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언론의 겉과 속] “한미FTA 굴욕” 비난에 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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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선전매체의 진상을 알아보는 북한 언론의 겉과 속 시간입니다. 지난 22일 한국에서는 한미FTA, 즉 한미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었습니다.

이 비준동의안이 통과되기까지 많은 사회적 논란이 있었는데요, 북한매체들은 "한미FTA는 매국협정, 굴욕적인 친미조약"이라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시간에는 한미FTA란 무엇이고, 어떤 장단점이 있는 지 알아봅니다.

내년도 강성대국을 앞두고 북한 전역에 있는 공장들에서 생산계획을 100% 넘쳐 수행하고 있다고 북한 매체들이 보도하고 있지만, 정작 생산 숫자가 없습니다. 오히려 한국의 은행 연구기관에서는 북한 경제가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고 분석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숫자 없는 북한 경제의 성과에 대해 알아봅니다.

첫 번째 주제입니다. 지난 22일 한국에서는 한미 FTA(한미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습니다.

지난 2007년 6월 한미양국이 자유무역협정에 공식 서명한 뒤, 4년 5개월 만에 한국 국회를 통과하게 되었는데요, 이제 한국은 미국과 무역을 활발하게 벌일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습니다.

그동안 한미FTA를 둘러싸고 한국에서는 정치권은 물론, 시민단체 사이에 찬성과 반대 여론이 형성되어 많은 갈등을 겪어 왔습니다. 거기에 북한이 한몫 끼어들어 "한미자유무역협정은 미국에만 배를 불리는 굴욕적인 협정"이라고 맹비난해왔습니다.

북한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에 소개된 동영상입니다.

"왜 그렇지 않겠습니까, 남조선 미국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면 미국은 막대한 폭리를 챙기게 되고, 남조선은 생존권마저 통째로 빼앗기고 죽음의 낭떠러지로 떨어지게 됩니다"

북한 동영상은 한미자유무역협정을 반대하는 한국의 시민단체들의 영상을 보도하면서 "지옥의 문어귀까지 몰린 남조선 인민들이 친미보수패당을 향해 들고 일어났다"고 선전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시간에는 한미FTA가 어떤 협정이고, 어떤 장단점이 있는 지 살펴보겠습니다.

한미자유무역협정의 사전적 정의는 영어로는 U.S.- Korea Free Trade Agreement로, 약칭 한미 FTA로 표기됩니다.

한국과 미국은 2007년 노무현 정부시절 한미자유무역협정에 서명한 뒤 각자 법으로 채택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과 미국에서는 대통령이 결심하면 어떤 법이 세워지는 것이 아니라, 국회의 승인을 받아야 비로소 효력을 발생하게 됩니다.

그런 한미FTA 비준동의안이 2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4년 만에 일단락되었는데요, 한미 FTA가 한국 사회에서 논란이 많았던 만큼 국회통과도 어려웠습니다.

한 민주노동당 소속 국회의원은 국회회의장에 최루탄을 몰래 가지고 들어와 터트려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번 표결에서 한나라당은 과반수가 찬성하고,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야당은 불참했습니다. 이 한미 FTA는 원래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시작된 것인데요, 당시 찬성했던 민주당은 정권이 바뀌자 반대를 하는 등 정치적인 문제로 비화됐습니다.

그러면 과연 한미FTA가 한국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일단 한미FTA를 찬성하는 측의 입장에서 보면 수출주도형 국가인 한국으로선 수출이 늘어납니다.

한국 언론에 보도된 LG경제연구원 김형주 연구원의 의견을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SBS>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원: 한미FTA가 발효되면 미국에 비해 우리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강한 제조업 분야가 혜택을 입을 것입니다. 자동차, 전자, 섬유 등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대부분 경제전문가들은 한미 FTA가 체결되면 한국이 미국에 자동차, 반도체 등 많은 제품을 수출하게 되면서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자동차 공업을 비롯한 반도체, 선박 등 한국의 주력 생산품 업체들에서는 일자리가 늘어나고, 해외자본도 그만큼 끌어들일 수 있어 경제적으로 이득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 정치적으로는 한국과 미국 사이에 관계가 친밀해지고, 한국이 동북아시아에서 중심국가로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됩니다.

다음 한미FTA를 반대하는 측의 입장에서 보면 가장 피해를 크게 보는 부분은 농업과 의료부분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원: 타격을 입는 부분은 미국에 비해 규모 면에서 뒤지는 농축산업이 가장 취약합니다. 그밖에 제조업 분야에서도 우리가 아직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부문은 불리합니다. 제약, 정밀 기계, 의료기기, 항공 부품 등의 타격이 예상됩니다.

미국에서 싼 농산물이 한국에 들어오게 되면 한국의 농민들이 생산한 쌀과 부식물이 팔리지 않아 농가들의 생계가 당장 어려워진다는 소립니다.

그래서 한미FTA 체결로 인해 생기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는 피해를 보는 농가들이나 업체들에 다른 고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업종으로 변경하게 도와주든가, 아니면 피해액수 만큼 보상해주는 쪽으로 보완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원: 이득을 농축산 농가에만 전적으로 맡길 수 없기 때문에 이득을 보는 부분에서 걷어진 세금을 정부가 잘 분배하거나 해서 취약한 부분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는 게 중요합니다.

한국에서 한미 FTA를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은 대부분 농업이나 목축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한국처럼 수출주도형 국가의 입장에서는 현재 세계경기가 침체에 빠지고, 무한경쟁의 시대로 발전하기 때문에 한미FTA를 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경제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다만 한미 FTA의 부작용을 한국 정부가 얼마나 발 빠르게 보완해 나가느냐가 중요하다고 주문하고 있습니다.

=북 경제성과, 생산실적 숫자 없어

다음 주제입니다.

강성대국 진입을 앞두고 요즘 북한에서는 경제성과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거의 매일 같이 전국의 공장 기업소에서 연간 생산계획을 100%완성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정작 숫자가 없습니다.

21일 보도된 북한텔레비전의 방송 내용입니다.

“올해 공동사설에서 제시된 전투적 과업을 높이 받들고 힘찬 생산돌격전을 벌여온 평양시 피복공업 관리국에서 11월 15일 현재 연간 지표별 계획을 넘쳐 수행하도록 했습니다.”

또 19일에 보도된 북한 중앙텔레비전에도 숫자가 없습니다.

“원산 통신케블공장에서 연간 인민경제 계획을 120%로 넘쳐 수행하는 자랑찬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북한 인민경제 계획 지표에 따르면 액상계획과 지표별 계획이 있지만, 북한 매체들은 이처럼 숫자가 없이 그냥 계획을 100% 완성, 120%완성했다고 원론적인 보도만 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1980년도 노동당 제6차 대회 때 10대 전망목표를 발표했다가 미달된 이후로는 경제 목표나 계획을 거의 발표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면 한국과 북한의 경제는 얼마나 차이가 날까요?

<녹취: 한국 KTV> “우리나라의 수출입 규모가 9천억 달러를 돌파해 연말 '무역 1조 달러' 목표 달성이 무난할 전망입니다. 관세청은 이달 1~10일까지 통관 기준 수출액은 149억4천만 달러, 수입 148억6천만 달러를 기록해, 올해 누적 무역액이 9천265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우리나라가 무역 1조 달러 클럽에 가입하면 세계 9번째에 해당됩니다”

대신 북한 경제는 2년째 뒷걸음질 쳤다는 한국은행의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지난해 북한의 총 대외무역 규모는 수출이 15억 달러, 수입은 27억 달러로 총 42억만 달러 정도 됐습니다.

2009년 한국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남북간 경제력의 차이는 서른일곱 배나 됐습니다.

한국 언론의 보도입니다.

<녹취: SBS> “남북한의 경제력은 얼마나 차이가 날까요? 통계청이 작성한 2009년 지표를 보면 남한의 국민 총소득, 즉 명목 GNI는 8,372억 달러로 북한의 224억 달러보다 37.4배나 컸습니다. 1인당 소득은 남한이 북한의 18배, 그리고 무역 총액은 무려 202배나 앞섰습니다”

광주광역시의 경제규모는 미화 200억 달러 수준. 북한의 한해 예산과 맞먹습니다. 시장경제를 택한 남한은 세계 경제 10위권에 드는 경제 강국이 됐지만, 강성대국을 앞두고 있는 북한은 한국의 한개 도시만한 경제규모를 갖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