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 선전매체의 보도내용을 다시 뒤집어보는 북한언론 뒤집어보기 최민석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북한 속 북한 뉴스'로 들어가봅니다.
정영기자, 오늘 다룰 주제는 무엇입니까,
- 창전아파트는 김정은의 '선물아파트'
- 평양 고급 아파트는 최고 8만 달러에 거래
- 시간 지나면 창전 아파트 매매 가능할 듯
- 혹한 속에도 북한 주민들 외화벌이 위해 바다 출항
정영: 북한 노동신문 1월 10일자에 "손님이 주인에게 알려준 집값"이라는 기사가 소개된 적이 있습니다. 내용인 즉 북한이 전시용으로 지어놓은 창전거리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자기집 가격을 모르고 산다는 내용인데요, 그래서 어느 외국인이 창전아파트 주민에게 그 집 가격을 알려주었다, 이렇게 북한 주민들이 행복하게 산다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이 시간에는 평양의 주택 가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최민석: 자, 지난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가장 큰 업적으로, 북한이 꼽은 것이 창전거리 아파트 였는데 요, 그 아파트 집값이 없다는 소리군요. 그런데 진짜 집값이 없습니까,
정영: 노동신문이 보도한대로 창전거리 아파트는 주택 매매가격이 없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선물아파트'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개인들 사이에 매매는 없습니다. 하지만, 진짜 앞으로 영원히 매매가 없겠는지, 시간이 지나봐야 알 것 같습니다.
최민석: 북한 매체의 보도를 보면 "나라에서 집을 공짜로 주었다"고 하는데 북한에서 진짜 그런 겁니까,
정영: 북한에서는 국가가 주민들에게 주택을 지어서 공급하게 되어 있습니다. 지금 평양 창전거리 아파트를 비롯해 극소수 중앙당 간부사택이나 인민무력부 아파트 같은 특권층 아파트는 국가가 공급해주고, 통제도 엄격하기 때문에 개인들이 주택을 사고 팔 수 없습니다.
하지만, 평양의 대부분 집들은 가격이 다 있습니다. 북한 노동신문이 창전거리 아파트 집 가격이 없다고 보도한 것은 아마 자유아시아방송이 지난해 12월 10일 보도한 기사를 반박하려는 것 같은데요, 당시 자유아시아방송은 평양 중구역의 아파트 가격이 최고 8만 달러가 넘는다는 보도를 한 적이 있습니다.
현재 평양에는 특권층 아파트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집을 암암리에 사고 팔고 있습니다. 평양 중구역의 3칸짜리 아파트는 보통 3만~5만 달러에 거래되고, 제일 비싼 집은 무려 8만 달러에 거래된다고 북한을 왕래하는 중국인들이 말했습니다.
특히 이 지역은 24시간 전깃불이 오고, 수돗물도 나오기 때문에 대동강이 바라보이는 조망도가 좋은 아파트들은 보통 5만 달러에 거래된다는 것입니다.
최민석: 북한에 계신 분들에게 전기가 잘 들어오고, 수도가 잘 나오면 정말 큰 혜택이지요, 평양에서 크고 조망도가 좋은 아파트가 8만 달러 수준이면 북한 주민의 수입에 비해보면 어떻습니까,
정영: 북한 주민의 한달 월급이 3천~4천원 정도인데, 그러면 암시세 환율로 보면 1달러 정도됩니다. 거기에 비해보면 미화 5~8만달러는 굉장히 큰 돈입니다. 북한 실정에서 봤을 때 근로자의 수입에 비해 집 값이 굉장히 비싼 편입니다.
최민석: 국가의 집을 개인들이 사고 판다는 것은 외국인들이 볼 때 상당히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 어떻게 국가의 집을 개인들이 파고 살까, 그리고 국가가 준 집에서 살면 안될까 하고 말입니다.
정영: 사실 북한에도 부동산 시장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물량은 2사람인데, 필요한 사람이 10사람이면 먼저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집이 없는 사람들은 있는 사람에게 돈을 주고 입사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이나, 미국처럼 자기 집으로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사용권을 취득하는 것입니다. 자기가 이 집에서 살고 있다는 증명만 하는 것입니다. 주민들이 집 소유권을 가질 수 없습니다.
최민석: 북한에서는 주택 소유권은 없으니까, 매매 자체가 크게 의미는 없겠는데요, 그런데 왜 북한 매체가 왜 주민들은 집값을 모른다고 선전할까요?
정영: 창전거리 아파트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인민사랑, 인민애의 상징으로 건설된 아파트입니다. 원래 있던 외랑식 아파트를 모두 허물고 그 자리에 최고 45층짜리 아파트를 1년만에 지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철거했던 주민들과 핵심계층을 입사시켰습니다. 이어 김정은의 사랑으로 대대적으로 선전했지요, 말하자면 선물아파트인데요, 지금 팔거나 막 교환하다가는 몰수당할 수 있습니다.
창전 아파트에는 엘리베이터(승강기)가 운전되고, 다른 곳에 불이 다 안 와도 거기만은 불이 환하게 옵니다. 특히 지금 모두 빨갛고, 파랗게 불장식까지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곳 주민들은 기대가 클 것입니다. 평양의 아파트가 비싼데, 자기네가 사는 아파트는 가격이 얼마나 될까, 지금 당장 팔지는 못하지만, 앞으로는 주택교환이 이루어지면 사고파는 사람들이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분께서는 지금 자유아시아방송에서 보내드리는 북한언론 뒤집어보기를 듣고 계십니다>
최민석: 다음 주제입니다. 북한 중앙텔레비전이 얼마 전에 조개잡이를 하다가 표류됐던 주민 4명이 46시간만에 구조되었다고 '김정은의 인민사랑'으로 찬양했습니다. 46시간 동안 얼음장을 타고도 살아남아 구조된 주민들은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됩니다.
정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구조 작전 과정을 16일 주요기사로 일제히 보도했는데요, 중앙텔레비전 내용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북한 중앙TV: "지난 12일 뜻밖의 정황 속에서 서해상에 표류됐던 증산군의 4명의 주민들이 우리당의 은정 속에……"
중앙텔레비전에서 소개된 바와 같이 구조된 어민들과 가족들은 김정은 제1비서에게 감사를 표시했습니다.
최민석: 한국이나 미국에서는 재난을 당한 사람들을 구조하는 것은 극히 일반적인 현상인데요, 북한에서는 이례적인 일인가 봐요?
정영: 그렇지요, 화재가 났다고 하면 소방차가 출동하고, 환자가 발생하면 앰뷸런스가 동원되는데요.
최민석: 그렇지요, 사람을 먼저 구하는 게 우선이지요. 그런데 북한에서는 김정은에 대한 사랑으로 선전되고 있군요. 그런데, 요즘 북한 어민들이 바다에 나갔다가 구조된 사건들도 꽤 있는 데요, 주민들이 왜 추운 겨울 바다에 자주 나갑니까?
정영: 최근 들어 중국 해상경찰에 의해 구조된 북한 어민들이 있었는데, 이 소식은 북한매체에서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지난 1월 16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랴오닝성 단둥시 앞바다에서 북한 어선이 연료가 떨어지고 기계가 고장 나 1주일 간 표류하던 북한 어민 31명이 중국 해상경찰에 구조됐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중순에 한국 해군이 동해바다에서 20일 이상 표류하던 북한 어민 3명을 구조해서 북한으로 돌려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러시아 국경경비대가 극동 연해주 인근 바다에서 헤매던 북한 어민 6명을 구조했습니다. 이외에도 일본 해역에서는 시신 5구가 실린 북한 어선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북한어선들이 추운 겨울에도 불구하고 자주 발견되고 있습니다. 이런 선박들은 대부분 외화벌이 때문에 바다에 나갔다가 난을 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최민석: 그러니까, 북한 주민들이 어떻게 하나 돈을 좀 벌까 해서 바다로 나오는 거군요,
정영: 현재 남포시 앞바다는 꽁꽁 얼어붙고 기온이 영하 20도 아래로 떨어집니다. 겨울에는 일단 고기가 잘 잡히지 않고, 조개도 잘 캘 수 없습니다. 그런데 북한 주민들은 바다에 나가야만이 조개를 캘 수 있고, 그리고 쌀을 사먹을 수 있는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혹한에도 바다로 나갈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최민석: 비록 4명의 어민들이 구원됐으니 다행이겠지만, 이 추운 겨울날도 마다하고 조개잡이에 동원되어야 하는 북한 주민들의 상황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다음 시간에 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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