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언론의 겉과 속] ‘광명성 3호’ 진짜 실용위성 맞아?

0:00 / 0:00
kwangmyung_third_200
"北미사일 발사 최종단계…연료 주입하면 발사" 사진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대에 설치된 로켓(교도통신 촬영) (사진-연합뉴스 제공/YNA)

한 주간 북한 선전매체의 보도내용을 뒤집어 보는 ‘북한 언론의 겉과 속’ 시간입니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장거리 미사일 시험이라고 의심하자, 북한은 ‘광명성 3호’를 외국 기자들에게 공개하면서까지 투명성을 애써 증명해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광명성 3호를 본 한 외국의 위성전문가가 북한의 위성이 가짜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다가오는 김일성 전 주석 생일 100주년 행사를 성대하게 준비하고 있어 여기에 소요되는 행사 자금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중국에 나선 특구 개발 등 특혜를 주고 받은 돈으로 태양절 행사에 쏟아 붓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일고 있습니다.

이상 북한 매체의 보도 내용을 가지고 알아보겠습니다.

지난 8일 북한이 미국과 일본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위성전문가와 기자들을 초청하고,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에 있는 ‘광명성 3호’ 위성과 장거리 운반 로켓을 공개했습니다.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광명성 3호’ 발사장이 공개된 경위에 대해 서해위성발사장 장명진총책임자(46살)는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관대한 조치”라고 전하고, “광명성 3호는 궤도진입 후 김일성장군의 노래와 김정일장군의 노래를 전송하며 최소한 2년 동안 필요한 위성자료들을 전송하게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광명성 3호를 돌아본 미국의 한 위성전문가는 북한 위성이 조악하고, 관리가 허술해 진짜 위성인지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광명성 3호’를 면밀히 관찰한 미국의 위성전문가인 제임스 오버그 박사는 미국 텔레비전 방송국인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인공위성이라면 먼지가 묻는 것을 피하기 위해 클린룸, 즉 깨끗한 방에 보관해야 하고 발사를 하려면 이미 로켓에 장착돼 있어야 하는데 광명성 3호는 어떤 기준도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기자들을 인공위성이 있는 방으로 들여보낼 때 함께 들어가 위성을 손으로 직접 만졌다는 오버그씨는 “인공위성은 손을 대는 것만으로도 우주에서 과열현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사람의 접촉이나 호흡으로부터 완벽하게 차단돼야 하지만, 북한의 위성은 전혀 보호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또 “인공위성의 부스터 부분이 너무 커 통상적인 위성 형태와 달랐다”며 “(북한 측에) 위성이 가짜가 아닌지 계속 물어봤다”고 전했습니다.

요즘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를 놓고 논란이 많은 것은 북한이 주장하는 위성이 진짜인지 입증할만한 증거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북한이 주장하는 위성은 어떤 위성일까요?

북한이 공개한 '광명성 3호'의 무게는 100kg, 수명은 2년, 용도는 지구관측위성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외국의 우주 전문가들은 북한의 위성제작기술이 어느 정도인지, 과거 경력으로 봐서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선 북한이 위성을 소형화 할 수 있는 기술이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10일 일본 아사히신문은 마토가와 야스노리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 명예교수가 '광명성 3호'의 무게가 100㎏ 밖에 안 된다는 점을 거론하며 “이 위성으로 할 수 있는 관측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야스노리 교수의 주장은 무게 100kg짜리 위성에 고도의 센서를 탑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북한이 카메라로 지구 사진을 1장 정도 찍어 지상에 보낸 뒤 실험 성공이라고 대대적으로 공표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광명성 1호와 2호를 쏠 때 전혀 공개하지 않던 북한이 3호를 공개하는 걸 봐서는 발사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는가 봅니다.

그러면 과거 북한의 인공위성 제작기술은 어떻습니까?

북한은 과거 두 차례에 거쳐 인공위성을 발사해 성공했다고 하지만, 확인된 게 없습니다. 북한이 1998년에 발사했다는 ‘광명성 1호’ 모조품을 지금도 평양에 있는 3대혁명전시관에 진열해놓고 있습니다.

이것이 성공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북한과 외부 세계의 평가가 엇갈립니다. 북한은 당시 광명성 1호가 궤도진입에 성공해 27MHz의 단파 모스 부호를 송신했다고 하는데, 전 세계의 아마추어 무선사들이 이 신호를 수신했다는 보고가 없습니다.

구소련의 최초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는 2개의 주파수 송수신기를 탑재하고 우주에 올라가자마자 주파수를 송신해, 전 세계 아마추어 무선사들이 신호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북한만이 광명성 1호와 2호에서 김일성, 김정일 장군의 노래가 송출된다고 선전했습니다.

인공위성은 하늘에 대고 쏘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위치에 정확히 배치하는 것도 어려운 기술입니다. 왜냐면 위성이 지구 궤도에 진입하지 못하면 중력에 의해 추락할 수 있고, 또 궤도에 진입했다고 해도 날개가 벗겨지지 않으면 우주상공에 쓰레기로 남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 ‘태양절’ 우상화 비용 어디서 나오나?

다음 주제입니다. 북한이 김일성 전 주석 생일 100주년 행사를 성대하게 준비하고 있어 여기에 소요되는 행사 자금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이제 오는 4월 15일 태양절에는 “어느 지방이 상품 가지수를 더 많이 공급하는지 두고 보자”는 식으로 북한 당국이 각 지방별로 충성경쟁을 시키고 있다고 대북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북한 당국이 2월 16일을 크게 쇠고, 또 4월 15일도 더 크게 쇠겠다고 벼루는 것을 보면 나라의 주머니가 텅 빈 것 같지는 않습니다. 북한이 강성대국 진입을 선포하는 4월 15일에 대규모 열병식과 불꽃놀이 등을 벌일 수 있게 탄알, 즉 현금을 단단히 쌓아두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그러면 북한이 이러한 정치행사 자금을 어디에서 났을까요?

이런 가운데, 북한이 중국에 나선 개발 등 특혜를 주고 받은 돈으로 태양절 행사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중국이 라선 특구 내에 비행장과 화력발전소를 건설해주고, 나선 특구를 공동 개발하는 대가로 미화 3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얼마 전 보도했습니다.

<녹취: 연합뉴스> “중국이 북한 라선특구의 4, 5, 6호 부두 건설권과 50년 사용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은 라선특구에 비행장과 화력 발전소를 지어주고 중국 지린(吉林)성 투먼(圖們)에서 라선특구까지 55㎞ 구간의 철도 건설을 해주기로 했습니다.”

현재 북한에는 외국에 팔 수 있는 물건이 거의 없습니다. 과거에는 미사일이나, 마약, 위조지폐를 밀수출해 돈을 벌었지만, 지금은 국제사회의 감시 때문에 팔 수 없습니다. 석탄이나 함경북도 무산에 있는 광석을 팔아봐야 돈이 안 됩니다.

그런데 요즘 중국과 경제협력을 해서 북한의 숨통이 좀 틔었습니다. 북한이 가장 크게 기대고 있는 나라는 중국입니다. 중국이 나진항을 잇는 경제벨트, 즉 중국 동북 3성에서 동해바다로 뻗어나가는 나선개발에 관심을 돌리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한 한국 언론의 보도입니다.

<녹취; KBS> “중국 동북지방에서 나온 물류를 차로 한 시간 거리인 북한 라진항에서 동해를 거쳐 중국의 남방 지역으로 보내집니다. 중국은 동북 3성의 두만강 하류가 북한과 러시아에 가로막혀 엄청난 물류비용을 내면서 다롄항과 단둥항을 이용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라진항 3개 부두 사용권을 장기간 획득하면서 동해로 나갈 수 있는 출로를 확보하게 됐습니다”

중국이 나진 항구를 50년 동안 장기 임대했다는 것은 사실상 항구 주권이 중국측에 넘어갔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경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습니다. 나진항 3개 부두를 50년 동안 차지하게 되면서 중국은 동해로 진출할 수 있는 통로를 갖게 됩니다. 단돈 30억 달러로 경제적 이익은 물론, 북한에 장기 상주할 수 있는 명분을 얻은 셈입니다.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 북한의 경제개발 방법도 달라졌는데요,

이전에는 중국인들이나, 러시아인들에게 나선에 나와 장사를 허용하는 정도에 그쳤지만, 김정은 시대에 들어서는 항구를 50년 이상, 임대해주는가 하면 무산광산을 50년 동안 채굴하게 하는 일련의 장기임대 방식이 도입되고 있습니다.

중국이 과거 영국과 맺었던 식민지적 조차 방식이 북한에도 도입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북한은 광석이나 석탄 등 1차 원자재를 팔다 고갈 되자, 이제는 땅을 장기간 빌려주고 그 대가를 받는 이른바 땅 장사를 하고 있다는 소립니다.

북한이 이번에 위성발사를 하는데 돈을 쓰고 또, 태양절 행사를 하는데 돈을 쓰면 주민들의 생활은 형편없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하고 핵실험을 하면 북한에게도 이로울 게 하나도 없습니다. 일단 북한이 위성 발사를 강행하면 국제사회의 신뢰를 잃게 됩니다. 미국은 24만 톤의 영양지원도 하지 않을 것이고, 또 우방인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이나 러시아의 메드베데프 대통령도 “민생부터 챙기라”고 북한 정부에 충고한 만큼 지원이 순조롭지는 않을 것입니다.

오늘 한국 외환시장에서 원 달러 환율이 1달러당 1140원을 기록했습니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실험까지 이어서 한다는 설이 나돌면서 북한 리스크, 즉 위험이 커지자, 남한에 투자했던 외국의 투자자들이 돈을 빼가기 때문입니다.

원 달러 환율이 계속 오르게 되면 현재 남한에서 북한으로 송금하는 탈북자들의 돈도 그만큼 줄어들게 됩니다. 장거리 로켓을 쏘면서 막대한 외화를 탕진하고, 유엔제재를 받게 되고, 태양절 행사하면서 달러를 쓰는, 이것이 바로 북한의 현주소입니다.

결국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는 북한 경제에 타격을 주게 되고 올 봄 춘궁기를 맞아 가뜩이나 배가 고픈 북한 주민들의 허리띠를 다시 한 번 조이게 만들 것입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