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언론의 이모저모를 살펴보는 북한 언론의 겉과 속 진행에 최민석입니다.
10년간의 끈질긴 추적 끝에 미국이 9.11테러의 주범 오사마 빈 라덴을 찾아내 사살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2일 새벽에 국제테러 조직 알카에다의 지도자 빈 라덴이 사살된 소식이 전 세계를 달구고 있지만, 유독 한 곳만은 잠잠한데요, 북한 언론매체는 아직까지 아무런 보도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시간에는 북한 언론 매체가 전하지 않는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 과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5월 2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소식을 전 세계에 공개했습니다.
<녹취: 오바마 대통령 육성> "저는 오늘 미국인들과 세계에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에 대한 사살 작전을 수행했다고 알려드립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긴급 발표를 통해 미군의 특수부대가 몇 달간의 추적 끝에 오사마 빈 라덴의 은신처를 찾아냈고, 자신이 직접 이번 작전을 지시했다고 인정했습니다.
이로서 9.11 테러 사건으로 시작됐던 '테러와의 전쟁'은 일단락 짓게 됐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빈 라덴의 사살 작전에 대해 '정의의 실현'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 빈 라덴의 죽음이 왜 '정의의 실현'이 될까요,
오사마 빈 라덴은 9.11테러를 조직 지휘한 주모자로 알려졌습니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아시겠지만, 9.11 테러는 2001년 9월 11일 항공기 4대를 납치한 테러분자들이 미국 뉴욕에 있는 110층짜리 세계무역센터(WTC) 두개 건물과 워싱턴 D.C에 있는 미국방부 펜타곤을 공격한 사건입니다.
이와 관련한 한국 언론의 보도입니다.
<녹취: KBS보도> "2001년 9월 11일 아침 9시경. 평온했던 뉴욕의 110층짜리 세계무역센터 건물로 항공기 한 대가 돌진합니다. 이윽고 20분이 지나 또 다른 한대의 비행기도 남쪽에 있는 건물로 돌진합니다"
당시 무역센터를 들이 받은 비행기들은 미국 보스턴에서 이륙한 미국 항공기들로, 비행기는 뜨자마자 테러분자들에게 납치됐습니다. 항공기의 습격을 받은 쌍둥이 건물은 화염을 내뿜다가 각각 50분, 1시간 30분 만에 완전히 붕괴됩니다.
이날 테러로 민간인 수천 명이 희생됐습니다. 비행기 4대에 타고 있던 승객266명이 전원 사망했고,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사망. 실종된 사람은 125명, 세계무역센터에서 사망. 실종된 사람은 3천명에 달했습니다.
이 사건은 미국의 CNN 방송을 타고 전 세계로 방영됐습니다. 당시 불붙는 무역센터 건물에서 탈출하기 위해 수백 미터 아래로 뛰어내리는 사람들의 모습은 보는 사람들의 가슴을 재로 만들었습니다.
미화 11억 달러짜리 무역센터 두개 건물이 한 순간에 붕괴됐습니다. 미국은 테러응징을 위해 비상자금 400억 달러를 긴급 지출했고, 9.11테러 재난구조 비용으로 100억 달러가 넘는 돈을 썼습니다.
그만큼 9.11테러는 세계 초강대국 미국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습니다. 당시 상황을 북한 중앙텔레비전도 '국제소식' 시간에 상세히 전했습니다.
이 무시무시한 사건의 주범은 누구일까요,
부시 미국 대통령은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이 사건을 "미국에 대한 명백한 테러공격"으로 규정했습니다. 그리고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녹취: 조지 부시 육성/ 9.21대국민 연설>"세계 모든 국가는 우리 편인지 테러범들 편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9월 15일에는 대테러 작전을 '무한 정의의 작전'으로 명명하고 오사마 빈 라덴 소탕작전에 돌입했습니다. 그의 현상금으로 미화 2천5백만 달러, 그 다음에는 5천만 달러를 내걸기도 했습니다.
빈 라덴도 이 테러 사건의 주범으로 자처했습니다.
<녹취: 오사마 빈 라덴> "비행기 연료의 화염이 철골 구조를 녹일 것이고, 비행기가 충돌한 곳과 그 위는 붕괴될 것입니다."
이 같은 발언은 빈 라덴이 오래전부터 미국에 대한 공격을 치밀하게 준비해왔음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 됐습니다.
그러면 빈 라덴은 누구일까,
빈 라덴은 1957년 사우디 아리비아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건설업을 하던 아버지가 죽자, 그는 미화 3억 달러를 물려받아 돈 걱정을 몰랐습니다. 그러던 그는 대학과정을 거치면서 극단적인 이슬람 근본주의 종교사상에 물젖습니다.
그가 테러를 감행하게 된 근본 원인은 가난을 탈피하기 위한 것도 아니고, 미국에 특별한 원한이 있기 때문도 아닙니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이슬람교도와 대립되는 모든 이념과 외세를 악으로 간주합니다. 즉 알라신이 명시해준 율법을 실천할 것을 주창하는 종교 집단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 이들은 자신의 몸을 희생하는 것으로, 신 앞에 다진 맹세를 지킨다고 간주하는 종교집단으로, 극단적인 자살도 선택합니다. 그래서 이들이 있는 세계 곳곳에서는 자살테러, 육탄 테러가 많이 발생합니다.
빈 라덴은1990년대 초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면서 미국이 만전쟁(걸프전쟁)에 개입하자, 미군을 반대해 지하드((Jihad), 즉 성전을 개시합니다.
성전은 '거룩한 사명을 띤 전쟁', '종교적 이념에 의해 수행되는 전쟁'이라는 뜻으로, 북한이 쩍하면 외치는 '보복성전', '핵성전', '반미성전'과 비슷한 구호입니다. 빈 라덴은 자신이 만든 테러 조직 알 카에다를 동원해 미국을 상대로 테러를 감행하기 시작합니다.
이와 관련한 한국 언론의 보도입니다.
<녹취: KBS보도> "1993년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폭탄 테러, 1998년 케냐와 탄자니아의 미 대사관 폭파 사건, 2000년 미 전함 폭탄 공격 등의 배후에는 항상 빈 라덴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연쇄 테러의 정점은 2001년 벌어진 9.11 사태였습니다.
<녹취: 오사마 빈 라덴 (2001년 10월 7일)> "신에 맹세코, 미국은 이슬람이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기 전엔 다시는 안정을 맛보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빈 라덴이 말한 '성전'이란 죄 없는 민간인 수천 명을 학살한 것이었습니다. 9.11 테러 발생 이후 미국은 '대테러 전쟁'에서 많은 돈과 희생을 냈습니다.
미군은 전쟁의 목표로 삼았던 빈 라덴을 잡는 데는 빈번히 실패했습니다. 첨단 무기로 무장한 미군이 지상과 공중을 제패했지만, 빈 라덴이 숨어 있는 아프간, 파키스탄 국경 지역은 수천 년 전 만들어진 동굴과 지하수로가 미로처럼 얽혀 있어 천연 요새나 다름없었습니다.
오사마 빈 라덴은 야밤에 몰래 움직이거나, 손전화나 무전기 같은 전자 장비를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정찰위성이나 도청이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빈 라덴은 이런 원시적인 방법으로 첨단장비를 앞세운 미국을 괴롭혔습니다.
부시 대통령에서 시작된 '무한 정의의 전쟁'은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된 오바마 대통령에게로 이어졌습니다. 결국 오마바 대통령은 '속전속결'이라는 새로운 전략을 짭니다. 빈 라덴의 은신처를 알아내어 소탕할 것을 미군 특수부대에 명령합니다.
이와 관련한 한국 언론의 보도입니다.
<녹취: KBS 보도> "빈라덴의 은신처는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100킬로미터가 떨어진 아보타바드라는 곳이었습니다. 전형적인 주택 밀집지역으로, 빈 라덴이 숨어있던 곳은 3층짜리 저택이었습니다."
작전은 현지시간으로 2일 새벽 1시 15분쯤 기습적으로 단행됐습니다. 헬기 두 대를 앞세운 24명의 미군 특수부대원들이 전격 투입됐습니다. 빈 라덴측이 저항했지만 빈 라덴이 최후를 맞기까지는 40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빈 라덴은 이 과정에 자기 부인으로 보이는 여성 한 명을 인간방패로 삼았다가 목숨을 잃는 비열함도 보였습니다.
그러면 북한이 왜 오사마 빈 라덴 소식을 전하지 않을까요.
북한은 9.11테러에 대해 중앙텔레비전 '국제소식' 시간에 상세히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9.11테러가 조작되었다고 진상을 왜곡했습니다.
3년 전에 평양을 떠나온 한 탈북자는 "텔레비전에서 9.11테러 장면을 반복해서 내보내 웬만한 사람들은 빈 라덴이 누군지 다 안다"면서 "미국이 공격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통쾌함을 느낀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9.11테러는 미국의 조작이라는 책도 보았다"고 말했습니다.
2000년 중반에 출판된 "반테러전의 흑막"이라는 책인데요, 이 책에서 북한은 "미국이 아랍 국가들을 침략하기 위해 9.11테러를 조작하고 빈 라덴을 체포하는 놀음을 벌이고 있다"고 서술했습니다.
미국이 9.11테러를 조작한 이유에 대해서는 부시 대통령이 재선을 하기 위한 전술이라고 왜곡하기도 했습니다.
북한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도 지난해 11월 "빈 라덴을 체포하거나 죽이면 미국의 반테러전 구실과 명분이 상실되기 때문에 빈 라덴 체포는 연막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아직까지 오사마 빈 라덴 사살을 보도하지 않는 이유는 자신들이 왜곡했던 9.11테러의 진상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또 특출한 반미 분자였던 오사마 빈 라덴의 사망이 반갑지 만은 않는 듯 합니다.
10년 넘게 세상을 뒤져서라도 끝까지 응징하는 미국의 끈질긴 응징력. 온갖 테러를 일삼는 북한의 지도부에 시사 하는 바도 클 것이라고 세계는 주목하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최민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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