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언론 뒤집어 보기] 북, 경제방식 “중국식 사회주의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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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언론 뒤집어보기 최민석입니다. 요즘 북한이 중국에 항구들을 개방한다, 나선지역을 국제물류 도시로 꾸린다 하면서 낙후 했던 이 지역이 요즘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정영기자, 오늘 다룰 ‘북한언론 뒤집어보기’ 주제는 무엇입니까,

정영: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를 비롯한 북한 위성매체들은 “장성택 부장이 중국을 다녀온 다음 북중간 경제협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을 외부 언론이 중국식 개혁개방이라고 평가하자, 조선신보는 “개혁개방이 아니고, 더욱이 중국식 사회주의도 아니다”고 맞받아쳤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을 비롯한 북한의 주요 매체들은 나선지방에서 일어나고 있는 북한과 중국간의 경제개발 움직임을 거의 보도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시간에는 요즘 북한의 북부지역에서 활발해지고 있는 개발 바람, 그리고 이러한 북한식 경제협력이 앞으로 한반도 통일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최민석:정영기자, 북한이 나진항의 주요 항구를 50년간 중국에 장기 임대해주고, 이번에는 청진항까지 넘긴다는 보도가 외부에서 나왔는데요, 그리고 요즘 북한이 중국과의 경제 협력이 중국식 사회주의가 아니고, 우리식이다 이렇게 말하고 있는 데 어떤 내용입니까,

정영: 지난 8월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대로 북한의 핵심 실세로 꼽히는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베이징에서 중국측과 담화를 했습니다. 장 부장이 돌아온 다음에 북한에서 이렇게 개발 바람이 불고 있는데요, 북중간에 합의한대로 하부구조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고 조선신보가 최근 시리즈(연속)보도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나선에 진출한 중국기업들은 약 110개라고 조선신보가 보도했는데요, 이 대다수 중국기업들이 항만, 도로, 전기 등 사회간접 시설이라고 하지요, 사회간접시설이란, 모든 경제활동이 벌어질 수 있는 기초건설인데요, 북한은 이렇게 중국기업들이 들어와 투자하는 것을 개혁개방이 아니다, 더욱이 중국식 사회주의가 아니다며 우리식이라고 강변하고 있습니다.

최민석:그러면 장성택 부장이 중국에 가서 어떤 내용을 합의하고 왔길래 이렇게 중국의 투자가 활기차게 벌어지고 있을까요?

정영: 장성택 부장이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 중국의 시양집단이 황해도 옹진철광에 미화 4천만 달러를 투자했다가 몽땅 날린 사건이 보도되고 있었지요. 그래서 중국기업들은 북한에 투자하면 안 된다는 움직임이 있었는데, 장 부장이 어떤 합의를 하고 돌아왔는지, 그가 돌아온 다음에 중국기업의 투자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그래서 장부장이 중국 가서 어떤 모종의 합의를 하지 않았냐고 의심하고 있는데요,

지금 외부 언론에서 보도하는 것을 보면 북한이 나선항을 30년 동안 중국이 장기임대 하게 하고, 또 청진항 3호 4호 부두도 중국기업과 함께 30년 동안 공동 관리,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중국의 북한 투자는 장기임대, 또는 높은 비율로 이익을 챙겨가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한반도 전문가들은 이러다가 북한 경제가 중국에 예속되지 않는가 우려를 합니다.

최민석: 지금 북중간 경제협력을 보면 중국이 주도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러면 북한 식은 중국식이 아니고 개혁개방도 아니면 도대체 어떤 식인가요?

정영: 북한과 중국간의 거래를 보면은 중국 정부는 중국기업들에 맡기거든요. 사실 이윤이 나면 투자하는 게 기업의 생리인데, 중국은 정치는 사회주의 형태이지만, 경제는 시장경제 운영방식이거든요.

중국 기업들은 자본주의 기업들과 거래하면서 경영방식이 모두 시장경제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렇게 자본주의 식으로 운영되는 중국 기업과 거래하면서 북한이 중국식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말도 안되지요.

예를 들어 얼마 전 중국 지린성 투먼시 소재의 화이하 그룹이 청진항에 투자하기로 했다는데요, 이번 북한과의 계약에서 이 회사는 청진항 3호 4호 부두를 공동관리 공동운영하기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사실 여기에 중국의 투자금이 60%가 됩니다. 그러면 중국은 이익금의 60%를 가져가게 되어있다는 소립니다.

그렇게 보면 돈도 중국이 대겠다, 이윤의 60%를 가져간다고 보면 중국이 사실상 이 항만을 주도적으로 관리 운영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외부에서는 현재 북한의 외자유치 방식이 합영합작 차원이 아니라, 식민지 예속방식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지금 RFA 자유아시아방송 북한 언론 뒤집어보기를 듣고 계십니다>

최민석: 일반적으로 외국의 기업들은 자본금과 기술을 절반씩 내고 보통 51:49 정도로 계약을 맺거든요. 그래서 51%를 투자한 기업의 경우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대주주로 되고요, 49%를 투자한 기업은 수익금 배당이 적게 차려지지요. 그런데 북한의 경우에는 60%, 65% 이렇게 굉장히 불리하게 계약을 맺거든요, 평양시에 있는 광복지구상업중심은 중국과 북한이 65: 35비율로 각각 지분을 나눴지요.

그래서 중국과의 경제방식이 예속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최민석: 자, 그럼 중국이 30년 항구를 이용하게 하면 거의 중국에 지분이 높고, 북한으로서는 이윤이 적을 것 같은데요,

정영: 중국은 조차나 임대 방식에서 맛을 톡톡히 본 국가거든요. 100년전에 홍콩이 영국의 조차지로 넘어갈 때도 많은 것을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중국인들은 생각했을 겁니다. 외국에 투자할 때는 이렇게 땅을 장기간 빌리고 조차지로 이용하면 많은 이윤을 챙길 수 있구나, 이런 것을 역사적으로 깨달았거든요.

그래서 중국은 북한의 나진항과 청진항을 계약할 때 “한 30~50년씩 우리에게 빌려달라, 그러면 우리가 주도적으로 관리해서 이윤을 나눠 먹자”고 토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소립니다.

북한 주민들은 이런 내막을 모르기 때문에 “북한과 중국간에 경제협력이 활발하게 벌어지는데, 왜 중국인들이 저렇게 겁 없이 투자할까” 하고 궁금해 할 것입니다.

최민석: 이렇게 조차지가 나올 경우에는 정권이 바뀌어도 빼도 박도 못하는 경우가 있지요, 대표적으로 영국과 홍콩간 조차지를 실례로 들 수 있는데요,

정영: 북한이 항구를 장기적으로 빌려주면 앞으로 한반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면 중국이 ‘이권보호’라는 명분하에 인민해방군을 나진항이나 청진항 등에 주둔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면 국제사회가 이를 제지할 수 없지요.

최민석: 충분히 문제의 발단이 될 수 있다고 보입니다. 그러면 북한이 그렇게 중국에 밑지면서까지 낮추 붙는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정영: 북한으로서는 체제 유지를 위해서 달러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그걸 핵심계층에게 배려도 해주고, 인민들에게 먹을 것도 좀 주면서 김정은 체제를 유지하는 게 급선무인데요,

현재 기댈 수 있는 곳이라고는 중국밖에 없습니다. 북한 간부들도 이걸 잘 압니다. 그래도 참 밑져도 할 재간 없이 중국에 많은 특혜를 줘서 자본을 끌어들여 체제 유지를 하겠다는 소립니다.

최민석: 그러면 궁금한 게 있는데요, 주민들은 자유롭게 나진 선봉이나 청진으로 오갈 수 있습니까?

정영: 나선의 경우에는 철조망을 치고 외부 주민들이 못 들어 가게 통제하는 곳입니다. 그래서 북한당국은 나선에서 돈을 벌어서 밖으로 빼겠다는 소립니다.

최민석: 그러면 다른 나라한테 땅을 내주고 인민을 통치하겠다는 소리군요. 북한이 말하는 우리 식 강성국가건설이 인민들이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놓고, 거기에 중국기업들에게 특혜를 왕창 줘서 나온 이윤을 가지고, 노동당 간부들이나 특권층에게 배급하고 인민들을 통제하겠다, 그리고 좀 남으면 인민들에게도 좀 주고 뭐 이런 식이네요.

정영기자,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정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