재 57만 명의 미육군 병력을 49만 명으로 감축하게 됩니다. 미국이 군대를 줄이는 이유는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한 초래된 국가 재정위기를 피하기 위한 조칩니다.

이와 반면에 세계적으로 가장 가난한 국가로 알려진 북한은 110만 명의 군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한 군사잡지가 밝힌데 따르면 현재 세계에서 군대가 가장 많은 국가는 중국인데, 225만 명으로 세계 1위입니다. 그 다음이 미국인데 140만 명으로 2위, 다음은 북한이 110만 명으로 3위입니다. 북한은 러시아보다도 군대가 10만 명이나 더 많습니다.

중국 인구를 13억으로 보면 군대 비율은 0.1%, 미국은 인구를 3억 4천만 명으로 보면 약 0.3%가 됩니다. 하지만, 북한은 전체 인구의 약 5%가 군대입니다.

자원이 부족하고, 먹을 것도 없어 굶주리는 북한에서 100만 명이 넘는 군대를 유지한다는 것은 무리입니다. 왜냐면 군대는 먹는 것부터 시작해서 입는 것까지, 물질적 부를 생산하지 못하고 소비만 하는 소비자들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한해 국방예산은 6070억 달러로 세계 1위입니다. 하지만, 북한의 국방예산은 52억 달러밖에 되지 않습니다.

100만 명이 넘는 군대 숫자는 북한 경제를 휘청 이게 하는 장본인입니다. 그 많은 인민군대를 먹이자니, 농민들은 일 년 내내 뼈 빠지게 농사를 지어놓아도 매년 모자랍니다.

남한이나 미국에서는 군대 복무 기간이 2~3년 정도 되지만, 북한에서는 10년입니다. 먹을 것이 없어 아이를 적게 낳아 군대 복무할 젊은이들은 해마다 줄어들고, 북한당국은 어마어마한 군사력을 유지하기 위해 군대 복무 기간을 늘입니다. 애젊은 청년들이 10년 동안 아무것도 못하고 군대에 나가 있습니다.

그러면 북한과 같은 작은 나라에서 왜 군대가 많이 필요할까요?

사실 요즘은 전쟁이 일어나도 많은 사람들이 싸울 필요가 없습니다. 50년대처럼 사람이 싸우는 게 아니라 비행기와 미사일 등 첨단 무기들이 전쟁을 합니다. 사실 북한도 100만 명이 넘는 군대를 유지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군 병력을 이처럼 유지하는 것은 젊은 사람들을 군대에 매 놓으면 통제하기 쉽고, 또 노동력으로 쓰기가 편리해서입니다.

요즘 북한에서 총을 잡고 있는 군대는 특수부대를 제외하고는 거의 다 일을 합니다. 희천발전소 건설, 만수대지구 아파트 건설, 곱등어관 건설과 같은 건설장에 동원됩니다.

자본주의 국가들에서는 건설 인력을 쓰자면 인건비, 즉 돈을 많이 줘야 하기 때문에 사람을 많이 쓰지 못하고, 기계를 많이 씁니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군대들이 일하는 건설장을 보면 기계는 하나도 없고 사람만 바글바글 합니다. 소위 인해전술입니다.

이제 그 100만 명이 넘는 군대의 통수권이 28살 난 김정은에게로 넘어갔습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김정일을 위해 총폭탄이 돼야 한다고 하던 인민군대의 구호가 이제 김정은을 위해서 총폭탄이 되어야 하는 슬픈 현실에 직면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