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 선전매체의 보도 내용을 다시 뒤집어보는 '북한언론 뒤집어보기' 최민석입니다. 요즘 북한 내륙 지방이 심각한 홍수피해를 입어 수백 명이 사망했다는 슬픈 소식이 나오고 있습니다. 홍수피해 지역 주민들이 빨리 안정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최민석: 정영기자, 오늘 다룰 소식은 어떤 내용입니까,
정영: 오늘 다룰 주제입니다.
- 오늘은 현재 평양에서 진행되고 있는 아리랑 공연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으로 마련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8월 1일 평양에서 10만명의 학생들이 참가한 아리랑 공연이 개막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올해 물난리로 수백명이 사망하고 실종된 가운데 개막된 아리랑 공연이 세계에서 진짜 '기네스북 감'이지 않냐는 비난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대집단체조 아리랑 공연에 대해 심층적으로 알아보는 시간으로 마련했습니다.
최민석: 북한이 지난 8월 1일 대집단 체조 아리랑 공연을 개막했지요? 10만명이 동원되는 아리랑이 어떤 공연인지 설명해주시죠.
정영: 북한 조선중앙텔레비전은 지난 1일 5월1일 경기장에서 개막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북한 중앙TV/: 아리랑 공연 사운드]
아리랑 공연은 2002년부터 시작해 올해까지 10년째를 맞고 있는데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해서 올해는 한다 만다 말이 있었는데요, 결국 김정은 체제 들어서는 김정은을 우상화하는 새로운 모습으로 개작되어 나오고 있습니다.
최민석: 제가 듣기로는 북한이 아리랑 공연을 올해는 그만둔다는 애기가 있었던 것 같은데요, 2015년까지 연장한다는 소리는 무엇입니까,
정영: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생전에 이런 말을 했대요, '수령님 탄생 100주년을 맞아 2012년까지만 아리랑 공연을 하겠다'고요.
최민석: 그럼 북한에서는 최고 지도자가 말을 하면 그대로 해야 되지 않습니까, 김정일 위원장이 2012년까지만 하겠다고 했으면 그대로 해야 되는데, 왜 계속 아리랑 공연을 하는가요?
정영: 작년에 평양 주민들 속에서 나온 말인데요, 북한이 아리랑 공연을 2012년까지만 하겠다고 했다가 2015년까지 연장한다고 하자, 주민들도 혼란스러워 했고, 불만이 많았습니다.
북한이 아리랑 공연을 또 하는 이유에 대해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잘 보도했는데요. 8월 1일자 조선신보는 "김일성 민족의 100년사를 긍지높이 총화한다"의 기사에서 아리랑 공연이 다시 시작된 배경에 대해, 아리랑 공연 책임 연출가인 피바다 가극단의 김금룡씨는 "김정은 1비서가 올해 아리랑 공연을 례년에 없이 성대하게 진행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다음 한다 만다 쉬쉬했던 아리랑을 결국 김 1비서가 다시 지시하면서 결국 아버지에서 아들대로 이어지는 모양샙니다.
북한이 아리랑 공연을 대를 이어 진행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목적이 있는데요, 아리랑만큼 집체주의를 함양시키는데 좋은 주제가 없기 때문 현재 제일 바람직하지요.
어린이들에게 집단주의를 발양시킨다, 주민들을 수령 주위에 뭉치게 한다, 그리고 수령우상화가 모든 종목에서 나옵니다. 이것을 통해서 김정은 우상화 작업을 벌인다 든가, 주민들이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게 묶어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민석: 아리랑 집단체조가 사람들에게 구경시킬 수 있는 볼거리로서가 아니라 여러 가지 목적이 있네요.
정영: 거기에 외화벌이 목적도 있는데요, 주민들이 공연을 관람할 때는 2007년까지만 해도 500원 정도 했고요. 외국인의 경우에는 특등석은 300유로(미화 500달러), 1등석은 150유로, 2등석은 100유로, 3등석은 80유로로 알려졌습니다.
최민석: 북한의 한 가정이 1년동안 먹고 사는데 얼마나 필요합니까,
정영: 한국 통계청이 최근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 1인당 국민 소득은 2010년에 천 달러가 조금 넘었습니다. 하지만, 북한 주민의 실질 소득은 200~300달러라는 게 탈북자들의 주장입니다.
최민석: 북한이 아리랑 공연을 기획할 때마다 느끼는 문제인데요, 이게 아동학대라는 논란이 많지 않았습니까,
정영: 아리랑 공연은 아동학대의 극치라고 할 만큼 비난을 받는데요,
최민석: 그러면 어느 정도이길래 아동학대라는 비난을 받는가요?
정영: 아리랑에 참가하는 학생들은 4~5개월동안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정신적 및 육체적 스트레스를 받는데요,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조선중앙통신/ 북한 학생]: 나는 철봉대에서 높은 기교를 요구하는 체조를 담당 수행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무섭기도 하고 훈련도 부족하여 잘 되지 않았습니다.
최민석: 학생들이 이렇게 훈련 받을 때 공부는 어떻게 합니까,
정영: 아리랑 공연에 참가하는 학생들은 공부를 하긴 하는데, 오전에 2시간 정도 참가하고, 오후에는 전문 김일성 경기장 앞이나 빈 공터에 모여서 자기가 맡은 종목을 훈련합니다. 그러면 복습을 하지 못하는 거지요.
최민석: 그러면 아리랑 공연에 참가한 학생들의 실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겠네요.
정영: 그래서 아리랑 공연은 돈이 없는 자녀들만 참가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왜냐면 간부 집 자녀들은 대체로 아리랑 공연에 빠지고 군대에 나갈 아이들, 돌격대에 나갈 아이들만 참가하기 때문에 불평등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최민석: 그러면 동원된 학생 중에는 돈이 좀 있는 집 자녀들은 빠지고, 돈이 없는 자녀들만 참가한다는 소립니까,
정영: 평양 주민들의 말을 들어보면 아리랑 공연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돈과 권세가 없는 일반 평민의 자녀들이라고 합니다. 아리랑 체조에 빠지려는 아이의 부모들은 담임선생님과 사업을 하든가, 교육 당국과 사업합니다. 아이가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빠지도록 사업합니다. 아리랑 공연에 학생이 1달 빠지는데 미화 30달러를 줘야 한다고 합니다. 대신 돈이 없는 일반 주민 자녀들은 훈련동작을 반복하면서 준비합니다.
북한이 이런 아리랑을 보고 황홀하다고 자랑하는 것은 좀 부끄럽지 않는가는 것입니다.
최민석: 돈이 없는 집 아이들은 땡볕에서 더위를 먹으며 힘들게 훈련하고 있는데, 돈이 있는 애들은 훈련에 빠지고도 충성심이 높다고 평가 받으니 너무 불공평하네요. 참 세계적인 기네스북감이네요.
<여러분께서는 지금 자유아시아방송의 북한언론 뒤집어 보기를 듣고 계십니다>
최민석: 지금 홍수피해로 북한 전역이 너무 고생하고 있습니다. 피해 규모가 얼마나 큽니까,
정영: 조선중앙통신이 상세히 보도하고 있는데요, 북한이 요즘 수해피해 소식을 외부에 대대적으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한번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조선중앙통신/ 70세 남포시 주민]: 저는 여기서 23년동안 살았는데, 물이 많아서 올라가지 못하겠더라 구요. 이렇게 비가 많이 오기는 처음입니다. 야….
조선중앙통신이 밝힌 데 따르면 지난 6월부터 7월 31일까지 169명이 사망 되고, 144명이 부상되고, 실종자도 400명이나 됩니다. 그러나 실제로 피해숫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내부 소식통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농경지가 6만 5천정보가 수해로 매몰, 유실됐다고 하는데요, 사실 홍수로 유실된 피해지역은 곡물을 건지지가 어렵다고 보이는데요, 이 지역에서는 농사가 망했다고 판단됩니다.
최민석: 그러면 곧 다가 올 식량 문제도 크겠네요. 한쪽에서는 수해피해 때문에 난리가 났는데, 전번에 김정은1비서는 수해지역은 마다하고 모란봉 음악단 공연을 봐서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평양에서 10만명의 학생들이 누가 보지도 않는 아리랑 공연에 동원되고 있네요.
차라리 아리랑 공연 보다는 수해지역 주민들을 찾아가 위문 하는 게 훨씬 낫지 않는가 생각이 됩니다.
정영기자,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정영: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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