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 선전매체의 이모저모를 다시 보는 ‘북한언론 뒤집어보기’ 최민석입니다. 폐쇄적인 노선만을 고집하던 북한에서 요즘 ‘세계적 추세’라는 목소리가 울려나오고 있습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정영기자, 오늘 다룰 주제는 무엇입니까,
정영: 안녕하십니까, 오늘 다룰 주제입니다.
-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최근 들어 ‘세계적인 추세’를 부쩍 강조하고 있습니다. 조선중앙텔레비전은 5일 김 1비서가 평양항공역, 즉 순안비행장을 찾아 말했다고 하는데요, 과연 김 1비서가 추구하는 ‘세계적 추세’가 현재 세계적 수준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 북한 조선중앙텔레비전에 서구음악과 미국의 미키마우스가 등장했습니다. 이상 북한 주민들이 스쳐 지나쳤을 수도 있는 보도내용을 다시 뒤집어 보겠습니다.
김정은, “순안비행장 세계 항공역처럼 꾸리라”
최민석: 정영기자, 최근 김정은 1비서가 세계적 추세라는 말을 자주 하고 있는데요, 도대체 무엇을 가지고 세계적 추세라고 하는가요?
정영: 조선중앙텔레비전은 김정은 1비서가 “평양항공역의 이용률이 높아지고 항공역이 위성도시로 되는 것이 요즘 ‘세계적 추세’라고 하면서 여러 나라의 공항에 대해 설명했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 TV>
최민석: 아니, 정영기자, 세계적으로 공항이 생긴지 이미 반세기가 넘었는데, 왜 북한이 지금에 와서 세계적 추세라고 합니까,
정영: 북한에는 국제공항이 한 곳이 있는데요, 순안비행장이라고요, 평양에서 약 50리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순안비행장이 생겨서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현지지도를 했다는 애기가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순안비행장이 있다는 사실만 알지 어떤 곳인지 잘 모릅니다.
최민석: 그럼 순안비행장에 대해서 설명을 좀 해주시죠.
정영: 앞서 말씀 드렸지만, 순안비행장은 평양시 순안구역에 있는 비행장인데요, 두 개의 활주로를 가지고 있습니다. 국제노선을 보면 1958년에 시작한 평양-모스크바, 평양-모스크바-소피아, 평양-하바롭스크, 평양-베이징 선 등 국제노선이 몇 개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민석: 이렇게 들어보니까, 미국의 웬만한 지방 항공사를 보면 게이트(비행기 탑승구)가 두 개짜리도 있거든요. 아까 말씀하신 대로라면 국제노선도 몇 개 안 되는 것 같은데, 순안비행장 규모가 아주 작네요.
정영: 저도 한국의 인천공항을 가보았는데, 게이트 만해도 30여개가 넘는 것 같습니다.
최민석: 그러니까 순안비행장이 얼마나 큰지 대충 감을 잡을 수 있겠습니다. 정영기자, 김정은 1비서가 젊어서 그런지 비행기에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요, 그런데 그의 아버지는 주로 열차를 사용하지 않았습니까,
정영: 그래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따라다니는 별명이 있었지요,
최민석: 무엇인가요?
정영: 고소공포증, 그러니까, 높은 데 올라가면 공포를 느낀다.
최민석: 아, 나도 기억납니다.
정영: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965년에 아버지 김일성 주석과 함께 인도네시아를 갈 때 비행기를 이용했고, 그 이후에 외국을 방문할 때는 거의 열차를 이용했습니다.
최민석: 열차로 순방을 했다면 방문한 나라가 굉장히 제한되어 있을 텐데요.
정영: 러시아와 중국, 인도네시아 등 세 나라를 방문했습니다.
최민석: 김정은 1비서가 세계적 추세를 강조하면서 “기내식사 질을 높여라, 여객 승무원들의 복장을 바꿔주라”고 지시했다는 데요. 이게 무슨 소립니까,
정영: 아무래도 세계적 추세를 강조하는 차원에서 나온 것인데요, 비행기 내에서 먹는 식사 질을 높여라, 그리고 여객승무원들의 복장을 바꾸라고 했는데요, 미국방문객들이나 중국 방문객들이 고려항공기, 즉 북한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하면서 기내에서 밥을 먹었는데, 질이 한심해서 논란이 많았습니다.
최민석: 그러면 어느 정도 열악했길래 논란이 많습니까,
정영: 비행기 안에서 햄버거를 주는데, 빵 가운데를 자르고, 거기에 상추 한 장 놓고, 고기를 얇게 썰어서 구워서 넣은 것을 주는가 봅니다. 그래서 이 사진이 공개되면서 시비가 많았습니다.
최민석 그러니까, 상추 한 장 놓고 거기에 얇은 고기 한 개를 놓고 그걸 기내식으로 먹으라고 하는 셈이군요.
정영: 이 햄버거 사진이 세계적 동영상 사이트 유트뷰에 올라가면서 논란이 많았는데, 김정은 1비서도 유트브를 보면서 고려항공기 기내 식사질이 한심한 걸 알고 지적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알겠습니다.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브릿지 멘트: 여러분께서는 지금 북한 언론 뒤집어보기를 듣고 계십니다>
북, 미국의 문화상품 ‘미키마우스’ 무단 사용
최민석: 다음 주제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은의 세계적 추세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이어지는 주제는 무엇입니까,
정영: 예, 북한 조선중앙텔레비전에 외국음악과 미국 만화의 캐릭터, 동물인형인 미키마우스가 등장했는데요,
최민석: 미국의 미키마우스가 등장했다고요? 특이한데요.
정영: 북한 무대에 미국의 미키마우스가 오르기는 처음인데요, 김정은 1비서가 모란봉 악단 공연을 보는 자리에 나왔습니다.
<녹취: 북한 중앙TV> “김정은 동지께서는 새 세기의 요구에 맞게 모란봉악단을 꾸려주시고,…”
최민석: 정영기자, 모란봉악단 공연에 미키마우스도 나오고, 갖가지 동물모양의 인형도 나왔다고 하는데요, 모란봉 악단은 도대체 어떤 악단입니까,
정영: 지금까지 북한에 존재했던 악단 중에서 아주 세련되고, 현대적 추세를 따르는 악단으로 판단되는데요, 우선 모란봉 악단의 특징을 볼까요?
최민석: 예, 그러지요.
정영: 악단의 규모가 아주 작습니다. 연주자 10여명, 가수 한 10여명 정도로 이루어진 악단인데요,
최민석: 그러면 흔하게 작은 오케스트라나 빅 밴드 정도로 보면 되겠네요.
정영: 한국으로 말하면 소녀시대처럼 5~10명의 가수가 나와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악단으로 보이는데요, 북한에는 조선인민군 공훈합창단, 은하수악단도 수백 명이 넘습니다.
최민석: 저도 또 유명한 악단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데요, 보 뭐라고 하던가?
정영: 보천보전자악단이요. 보천보전자악단이 모란봉악단과 비슷한데요, 가수가 한 6명 정도 됐고, 악기를 다루는 사람들이 10명 정도 됐습니다. 그것처럼 모란봉 악단도 김정은 시대의 ‘보천보전자악단’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다음 모란봉 악단의 특징을 보면 외국노래가 등장합니다.
<녹취: 북한 중앙TV> “외국곡들인 경음악 챠르다쉬, 싸바의 여왕, 별의 세레나데….”
최민석: 이건 영화음악으로도 유명합니다.
정영: 그렇습니까, 그런데 미국의 미키마우스가 등장했기 때문에 외부에서도 관심이 높습니다. 최민석기자, 미키마우스에 대해 좀 알고 계세요?
최민석: 좀 알고 있는데요, 1928년 월트 디즈니라는 사람이 만들었는데, 지금은 미국사람들로부터 가장 사랑 받는, 만화 캐릭터. 미국의 아이콘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정영: 북한의 어린이들이 미키마우스 옷을 입은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었는데요, 아마 북한 청취자 여러분들도 이 공연을 보면서 깜찍하게 곰처럼 생긴 인형에 귀가 큰 쥐를 보면 아, 이게 미키마우스로구나 하고 생각하실 겁니다.
최민석: 궁금한 점이 있는데요, 이거 미키마우스는 미국의 것 아닙니까, 한 나라의 지적 재산으로 등록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지적재산권은 허가 없이 사용하지 못하게 되어 있거든요. 이게 세계적인 추세이지요(웃음), 그런데 북한이 미키마우스를 쓰고 싶다고 허가를 받았습니까,
정영: 그건 아무래도 전문가들이 잘 알 텐데요. 미키마우스 인형을 쓰기 위해서는 미국 월트 디즈니사에 의뢰를 하고 사용 허락을 받아야 되거든요. 북한이 요즘 세계화를 추구하면서 이렇게 서구음악이나 서구 만화 캐릭터를 등장시키고 있는데, 이것도 어디까지나 다 주인이 있거든요. 이걸 사용하려면 외국과 서로 상의를 하고 이용해야 되지 않겠는가, 앞으로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최민석: 정영기자 알겠습니다. 자, 오늘은 김정은 1비서의 공항의 세계적 추세, 모란봉 악단에 등장했던 미국의 아이콘 미키마우스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음주에는 더 좋은 소식으로 기대해보겠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시간에 다시 뵙겠습니다.
최, 정: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