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언론의 겉과 속] 북 외화벌이 석탄 팔때 남한은 한류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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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선전매체의 진상을 뒤집어 보는 북한 언론의 겉과 속 시간입니다.

북한에서 최고 악단으로 꼽히는 은하수 관현악단이 새해 들어와 자강도와 함경남도 등 전국을 돌며 공연하고 있습니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한국의 대중가요 K-POP이 미국 시장을 뚫고 들어오고 있습니다.

오늘 시간에는 북한 언론의 보도내용을 가지고 북한의 은하수관현악단과 한국의 K-POP의 위력을 비교해봅니다.

새해에 들어와 북한 은하수 관현악단이 자강도와 함경남도 일대를 순회공연하고 있습니다.

<녹취: 은하수 관현악단 음악>

조선중앙텔레비전은 매일 정규보도 시간에 은하수관현악단의 공연소식을 전하고, 그곳 주민들의 반향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녹취: 함흥시 주민 반응>"이 보다 더 훌륭한 음악회가 어디에 또 있겠습니까, 이 노래를 들을 때면 경애하는 장군님 생각에..."

은하수 관현악단은 약 100여명의 가수·연주자들로 이루어진 악단으로, 과거엔 군복을 입지 않았지만, 올해부터는 연주자 전원이 군복을 입고 나타났습니다.

바로 이러한 때 요즘 인기가 높은 한국의 K-POP이 새해 첫날부터 미국 땅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지난 1월 31일 소녀시대(Girls Generation) 걸 그룹을 태운 버스가 뉴욕 한복판에 있는 CBS 텔레비전 방송사 앞에 도착합니다.

<녹취: 현지 반응> "와~~팬들의 환호소리"

소녀시대 가수들이 미국 CBS 방송사의 유명 방송인인 데이빗 레터맨(The Late Show with David Letterman)의 토크쇼에 참가하기 위해 총 출동한 겁니다. 소녀시대를 보기 위해 녹화장 입구에는 수많은 팬들이 모여들었습니다. 도로 한 가운데를 가득 메운 인파를 뚫고 소녀시대 가수들이 팬들에게 사인(서명)을 해줍니다.

뜻밖의 환영에 소녀시대 가수들도 미국에 이렇게 많은 팬들이 있을 줄 몰랐다는 반응입니다.

<녹취: 소녀시대 가수> "정말 너무 감사하고요. 뉴욕에 자주 올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세계적인 유명 가수들만 오를 수 있다는 이 무대.

<녹취: 데이빗 레이트맨> "다음의 순서는 한국에서 온 인기 있는 소녀그룹인 girl's generation(소녀시대) 가수 그룹입니다."

미국 내 정상급 스타들만 출연하는 무대에서 소녀시대는 흔들림 없는 현란한 춤과 경쾌한 리듬으로 관중을 사로잡았습니다. 사회자도 서툰 한국말을 섞어가며 소녀시대 걸 그룹의 율동에 찬사를 아끼지 않습니다.

<녹취: 데이빗 레터맨> "잘했어요. 잘했어요. 대단히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수고했어요."

이렇듯 아시아계 가수들에게 좀처럼 기회를 주지 않던 미국 팝 시장에 한국 가수들의 돌풍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미국 ABC 텔레비전 방송의 인기 토크쇼 '라이브 위드 켈리(LIVE! with Kelly)에 출연한 소녀시대는 히트곡인 '더 보이즈'를 선보이며 한류스타의 매력을 뽐냈습니다.

소녀시대에 이어 또 다른 가요 댄스 그룹인 2NE1도 미국의 힙합그룹 '블랙 아이드 피스' 과 미국 데뷔 음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2NE1의 가요댄스를 잠시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I am the best>

이처럼 한국의 K-POP이 미국 팝 시장 공략에 나서는 동안, 미국인들은 이들 노래에 쉽게 빠져듭니다. 노래가사에 영어가 있어 낯설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한국의 K-POP의 영향력은 얼마나 클까요?

한류는 이제 문화의 개념을 넘어 하나의 경쟁력 있는 수출 상품으로 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11년 한 해 동안 한국의 문화 산업이 외국에서 벌어들인 돈은 7억 9천만 달러(8,900억원)에 달합니다. 한국영화와 드라마, 가요 등 음반과 녹화물, 공연을 통해 외국에서 벌어들인 돈입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K-POP이 아시아는 물론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인기를 얻자, 한류 관련 수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액수는 북한이 작년 한 해 동안 석탄을 중국에 수출해 번 돈과 거의 비슷합니다. 한국의 무역협회(KITA)가 최근 발표한 북중 교역 통계에 따르면 2011년 초부터 10월까지 북한이 중국에 수출한 석탄은 약 9억 4천만 달러에 달합니다.

북한은 지금도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생일 70돌, 김일성 전 주석 생일 100돌을 앞두고 석탄을 본격적으로 수출하고 있습니다.

한국 언론의 보도입니다.

<녹취: YTN> "중국의 대표적인 광석 수입 항구인 산둥성 르자오 항. 야적장에는 석탄과 철광석 등 각종 광물자원이 가득 쌓여 있습니다. 르자오 항은 중국의 항구 가운데 북한의 석탄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곳입니다. 3천 톤짜리에서 만 톤짜리까지 비교적 소규모의 북한 선박들이 이곳에서 석탄을 풀어 놓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운행이 중단됐던 북한의 석탄 운반선은 지난달 중순 무렵부터 갑자기 운행이 크게 늘기 시작했습니다"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은 체제가 강성대국 선포를 앞두고 인민들에게 뭔가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에 외화벌이를 위해 석탄과 광물을 수출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국의 무역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2010년 한 해 동안 석탄 410만 톤, 철광석은 210만 톤을 중국에 팔았습니다. 수출한 만 한 품목이 별로 없는 북한이 지하자원을 캐내 헐값으로 팔아 강성대국 잔치를 벌이는 형국입니다.

반면에 한국은 노래나 춤을 팔아 외화벌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북한에 정말 수출할만한 문화예술이 없을까요?

북한 예술계에도 쟁쟁한 가수나, 배우들이 많습니다. 은하수 관현악단에 있는 가수 황은미는 이탈리아 산타 세실리아 국립 음악학교에서 성악을 전공했고, 2006년에 국제성악콩클(콩쿠르)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습니다.

1980년대와 90년대에 이름을 날렸던 전혜영, 리경숙도 왕년에 보천보전자악단에서 잘 나가던 배우들입니다. 이들은 서방 팝송이나, 중국, 러시아 노래도 잘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은하수 관현악단의 악기 연주자들도 대부분 이탈리아와 프랑스, 중국에서 유학한 사람들입니다. 북한은 이렇게 끌끌한 악단을 가지고도 외국에 내보내지 않습니다.

외국에 나가 세계적인 문화 수준도 느끼게 하고, 노래나 춤을 발전시켜 먹고 사는데 필요한 물질적 부를 창조하는 게 아니라, 집안에서만 뺑뺑 돌리고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에 있는 게 아닙니다.

은하수관현악단이 순회공연을 하면 그들을 대접해야 하는 지방 정부로서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들 일행이 100여명이 넘기 때문에 이들에게 대접할 고기와 달걀, 채소를 마련하는데도, 벅찰 것입니다.

그러면 북한의 은하수 관현악단과 한국의 K-POP은 어떻게 다를까요?

한국의 K-POP 그룹은 아주 적은 인원으로 구성됐습니다. 소녀시대의 경우, 9명의 가수가 출현하고, 원더걸스는 가수 5명, 동방신기는 남성 가수 5명으로 구성됐습니다.

하지만 은하수 관현악단은 가수 80명이 3줄로 서고, 수십 명의 연주자들이 악기를 반주합니다. 이들이 부르는 노래도 김정일 김정은 부자를 찬양하는 우상화 가요입니다.

북한에는 은하수 관현악단 뿐 아니라, 인민군 산하에 있는 협주단, 군악단, 공훈합창단과 각 군단마다 있는 음악단, 민간 예술단까지 합하면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이들 가수들 모두가 김정일 김정은 한 사람을 위해 찬양합니다.

하지만, K-POP그룹은 몇 명 안 되는 적은 인원으로 한국의 이름을 만방에 떨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얻어지는 경제적인 부가가치도 상상을 초월합니다.

한국은 자동차, 조선업, 반도체, 철강 산업 외에 K-POP을 한국 특유의 수출상품으로 발전시킬 전망입니다. K-POP은 나라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수출을 확대시키는데 적절히 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북한은 예술을 수령 찬양에 이용하고, 주민들을 동원시키는 수단으로 이용하는 구조라면, 한국은 비용을 적게 들이고,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실리위주의 구조입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