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 언론 뒤집어보기에 최민석입니다. 물난리로 숱한 사람들이 사망하고 실종되는 가운데서도 평양에서는 유원지와 놀이동산을 확장하는 토목 공사가 한창 벌어지고 있습니다.
정영기자, 오늘 다룰 ‘북한언론 뒤집어보기’ 주제는 무엇입니까,
정영: 13일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최근 평양에서 한창 벌어지고 있는 “유원지 시설의 확충과 운영은 최고 령도자의 관심 속에 추진되는 국가적 사업이다”라고 보도했습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도 평양에 집중적으로 건설되는 유원지와 놀이공원을 짓도록 하고 ‘인민사랑’이란 표현으로 자주 쓰고 있는데요, 올해 홍수와 태풍으로 수백 명이 사망하는 불상사가 나는데도 정작 지도자는 수해 현장에는 모습이 보이지 않고 놀이공원에만 정신을 쏟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북한 매체의 내용을 중심으로 과연 북한의 국가적 시책이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최민석: 정영기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놀이터와 유원지에 많은 애착을 보인다는 사실은 알려졌는데요, 국책사업으로 내밀만큼 열정적이라고 하는데 이게 무슨 말입니까,
정영: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북한의 위성매체로서, 북한 당국이 외부에 하고 싶은 얘기를 대신해주는 매체인데요, 13일자 “확장되는 인민의 유원지”라는 기사에서 “유원지 시설의 확충과 운영은 최고 령도자의 관심 속에 추진되는 국가적 사업이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은 올해 5월에 유원지 관리총국을 새로 만들었는데요, 그러니까 유원지만을 전문 관리하는 국가부서인데요, 이 총국은 릉라인민유원지, 문수 물놀이장, 대성산 유원지 같은 것을 새로 개건확장하고, 거기에 필요한 설비들을 사오고 꾸리는 사업을 주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민석: 그러니까 이전에 없던 부서지요?
정영: 종전에는 유원지를 관리를 해당 유원지가 속해 있는 구역에서 관리했습니다. 만경대 유희장은 만경대 구역에서 관리하고, 문수 물놀이장은 대동강구역에서 관리했지요. 하지만, 지금은 유원지 관리총국이 총괄하면서 외국에서 유희시설들을 사들여오는 사업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민석: 참 특이합니다. 놀이공원 공사가 국책사업으로 되고 있다는 것은 현재 북한의 실정과 맞지 않아 보이는데요, 얼마 전에는 황해도와 평안남북도, 강원도, 함경남북도에서 큰 물이 져서 큰 피해를 입지 않았습니까,
정영: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자료인데요, 13일자 조선중앙통신은 종합된 자료에 근거해 올해 6월부터 8월말 사이에 큰 물 피해와 홍수로 사망자가 300명이 발생하고, 600여명이 부상, 실종됐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리고 물에 떠내려가고 부서진 살림집은 8만 가구, 이재민은 약 30만명이 나왔고유실된 농경지만해도 12만 정보가 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래서 현재 북한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국책 사업이 수해복구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30만명이면 큰 도시 하나와 맞먹거든요. 그런데 나라의 최고 지도자라는 사람이 수해현장에는 나타나지 않고 놀이동산에만 가있는 판이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민석: 지금 북한이 놀이공원에다 정신 쓸 데가 아닌 것 같은데요, 평양의 개선청년 공원이나, 릉라인민유원지 시설을 보니까, 외국의 놀이장의 것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그러면 유원지 시설에 외화를 많이 부었다는 소리지요.
정영: 예, 북한 매체들도 막대한 외화가 들어갔다고 인정했는데요, 13일자 조선신보가 보도한 데 따르면 서종길 유원지관리총국 부국장은 릉라도와 개선청년 공원의 유희시설을 사오는데 막대한 외화를 썼다고 말했습니다. 이제 또 만경대 유희장이나, 대성산 유원지 확장공사를 하는데도 막대한 외화를 쓸 것으로 보입니다.
서종길 유원지 부 총국장은 릉라인민유원지와 개선청년공원을 꾸리는데 많은 외화를 쓴 대신 주민들은 눅은 가격에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 평양의 많은 유원지와 놀이공원 유희시설은 외화를 줘야 사올 수 있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정작 인민들이 요구하고 필요한 곳에는 투자가 적게 이뤄지고, 이렇게 노는 쪽에 많은 외화가 투입되면서 미국이나 한국에서도 “북한이 어디서 저렇게 외화가 있어 막 투자하는가?”하고 의문을 가졌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나라의 돈을 어디에 투자하냐? 진짜 광범한 주민들의 물질문화 생활에 투자되는가, 아니면 특정 계층의 오락시설에 투자되는가라고 봤을 때 김정은 1비서의 취미가 놀이 쪽이라는 것입니다.
최민석: 그러니까 김정은 제1비서의 취미가 국책사업이 되고 있다는 말이군요. 자, 그러면 이러한 특혜와 부귀영화 이런 것이 평양 주민에게만 차례 집니까, 아니면 지방 주민들도 즐길 수 있는 것입니까,
정영: 김정은은 자기의 취임식 연설과 같은 연설을 했는데요. 올해 4월 15일 김일성광장 앞에서 “인민들이 이제는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게 하겠다”고 장담했습니다. 그리고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누리게 해주겠다고 장담했지요.
김정은은 정작 평양주민에게는 이렇게 유원지를 건설해주고, 새 아파트도 건설해 주면서 뭔가 많은 혜택을 주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평양시에만 편중 되는 것 같고요, 사실 지방 주민들의 생활은 방치하는 것 같거든요.
지금 북한 지방 시찰을 다니는 것을 보면 올해 80세가 넘는 최영림 총리가 다니고 있습니다. 그가 혼자 다니고, 김정은은 평양에 남아서 유원지나 놀이동산을 돌아다니고, 지방에는 별로 나가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김정은이 말한 인민사랑, 부귀영화라는 말은 평양주민만을 위한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됩니다. 여기서 평양 공화국과 지방 공화국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최민석: 그러니까, 지금까지 우리가 살펴본 유원지가 평양에만 있는 것입니까,
정영: 현재까지는 평양에만 많이 건설되고 있고요. 북한 매체가 보도한 데 따르면 북한은 자강도에 강계청년공원, 함경남도에는 함흥 청년공원, 강원도에는 원산청년공원에 있는 놀이기구들을 현대화하고 평양의 놀이공원을 본보기로 각도의 놀이공원을 꾸릴 예정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니까, 김정은의 인민사랑, 복지의 기준이 배불리 먹기 전에 벌써 놀이공원부터 짓는 것이다, 그것도 복지의 한 단계라고 본다는 것입니다.
최민석: 북한의 김정은, 남의 돈 끌어다 빚 잔치를 하면서 유원지 만들고 사람들에게 기쁨을 준다고 샴페인을 따서 거품을 내려고 합니다. 거품이 아니라, 환상이지요. 그보다도 지금 어려운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까, 그 사람들과 함께 먼저 아픔을 나누는 게 더 중요하지 않습니까,
정영기자 수고하셨습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정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