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언론의 겉과 속] 북, 100만 명 기아상태인데 ‘어린이는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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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의 지상낙원"이라고 북한 당국이 선전하지만 실제론 어린이들이 각종 군사훈련과 중노동에 동원되는 실태를 고발한 책 '왕이라 불리는 아이들'.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 선전매체의 한 주간 동향을 뒤집어 보는 북한 언론의 겉과 속 시간입니다. 빈약한 김정은 체제의 결속을 위해 북한이 10대의 어린 소년단원들을 평양에 불러다 놓고 큰 대회를 연다고 합니다.

북한 중앙텔레비전은 소년단대회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세상에 어린이를 나라의 왕으로 떠받드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고 치켜세웠습니다. 하지만, 유엔아동기금은 “북한 어린이 100만 명 이상이 영양실조에 걸렸다”며 국제사회에 긴급 구조를 요청했습니다.

최근 한국의 통합진보당이 부정선거 문제로 내부 분열 사태를 맞고 있는 가운데, 북한 대남선전매체가 그 혼란의 책임이 미국에 있다고 슬쩍 돌리고 있습니다. 통합진보당 분열사태 진실, 이어지는 순서에서 알아봅니다.

첫 번째 주제입니다.

22일 조선중앙 텔레비전은 오는 6월 3일부터 소년단 창립대회가 평양에서 열린다면서 어린이를 나라의 왕이라고 치켜세웠습니다.

[녹취: 북한중앙TV] “사회자: 조국의 미래인 소년단원들에게 아낌없는 축복을 보내고 있지 않습니까?

북한 간부: 위대한 수령님과 경애하는 장군님께서는 아이들에게 모든 이세상 모든 것을 다 마련해주시고….”

이 북한 간부는 “이번 대회를 통해 300만 명의 소년단원들이 김정은 1비서를 보위하는 총폭탄으로 준비하게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중앙 TV도 주장했지만, 현재 취약한 김정은 체제를 다지기 위해 북한 지도부는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소년단 대회에 이어 청년동맹 대회, 직업동맹 대회 등이 예고되어 있습니다.

10대는 인간에게 있어 세계관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 중요한 시기에 10대의 어린 학생들에게 김일성, 김정일에 이어 김정은도 ‘어린이들을 가장 사랑하는 어버이’로 만들어 충성을 받아내겠다는 소립니다.

북한 텔레비전은 어린이를 왕이라고 치켜세우지만, 사실 외부에서 보면 북한 어린이는 세상에서 아주 못 먹고, 굶주려 발육이 제대로 안되어 동정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유니세프, 즉 ‘유엔아동기금(UNICEF)’은 얼마 전 북한 어린이 약 100만 명이 영양실조에 걸린 상태라고 발표했습니다.

한국 언론의 보도입니다.

<녹취: YTN> “피부 질환이 얼굴 전체에 퍼졌습니다. 고통 때문에 울 힘조차 없어 보입니다. 영양실조로 입원한 북한 어린이들입니다. 북한에서 영양장애를 겪고 있는 6살 미만 어린이는 전체 240만 명의 절반에 가까운 100만여 명. 올해 초 유니세프, 유엔아동기금의 조사결과 입니다.”(2012년 5월 5일 방송분)

전 세계 144여개 가난한 나라 어린이들을 돕고 있는 유니세프는 평양을 제외한 함경남북도와 강원도, 양강도 지방의 5살 미만 아이들의 87%가 영양실조에 걸렸다고 강조했습니다.

유니세프는 학교에 가기 전 북한 남자 어린이의 키는 한국 어린이보다 4cm나 작고, 여자어린이는 3cm나 작은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북한 임신부의 영양상태도 좋지 않아 신생아 10명 가운데 1명은 조산아로 태어나고, 이 가운데 7% 는 합병증으로 숨진다고 발표했습니다.

한국 건강사회연구원이 지난 2008년 북한의 인구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북한 어린이 사망률은 한국보다 5배가량 높다고 한국 언론이 보도했는데요,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SBS> “임신·분만으로 사망하는 모성사망률은 북한이 10만 명당 77.2명으로, 남한보다 5배 이상 높게 나왔습니다. 북한의 영아사망률도 출생 1000명당 19.3명으로 남한의 3.5명보다 5배 정도 높았으며, 5세 미만 아동사망률도 역시 남한의 5배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2012년 3월12일 방송분)

이 같은 남북한 건강수준의 격차는 열악한 북한의 보건환경 때문이라고 보건사회연구원은 설명했습니다.

보건사회연구원은 또 북한의 모성사망률과 영아사망률이 15년 전보다 높아진 것으로 보아 전반적인 보건수준이 점점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어린이는 어려서 잘 먹어야 신체 발육이 잘되지만, 북한 어린이는 어려서부터 강냉이밥도 없어서 못 먹으니 어른이 되어도 키가 작습니다.

얼마 전 영국의 BBC방송도 북한 남성의 키가 한국 남성보다 3~8cm 더 작다고 한 대학교수의 연구 자료를 보도했습니다. 성균관대 다니엘 쉬베켄디엑 교수는 한국 남성과 탈북 남성의 평균 키를 비교한 결과 북한남성의 키가 3~8cm 더 작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나이가 어릴수록 남북한 신장 차이가 훨씬 두드러졌다고 밝혔습니다.

이 교수는 수백 년간 단일민족으로 살아온 남북 간의 신장차이가 나는 것은 유전 때문만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8.15해방 후 분단된 남북 두 제도의 차이가 만든 인위적인 차이라는 소립니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사람은 어려서부터 충분한 단백질과 비타민을 섭취해야 건강한 신체를 갖출 수 있고, 또 나라도 건강해집니다.

북한에서 어린이 영양실조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올해는 북한 당국이 안 부려도 될 고집을 부리면서 외부지원이 끊겨 더해지고 있습니다.

바로 4월13일에 발사된 장거리 로켓 발사인데요. 장거리 로켓 발사가 실패하는 바람에 미국에서 받기로 했던 영양식품 24만 톤도 못 받고 하늘로 다 날려 보냈습니다.

지금도 북한의 어느 거리 뒷골목에는 피골이 상접해 쓰레기통을 뒤지는 어린이들이 있을 겁니다. 그러나, 최고 지도자가 이들을 찾아 위로나 걱정을 했다는 애기는 없습니다. 이렇게 불쌍하게 자라는 애들을 두고 왕이라고 타령하는 것은 너무 과분한 호칭이 아닐까요?

=북, 남한 통합진보당 사태에 미국이 개입?

다음 주제입니다. 지난 4월 11일 진행된 한국 국회의원 선거에서 가장 큰 화제는 야당인 통합진보당의 내부 분열입니다.

[녹취: 연합뉴스, 현장음, 통합진보당 중앙위 회의장] “고성과 욕설, 몸싸움이 난무한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는 한마디로 아수라장이었습니다. 비례대표 경선 부정의혹과 관련한 갈등을 수습하기 위해 모였지만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극심한 대립만 다시 확인했습니다.”

부정선거를 둘러싸고 소위 진보라고 자처해온 당권파와 비당권파 사이의 내부 투쟁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아직까지도 그 잡음은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 대남인터넷 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가 21일 “이번 통합진보당 사태는 철저히 미국과 보수 세력의 음모의 결과”라고 엉뚱하게 미국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우리민족끼리는 통합진보당이 과거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동맹 해체를 주장하며 미국과 보수 세력의 주타격 대상이 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통합진보당 내에서 다툼을 보면 미국과 보수 세력의 책동은 눈을 씻고 찾아보려야 볼 수 없습니다. 다만, 통합진보당 내부에서 민주주의 원칙이 무너지고, 진보의 가치가 빛이 바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통합진보당 내부 분란은 철저하게 당권파라고 불리는 계파에서 저지른 부정선거 때문에 일어났다고 한국 언론은 보도하고 있습니다.

통합진보당은 지난 2011년 12월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그리고 여러 진보를 표방하는 단체가 모여 만든 정당입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북한처럼 노동당이 혼자 독주하는 게 아니라, 당을 여러 개 만들 수 있습니다.

통합진보당은 처음에 소위 새누리당을 심판한다는 목표로 합쳐졌지만, 결국 각 당파의 이권문제 때문에 내부 모순이 폭발한 것입니다.

통합진보당 안에는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있는데, 이번 사태에서 논쟁의 대상은 당권파라고 불리는 ‘동부경기연합’이 서있습니다.

이 당권파에서 선출된 이석기, 김재연씨가 비례대표 자격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됐는데, 비당권파에서 부정선거 책임을 지고 두 사람을 사퇴하라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 당선자는 죽어도 사퇴를 못하겠다고 해서 당 내부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또, 문제의 이석기 당선자는 북한의 지령을 받는 주사파 출신이라는 배경 때문에 국민의 미움을 사고 있습니다.

이석기 당선자는 민혁당 사건으로 2002년 5월 구속돼 2년6개월 실형을 선고받았던 전례가 있습니다. 남한의 여론은 19대 국회에 북한의 조종을 받는 종북파가 입성하면 국가의 고급 비밀까지 접근할 수 있어 국가안보에 위험하게 된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런 사회적 남한 내부의 비난은 보도하지 않고, 엉뚱하게 배후에 미국이 개입되어 있다고 사실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