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매체의 진상을 알아보는 '북한 언론의 겉과 속' 시간입니다.
한국이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해 세계 9번째 무역 대국이 됐습니다. 한국 국민들은 무역 1조 달러 시대를 연 1등 공신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을 꼽았습니다. '경제강국'으로 부상한 한국과 '경제쇄국'으로 변한 북한의 50년사를 비교해봅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최근 버마, 즉 미얀마를 방문하고 북한과의 불법 무기 거래를 중단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상 북한 매체가 보도하지 않은 내용을 가지고 분석해보겠습니다.
지난 5일 한국이 연간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했습니다. 한국 언론의 보도입니다.
<녹취: YTN> "수출과 수입을 합친 우리나라의 연간 무역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지식경제부는 오늘 오후까지의 통관 기준 수출입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수출 5,155억 달러, 수입 4,860억 달러로 무역규모 1조 16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무역 1조 달러 돌파는 미국, 독일, 중국, 일본 등에 이어 세계 아홉 번째입니다"
1962년에 한국의 무역규모는 4억 8천만 달러로, 세계 65번째였습니다. 그 뒤, 1967년에 10억 달러를 달성했고, 74년에는 100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그 후 올림픽이 있은 88년에 1천억 달러를 돌파했고, 그로부터 23년이 지난 2011년에 1조 달러를 돌파한 것입니다.
국민소득도 1962년에 1인당 87달러였지만, 지금은 200배 증가해 2만 달러에 달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건국 초기인 1948년에 1천900백만 달러에 달했던 수출규모는 현재 5천150억 달러로, 무려 2만7천배나 증가했습니다.
그러면 한국이 이렇게 경제 강국으로 되기까지 어떤 동력이 있었을까요?
한국경제의 성장 동력은 수출이었습니다. 그 중심에는 당시 경제정책을 주도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 있었습니다.
얼마 전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 국민 약 46%가 무역 1조 달러 달성에 기여한 인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을 꼽았습니다. 기업인으로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가 뒤를 이었습니다.
전쟁을 겪은 최 빈곤 국가였던 한국이 수출할 수 있었던 것은 오징어와 쌀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박정희 대통령은 집권 후, 한국처럼 자원이 부족하고, 북한 때문에 대륙과 분리된 한국에서 먹고 살자면 수출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3차례나 수행했습니다.
당시 신년사에서 한 박 대통령의 연설입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우리는 경제개발의 토대 위에서 국가발전의 다음 단계에 대한 구상을 가다듬고 그 전진방향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서로 다짐할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먼저 일본과 국교정상화를 해서 받아낸 식민지 배상금으로 경부고속도로를 깔고, 포항제철소를 건설했습니다. 그리고 산업화의 기초를 닦기 위해 노동자들을 외국에 내보내 외화벌이를 시작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독일을 방문해 고생하는 광부들과 간호부들을 붙잡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한국 산업개발연구원 백영훈 원장의 말입니다.
"대통령이 연설문을 가지고 말을 못해요. 눈물을 흘리면서 광부들과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어요.……"
이렇게 벌어들인 돈으로 박 대통령은 철강, 선박, 화학공업을 발전시킵니다. 당시 삼성전자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과 현대그룹 창업주인 정주영 회장 등이 한국경제의 주역이 되었습니다.
한국 언론의 보도입니다.
<녹취: MBC> "1964년 1억 달러였던 수출 규모는 '수출만이 살 길'이라는 기치 아래, 13년 만에 100억 달러를 돌파합니다. 일등 공신 수출 품목들도 세대 교체됐습니다. 1980년대 이후에는 선박과 자동차, 반도체가 섬유 산업의 빈자리를 메웠고, 2000년대 들어 휴대전화가 급부상했습니다."
한국 경제의 발전 역사를 보면 돈을 벌어 재투자하고, 다시 확대 재생산해 경제적 부를 늘였다면, 북한은 돈을 쓰는 구조였습니다.
한국이 한창 산업화의 기초를 닦을 때, 북한은 1966년에 '자위적 국방력'이라는 이름아래 "경제건설과 국방건설의 병진 노선"을 제시합니다.
이때부터 군사비가 증가하기 시작했는데, 1966년에 10%였던 군사비는 1967~1971년 사이에 30%이상으로 증가했습니다. 북한은 최고인민회의 예산결정에서 군사비 지출이 14~17%에 달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50%에 달한다고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습니다.
결과 북한에서 군수경제는 살고 인민경제는 군수경제에 의해 잠식됐습니다. 공장이 있어도 생활 소비품이 나오지 않고, 총알과 대포가 나옵니다.
최근에도 김정일 위원장이 현지 지도한 강계뜨락또르(트랙터) 공장에서는 미사일이 나오고, 라남탄광기계공장에서는 방사 포탄이 나옵니다.
북한은 이렇게 생산된 총알과 포탄을 어디에 쓸지 몰라 얼마 전에는 산과 들에 무차별적으로 퍼붓기까지 했습니다.
3년 전에 탈북한 군인의 말입니다.
"북한이 몇 십 년씩 묵은 것은 한 번씩 처리할만해요. 그냥 처리해버릴 순 없고 그런 훈련을 통해서 마구 쏴대겠지요. 북한 군수공업이라는게 국영기업이기 때문에 백성들은 거기에 대해서 생각할 필요가 없어요. 개인들의 것이면 한발에 가치가 얼마라고 알겠지만, 북한엔 그런 게 있습니까,"
그래도 소련과 동구권이 존재할 때는 사회주의 시장에서 외상 물물교환도 가능했지만, 90년대 초 사회주의가 망한 다음에는 달러가 없으면 물건을 들여올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나마 북한은 약 40억 달러를 들여 13차 세계청년축전을 벌였다가 빈털터리가 됐습니다. 이 과정에 남북한 경제차이는 점점 벌어져 지금은 무려 37배나 벌어졌습니다.
북한에도 외화벌이를 위해 러시아나 중동의 뜨거운 뙤약볕에서 힘들게 일하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지도자가 이들을 찾아가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는 없습니다. 시베리아 산판에서 일하는 벌목공 출신 노동자들은 노임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노예처럼 일한다고 땅을 치며 통곡하고 있습니다.
=북한 무기 거래국 미얀마, 미국과 악수
버마, 즉 미얀마가 반세기만에 미국과 악수를 했습니다. 지난 1일 힐러리 클린턴 미국무장관은 버마를 방문하고 테인 세인 대통령과 회담했습니다.
한국 언론의 보도입니다.
<녹취: MBN>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2박3일간의 역사적인 미얀마 방문길에 올랐습니다. 미국 국무장관으로서는 미얀마 군사독재가 시작됐던 1962년 이래 첫 방문입니다"
미국의 고위관리가 버마를 방문한 것은 군사정권이 집권한 1962년 이래 49년만입니다. 힐러리 국무장관이 버마를 방문하기에 앞서 미국에게는 한 가지 고민이 있었습니다.
국호를 '버마'대신 '미얀마'라고 미국이 불러줄 것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버마라는 국호를 택했습니다. 왜냐면 1989년 버마 군부가 학생 3천여 명을 총칼로 탄압하고 정권을 탈취하고, 미얀마로 국호를 바꿨기 때문에 미국은 이 군사정권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와 반대로 북한은 버마 대신 '먄마'라는 국호를 쓰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조선중앙통신은 "먄마 대통령이 국가건설에 박차를 가할 것을 호소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힐러리 국무장관이 버마를 방문한 목적은 버마에서 실시된 일련의 민주개혁에 대해 확인하고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기 위해섭니다. 버마는 지난해 11월 총선과 올해 3월 민간에 정부를 이양하고,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섰습니다.
힐러리 장관은 버마 정부에 구속된 정치범들을 전원 석방할 것을 요구했고, 북한과의 불법무기 거래에 대해서도 끊을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어 버마 민주화 운동의 화신인 아웅산 수치 여사를 만나 민주화를 역설했습니다.
이렇게 버마마저 미국과의 손을 잡게 되면서 북한만이 외톨이가 된 모양샙니다.
북한은 1983년 11월 전두환 전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해 버마의 수도 랑군에 있는 아웅산 폭파사건을 감행한 적이 있습니다. 버마정부는 북한과 외교관계를 단절하고 대사를 추방했습니다. 하지만, 2000년 들어 중국을 내세워 겨우 버마를 설득하고 외교관계를 복원했습니다. 북한은 버마에 미사일을 수출하고, 핵기술을 이전하기 위해 군사적 거래를 시도해왔습니다. 특히 올해 5월에는 미사일 부품을 싣고 미얀마로 들어가던 북한 선박이 미 해군의 추격을 받자, 도로 북한에 들어간 적도 있습니다.
동남아에서 또 하나의 독재국가 버마가 등을 돌리면서 이젠 독재정치를 펴는 나라는 지구상에 북한뿐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RFA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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