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 매체의 보도내용을 다시 뒤집어 보는 ‘북한 언론 뒤집어보기’ 최민석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은 어떤 주제를 준비했습니까,
- 북, 외국인 대피 권고하고, 외국인 초청해 ‘국제마라톤 경기’ 진행
- 북 마라톤 선수 600여명, 외국인은 소수
- 북 군부 외국인 철수 요구, 태양절 행사당국 외국인 초청 엇박자
- 김정은 국민 학살하는 시리아 대통령에게 축전
- 시리아와 북한은 장기 독재, 세습 비슷
- 쿠바 전 독재자, 김정은에게 전쟁 자제 권고
정영: 북한언론이 김일성 전 주석 생일을 기념해 제26차 만경대상 마라톤경기가 진행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얼마 전까지 전쟁을 불사하겠다고 외국인들에게 대피하라고 요구하던 북한이 평양 한가운데서 외국인들을 초청해 마라톤 경기를 벌여서 눈길을 끌었는데요, 또 그런가 하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요즘 내전에 시달리는 시리아의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냈다는 소식도 전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시간에는 북한이 전쟁을 하겠다고 외국인을 내보내면서도 왜 마라톤 경기를 했는지, 또 자국민을 미사일로 공격하는 시리아 대통령에게 왜 축전을 보냈는지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최민석: 북한이 전쟁을 하겠다고 외국인들에게 출국하라고 권고하면서도 평양에서 마라톤 경기를 벌였다, 이거 뭔가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이는데요?
정영: 북한 외무성은 5일 “상황이 악화하면 외교공관의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 만약 철수한다면 교통편의 등을 지원하겠다”고 평양 주재 외교관들에게 밝힌바 있습니다. 또 9일에는 남한에 있는 외국인들도 신변안전을 위해 사전대책을 세우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그 다음날인 10일 북한은 “제26차 만경대상 마라손 경기대회가 평양에서 진행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렇게 한쪽에서는 외국인들에게 나가라고 하고, 또 다른 쪽에서는 들어오라고 하고 그래서 요즘 북한이 만드는 전쟁 위협의 진짜 속심이 무엇인가 하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최민석: 솔직히 이 부분에서는 납득이 잘 안됩니다.
정영: 북한 체육성은 “이번 마라톤 경기에는 600여명의 북한 선수들과 우크라이나, 체코, 짐바브웨 등 아프리카 선수들이 참가해 뛰게 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마라톤 경기에 참가해 뛰는 선수들의 사진을 보니까, 외국인들은 거의 보이지 않고요, 대부분 북한 선수들이고 외국인들은 가끔 보이는데, 국제경기라고 하기에는 좀 약한 그런 모습입니다.
최민석: 북한의 이런 앞뒤가 맞지 않는 행동들은 국제적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는 게 더 적당할 것 같은데요?
정영: 최근 평양의 외국인 대피 소동 때문에 러시아 대사관, 중국 대사관, 브라질 대사관 등은 외부에서 전화문의를 많이 받았는데요, 과연 대사관을 철수할 것인가, 또 앞으로 계속 일할 계획인가 등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지금 북한에서 외국인 대피 소동을 군부가 주동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북한군 김영철 대장이 직접 평양의 외국 공관을 찾아가 외국인들의 안전을 더 이상 책임질 수 없으니 돌아가라고 권고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당연히 외국인을 상대하자면 북한 외무성이 나서야 할 것 같은데, 왜 군인이 나서서 외국인을 설득하는가 하고 이상하게 관측됩니다.
최민석: 결국은 북한당국과 군부 사이에 소통이 잘 안되고 있다. 불협화음이 있다고 볼 수 있는 건가요?
정영: 그렇게 보는 게 옳은 견해인 것 같습니다. 현재 북한에서 강경입장을 보이는 측은 군부인데, 외부 세계 특히, 미국에 위기감을 조성하려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북한에서 태양절 행사를 주최하는 측은 다른 부서입니다. 명절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서는 외국인들을 좀 받아들여야 하고 그래서 마라톤 경기를 진행한다고 발표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군부의 행동과 북한 행사당국의 움직임이 서로 엇박자가 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민석: 그러고 보니까, 혹시 북한이 폭격을 맞을 가봐 외국인 선수들을 초청해서 마라톤을 벌이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듭니다.
<여러분께서는 지금 자유아시아방송 북한언론 뒤집어보기를 듣고 계십니다>
최민석: 자, 이번에는 다른 주제로 넘어가보겠습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요즘 내전에 휩싸인 시리아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냈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좀 구체적으로 전해주세요.
정영: 지난 16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비서가 요즘 내전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시리아 대통령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 제1비서가 수리아 독립 67돌에 즈음해서 축전을 보냈다고 보도했는데요, 그런데 축전에 이런 문구가 있어요, “…나라의 자주권을 수호하고,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한 투쟁에서 성과를 바란다”고 써있습니다.
최민석: 북한의 축전에도 써 있듯이 시리아는 요즘 내전에 휩싸여 복잡한 것 같은데요, 현재 상황은 어떻습니까,
정영: 근 3년 동안 시리아 정부군과 반정부군 사이에 무장충돌을 벌이면서 많은 사상자를 냈습니다. 한국언론에 보도된 시리아 내전 소식을 듣고 넘어가겠습니다.
한국 언론 YTN: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시리아 내전의 희생자 수가 유엔 추정치인 7만 명을 훨씬 웃도는 9만 명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시리아 내전은 2011년 1월 26일부터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내부 갈등입니다. 반정부 시위는 주변 국가들의 반정부 시위에서 영향을 받았으며, 유례가 없는 장기간의 내전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최민석: 그때 일어났던 혁명이 뭐라고 했던가요?
정영: 북아프리카와 중동 일대에서 벌어진 ‘재스민혁명’입니다. 튀니지에서 처음 시작되어 이집트, 리비아 등 다른 국가로 넘어갔는데요, 도미노 효과처럼 패가 하나 넘어지면서 연속적으로 다른 패를 넘어뜨리는 연쇄 반응으로 시민혁명의 불길은 여러 아랍나라들을 휩쓸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집트 정권도 바뀌었고, 리비아 카다피 정권도 무너졌기 때문에 이것을 보면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도 “(내전을)빨리 종식시키고 안정적으로 관리하라”는 격려의 메시지로 보여집니다.
최민석: 독재들끼리는 이게 남의 애기가 아니지요, 그러면 그 당시 시리아 내부 사정이 어땠기에 이런 시위가 일어났습니까,
정영: 1970년 쿠테타로 정권을 장악한 하폐즈 알 아사드 대통령, 그러니까, 지금의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아버지이지요, 그가 장기 독재를 하고 권력을 아들에게 넘겨주었습니다. 하페즈 알 아사드는 북한에도 잘 알려진 인물인데요,
그가 장기집권을 하면서 국민들의 인권을 말살하고, 반대파 정치인들을 감옥으로 끌어갔고, 인터넷 통제도 하는 등 북한의 지금 수준과 비슷했습니다. 그런데 바샤르 대통령의 나이가 어려서 헌법상으로는 대통령이 될 수 없었는데, 헌법을 수정하면서까지 대통령을 만들었기 때문에 주민들의 항거가 거셌습니다.
최민석: 그러면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 헌법을 고쳤다고요? (정영: 그렇습니다) 시리아에서는 하루에도 많은 사상자가 나고 있지요?
정영: 시리아 정부군이 반군을 공격하자, 반군도 가만히 맞기만 할 수 없다고 해서 지금 무장을 들고 서로 싸우고 있습니다. 시리아 정부군이 반군에게 스커드 미사일 60발을 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한국 언론의 보도를 잠시 들어보고 넘어가겠습니다.
한국 SBS: 시리아 동북부의 주도인 라카. 성난 시민들이 잔혹하게 독재를 일삼다 아들인 아사드 현 대통령에게 권력을 세습했던 하페즈 전 대통령의 동상을 쓰러뜨립니다. 몰려든 시민들은 망치와 돌은 물론 신발까지 벗어들고 쓰러진 독재자의 동상에 분풀이를 해댑니다.
이렇게 시리아 정부 당국이 자국민들에게 미사일까지 발사하면서 유혈적 탄압을 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국제사회는 시리아 내전의 중지시키기 위해 국제연합군이 개입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최민석: 그렇군요. 역시 북한 김정은은 같은 권력 세습자라고 시리아의 아사드를 두둔하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쿠바의 전 수상 피델 카스트로도 김정은에게 쓴 소리를 했지요?
정영: 지난 7일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에 기고한 칼럼에서 “북한에 의해 벌어지고 있는 현 상황은 터무니없다. 전쟁이 일어나면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고 남북한 모두에 끔찍한 피해를 줄 뿐”이라고 썼습니다. 외신들은 쿠바와 북한은 지구상에 몇 남지 않은 공산주의 국가로 오랫동안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김정은에게 진심 어린 권고를 했다고 전했습니다.
최민석: 그만큼 세상이 변했다는 소리인데,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도 할아버지 김일성 전 주석의 친구인 피델 카스트로의 말을 새겨듣는 것이 현명한 처사라고 생각이 됩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다음 시간에 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