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언론의 한 주간 동향을 살펴보는 '북한 언론 겉과 속'시간입니다.
= 지난 26일부터 27일 이틀 동안 서울에서는 핵안보정상회의가 열렸습니다. 이 회의에서 한국 정부는 북한의 광명성 로켓 발사를 반대하는 국제적인 연대를 강화했다면, 북한은 광명성 로켓 발사를 정당화하는 반대의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북한매체들은 중국과 러시아 언론이 자기들의 입장을 지지하는 듯이 보도를 했는데요, 정작 서울에 온 두 나라 지도자들은 북한의 로켓 발사에 우려, 또는 경고를 나타냈습니다.
= 북한 매체들이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을 절세의 위인, 세계의 지도자라는 찬양 보도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북한매체들은 진짜 세계적인 인물에 대한 보도에는 아주 인색합니다. 이번 시간에는 얼마 전 세계은행(WORLD BANK) 총재 후보로 내정된 한국계 김용 박사를 소개해드립니다.
=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 노동신문은 미국이 이란 공격을 면밀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책임을 떠넘겼습니다. 얽히고설킨 이란 핵문제에 대해 알아봅니다.
이상 북한 매체의 보도 내용을 가지고 알아보겠습니다.
첫 번째 주제입니다. 북한이 자기들의 '광명성 3호' 로켓 발사를 중국과 러시아가 지지하고 있는 듯한 보도를 내놨습니다.
노동신문 27일자는 "조선의 위성발사는 합법적인 권리행사"라는 글에서 중국의 신화통신, 인민일보가 북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보도했다고 전했습니다. 러시아의 이타르타스 통신도 거론됐습니다.
노동신문은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내용을 그대로 나열해, 마치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광명성 3호발사'계획을 용인하는 듯이 설명했습니다.
물론 신화통신, 인민일보, 러시아의 이타르타스 통신과 같은 매체들은 사실 전달 차원에서 북한 외무성의 입장을 보도할 수 있지만, 그건 사실 전달 일뿐입니다. 오히려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다" "경고한다"는 등 부정적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북한이 로켓발사를 선포하자, 중국 신화통신은 중국 외교부의 장즈쥔(張志軍) 부부장이 북한 지재룡 중국 대사를 불러 우려를 표명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장 부부장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 유지는 관련 당사국들의 공동 책임, 공동이익에 부합된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중국이 '공동 책임'이라는 용어까지 쓰며, 북한에 자제를 촉구한 것은 로켓 발사가 한반도와 동북아에 부정적인 영향을 몰고 오기 때문입니다.
이번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차 서울에 온 중국 후진타오 주석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한국 언론의 보도입니다.
<녹취: KBS> "후 주석은 이명박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위성 발사는 옳지 않다'며 '중국 지도부는 북한의 위성 발사 계획을 포기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후 주석은 '서울에 오기 전까지 북한에 위성 발사를 포기하고, 민생 발전에 집중할 것을 계속 촉구했다'고 밝혔습니다."
후 주석의 발언은 중국 역시 북한의 위성 발사가 장거리 미사일 실험이며,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를 위반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러면 러시아의 입장은 어떨까요?
이명박 대통령은 핵안보정상회의에 참가한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북한 장거리 미사일에 대한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북한이 인공위성이라고 하는 광명성 3호를 미사일 발사라고 일축했습니다.
이와 관련한 한국 언론의 보도를 들으시겠습니다.
<녹취: KBS>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북한 주민을 먼저 먹여 살려야 한다며 북한이 언제까지나 국제사회 원조에 기대어 살아갈 수는 없다. 북한도 변해야 경제발전을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보다는 한 수 더 강경한 입장입니다. 사회주의 원조국이던 러시아도 핵과 미사일 등을 감축하면서까지 경제발전을 하고 있는데, 작은 북한이 그처럼 모험을 하고 있는데 대해 보기가 딱하다는 반응입니다.
한국은 이번 핵안보정상회의를 통해 북한 장거리 로켓발사를 반대하는 국제적인 우군을 많이 얻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북한매체는 서울에서 진행된 핵안보정상회의에 후진타오 중국 주석과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참가한 사실조차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해외언론은 "북한이 6자회담 참가국 중 유일하게 회의에 빠졌지만, 주인공이 되었다"고 촌평했습니다.
2. 김 씨 일가는 우물 안에 ‘절세위인’
다음 주제입니다. 북한 중앙텔레비전이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사망 100일을 맞아 재중, 페루 등 해외 인사들이 ‘절세의 위인’ 찬양에 나섰다고 보도했습니다.
<녹취: 북한 중앙TV> “재중 조선인들은 절세의 애국자이시며 위대한 선군혁명가이신 경애하는 김정일 장군님을 흠모하여….”
북한 텔레비전은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에 대해서도 ‘백두산 위인’ ‘절세의 애국자’라는 말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이는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 세습을 정당성 하기 위한 수순인데요,
오히려 북한 매체는 세계적으로 진짜 이름난 사람들을 소개하는 데는 참 인색합니다. 얼마 전 세계은행(WORLD BANK) 총재 후보에 한국계 미국인인 김용 다트머스 대학 총장이 내정됐지만 북한매체는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김용 총장 내정 사실과 세계은행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김용 총장을 내정하는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입니다.
<녹취: 오바마 대통령> “김용 박사만한 적임자가 없습니다. 지금은 개발 전문가가 세계에서 가장 큰 개발 기구를 이끌어야 할 때입니다”
다섯 살 때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간 김용 총장은 20여 년간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교수로 지내다가 2009년에는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아이비리그, 즉 미국에서 손꼽히는 명문대학인 다트머스대학 총장에 올랐습니다.
특히 지난 2004년에는 세계보건기구 WHO의 에이즈 국장을 맡아 아프리카와 남미 등지에서 국제적 명성을 쌓았습니다.
김용 총장이 맡게 될 세계은행은 한해에 600억 달러씩 개발도상국에 지원하는 세계적인 은행입니다. 1946년 6월에 발족한 세계은행은 주로 개발도상국들의 산업화를 위해 돈을 빌려주고 있습니다.
북한도 세계은행이나, 국제통화기금(IMF) 같은 곳에서 개발 원조를 받고 싶어 합니다. 세계적으로 유엔,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 이렇게 3개의 큰 대표적인 기관이 있는데, 벌써 한국인이 2명씩이나 차지해 위상을 빛내고 있습니다.
북한 매체들이 “불세출의 위인, 절세의 위인”이라는 찬양 수사를 너무 많이 사용해 북한 주민들은 김 부자 집안이 세상에서 진짜 제일 위대한 줄 압니다. 하지만 중국만 나와도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에 대한 말만 해도 콧방귀를 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김씨 일가가 위대하다는 말은 북한 안에서나 통하는 말이고, 밖에 나오면 김씨 일가를 ‘김씨 왕조’, “핵무기로 국제사회를 우롱하는 독재자”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적어도 세계가 공인하는 사람이라야 진짜 위인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3. 북, 미국이 이란 핵시설 공격을 주도한다?
다음 주제입니다. 북한이 현재 도마 위에 오른 이란 핵시설 공격에 대해 논평하면서 “미국이 이란 공격을 면밀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노동신문 27일자는 “재미난 골에 범 난다”는 제목의 글에서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공격할 경우, 미국은 또 전쟁의 수렁에 빠지게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북한의 논평과는 달리 현재 이란 핵시설을 공격하겠다는 주체는 이스라엘입니다. 얼마 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 오바마 대통령과 만나 지하시설에 구축된 이란 핵시설을 폭격하기 위해 최신형 벙커버스터 폭탄과 공중 급유기를 요청했습니다.
벙커버스터(bunkerbuster)란 콩크리트와 같은 단단한 구조물이나 지하시설에 숨겨 놓은 목표물을 정밀 타격할 목적으로 제조된 폭탄입니다. 이스라엘이 미국에 요청한 벙커버스터는 ‘빅 블루’라는 별명을 가진 폭탄인데요, 길이는 6.25m에, 무게는 13.6톤입니다. 2.4톤의 폭발물질을 탑재하고 콘크리트 깊이 65m까지 뚫고 들어가 터지는 최신 무기입니다.
하지만, 이란 공격시간을 놓고 미국과 이스라엘은 의견이 엇갈립니다. 외신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올해 안에 이란을 공격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면 이스라엘에 벙커버스터와 공중급유기를 제공하겠다”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올해 11월 선거를 앞두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이 새로운 전쟁을 개시하기를 원치 않고 있다는 소립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이란 핵시설이 완전히 지하로 들어가면 너무 늦다”며 즉각적인 공격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란의 핵문제 해결 방식에 있어서도 미국과 이스라엘은 분명한 인식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란이 핵무장을 하면 이스라엘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맞습니다. 이란이 핵개발에 성공하면 주변 국가들인 사우디아라비아, 토이기(터키), 이집트 등이 경쟁적으로 핵무장을 하는 이른바 핵 도미노 효과가 도래하기 때문입니다.
한편, 미국은 비군사적인 방법으로 이란을 설득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제재를 통해서는 이란을 압박할 수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왜냐면 지난 10년 동안 이란을 제재해왔지만, 오히려 지금은 핵보유 단계에 들어갔다는 것입니다.
북한 매체는 이란의 핵무장으로 인해 주변 국가들에 주는 영향은 눈감아 두고, 미국이 이란 공격을 면밀히 준비하고 있다는 등 사실과 다른 애기를 하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