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 언론 보도의 내용을 되짚어 보는 '북한 언론의 겉과 속' 시간입니다.
러시아의 한 최고 국책연구기관이 최근 "2020년이 되면 북한은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특별보고서를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북한 매체가 지난 8월에 있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대대적으로 선전한 가운데 나온 보고서여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보통문거리 고기상점을 다녀간 뒤 북한 매체들이 상점에 대해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큰 노량진 수산시장과 평양의 보통문거리 고기상점이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주제입니다.
청취자분들은 지난 8월에 있은 김정이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에 대해 잘 알고 계시죠. 시베리아 원동지방에 가서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고, 다시 중국을 경유해 약 2만 리에 달하는 '애국장정'을 했다고 북한 매체들은 보도했습니다.
<녹취: 북한 중앙TV>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서는 러시아의 부라찌야 공화국 수도 울란우데에서 드미뜨리 베드베제브 대통령 각하와 담화를 하시였습니다"
중앙텔레비전은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이 건설하고 있는 강성대국 건설에 지지를 표시하고 조로 두 나라 사이 친선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합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러시아에서 최고의 권위를 지닌 국책연구기관인 '세계경제 국제관계연구소(IMEMO)'가 북한의 붕괴를 기정사실화 하고, 2020년경에는 한국의 주도로 한반도가 통일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 특별보고서의 분량은 모두 480페이지. 한반도에 관한 내용은 5페이지 가량 됩니다. 이 보고서를 낸 기관이 국책연구소라는 점에서 볼 때 이 내용들은 러시아 정부의 대외정책에 반영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보고서는 대한민국이 앞으로 20년간 많은 부분에서 선진 민주주의 국가의 모습을 갖추게 될 것이지만, 북한은 붕괴추세가 계속되어 2020년대 후반기에는 남북통일과정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한국 주도로 남북이 통일되면 러시아의 이익에 유리할 것이라고 보고서가 평가한 부분입니다. 그 이유는 한국 주도로 한반도가 통일되면 안정상태가 이뤄짐에 따라, 러시아는 극동에서 외교력을 높이고, 든든한 협력 파트너, 동반자를 갖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구소련에 버금가는 강력한 국가를 꿈꾸는 러시아가 바라는 것은 경제적인 능력입니다. 그래서 러시아는 한국으로 가스를 수출하기 위한 가스관 공사에 관심이 높습니다. 물론 가스관이 북한 땅을 경유해야하는 조건이 있지만, 러시아에게 있어 한국은 돈이 많아 더 매력적인 투자대상입니다.
또 시베리아에 풍부한 나무와 자원개발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러시아는 원하고 있습니다. 결국 한국과 러시아 사이의 경제협력은 윈윈(win-win)하는 상생관계입니다.
러시아의 특별보고서는 한반도가 통일이 되면 국민총생산도 2030년에는 2조3천억 달러로 급증해 1인당 연간 소득(GDP)은 3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북한은 원래 스탈린으로 부터 탄생된 정권이지만, 80년대 말 구소련이 해체된 다음 공산주의 큰 우방을 잃어 버렸습니다.
=평양 보통문거리 고기상점 물고기 ‘관상용’
다음 주젭니다. 요즘 평양시에서 아주 흥성거리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김정일 위원장이 지난 9월 다녀간 보통문거리 고기상점입니다.
<녹취: 조선중앙TV> “보통문거리 고기상점은 인민들의 식생활 향상에 언제나 마음 쓰시는 경애하는 장군님의 배려에 의해 …”
중앙텔레비전은 “인민들의 복리증진과 수도 시민들의 식생활 향상을 위해 언제나 마음 쓰고 있는 장군님의 배려로 고기를 전문 파는 상점이 생겨났다고 치켜세웠습니다.
빨간색 단체복을 차려입은 판매원들이 철갑상어와 자라, 뱀장어 등을 사람들에게 구경시키자, 중앙텔레비전 기자는 구경 온 사람들에게 마이크를 들이댑니다.
<녹취: 중앙TV> “기자: 여기 물고기 상점에 온 감상이 어떻습니까, 주민: 정말 꿈만 같습니다. 텔레비전에서 볼 때 평양에 가면 꼭 가보리라고 마음먹었는데 그 소원이 너무 쉽게 풀렸습니다.”
요즘 평양에 올라온 희천 연하기계공장 주민들은 살아서 움직이는 활어들과 냉동고에 꽁꽁 얼은 냉동 물고기를 보면서 연방 환성을 올립니다. 하지만, 수족관에는 물고기가 몇 마리 보이지 않습니다. 물고기를 사러 온 주민들도 몇 명 안 되고, 대부분 구경하는 사람만 보입니다. 보통문 고기 상점은 한국이나 미국으로 말하면 대형 생선 할인마트에 해당되지만, 판매원의 차림새나, 물고기를 구경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봐서는 관상용 수족관을 방불케 합니다. 또, 물고기를 맛보는 주민들에게 충성맹세를 강요하기도 합니다.
<녹취: 중앙TV>
북한 주민: "우리가 이렇게 맛있는 물고기를 먹을 때에도 아버지 장군님께서 쪽잠에 좨기밥으로 끼니를 에우면서 전선길에 계신다고 생각하니 음식을 넘길 수 없습니다"
이렇게 북한에서 생선을 파는 곳이 보통문거리 고기상점이라면 한국에는 노량진 수산시장이 있습니다. 이 참에 “서울 속 포구”라고 불리는 노량진 수산시장을 소개하겠습니다. 노량진 수산시장은 새벽 1시부터 사람들로 북적거립니다. 동해바다와 서해바다에서 물고기들이 모여듭니다.
“사람냄새와 물고기 냄새가 어우러진 서울 속 포구 노량진 수산시장, 아침 새벽이면 경매가 시작됩니다. 고함소리...”
광어, 홍어, 낙지, 문어, 숭어 등 생생하게 산 활어들이 서울시와 수도권 곳곳으로 팔려나갑니다. 물고기를 파는 사람들은 대부분 물고기 비린내가 물씬 나는 작업복을 입었습니다.
노량진 수산시장 은 서울특별시 동작구 노량진동에 위치한 수산물 전문 도매시장입니다. 수산 시장의 면적은 경매장과 판매장 등 모두 합쳐 1만 6천 평이 넘습니다.
이것에서 유통되는 물고기는 하루에 보통 10억 원, 미화 100만 달러가량 됩니다. 한 달 동안 거래되는 물고기만 해도 3천만 달러 이상 된다는 소립니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는 물고기를 도매도 하지만, 소매로 팔기도 하지만, 이곳에서 직접 생선회와 매운탕을 끓여먹을 수 도 있습니다.
<시민 반응> 직장인들이 퇴근길에 들리는 노량진.
직장인: 노량진은 싸고 맛이 있고, 신선하고, 암튼 비린내 맡고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1927년부터 자그마하게 문을 열었던 노량진 수산시장은 이렇게 거의 매일 같이 물고기가 유통되는 한국에서 손꼽히는 수산시장입니다. 이곳은 대를 이어 물고기를 파는 주민들도 있는데요, 물고기를 팔아 집도 마련하고, 아들딸 대학공부 시키고, 또 시집장가 보낼 밑천도 마련했다는 것입니다.
한국에선 이렇게 동네 슈퍼마켓이나 대형 할인매장에서 물고기와 육고기를 흔히 볼 수 있고, 국민들이 마음에 드는 것을 얼마든지 살 수 있지만, 북한에선 고기상점이 ‘장군님의 배려’로 찬양되고 있습니다.
RFA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