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 선전매체의 보도내용을 다시 뒤집어보는 '북한언론 뒤집어보기' 최민석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 우리가 다룰 내용은 어떤 것입니까,
정영: 미국프로농구선수 출신 데니스 로드먼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생일인 8일 친선농구경기를 하기 위해 북한을 찾았습니다. 북한 중앙통신도 8일 이를 보도했는데요, 하지만, 로드먼과 같이 동행한 전직 NBA출신 선수들에 대한 구체적인 보도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오늘 시간에는 로드먼이 인솔하고 간 전직 NBA선수들은 어떤 선수들인지, 그리고 왜 북한당국이 NBA출신 선수들을 좋아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최민석: 북한이 왜 NBA출신들을 좋아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정영기자, 참, 로드먼이 자기를 포함해 NBA출신 6명을 데리고 북한으로 들어갔는데, 북한 매체들은 어떻게 보도하고 있습니까,
정영: 북한 매체들은 로드먼 일행에 대해 구체적으로 보도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프로그램에서 오늘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로드먼은 지난 6일 오후 NBA출신 농구선수 케니 앤더슨과 클리프 로빈슨, 빈 베이커 등 6명과 길거리 선수 4명을 포함해 모두 10여명을 인솔하고 평양에 들어갔습니다.
최민석: 여기서 길거리 선수라는 것은 선수는 아니지만, 이만큼 실력은 갖추었다는 소리지요?
정영: NBA정식 선수는 아닌 것 같습니다.
최민석: 하지만, 미국에서는 길거리 선수, 즉 Street player라고 하면 굉장히 잘하는 선수를 의미합니다. 로드먼이 이번까지 모두 4번째 평양을 방문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번에는 일행이 좀 늘어난 것 같지 않습니까,
정영: 아무래도 김정은 생일날에 한 게임을 뛰려면 한 팀을 구성할만한 인원이 되어야 하겠지요.
최민석: 팀 구성원을 만들어서 들어간 것이군요. 그런데 북한 주민들이 저렇게 키가 큰 미국 선수들을 보면 무엇이 제일 먼저 궁금 할까요?
정영: 내가 만약 북한에 있었다면 이렇게 생각할 것 같습니다. 로드먼과 함께 동행한 선수들이 돈을 얼마나 버는지 궁금해할 것 같습니다.
최민석: 저도 그 부분이 가장 궁금했습니다.
정영: 왜냐면 북한 교과서에서 미국은 인종차별의 나라이고, 흑인들은 노예출신으로 가장 못산다고 배워주거든요. 그래서 북한 주민들은 저 NBA출신 흑인선수들이 돈을 얼마나 받고 농구를 할까, 그래서 제가 인터넷에서 검색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이들의 연봉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최민석: 그러면 이번 기회에 미국의 프로농구협회에 대해서 다시 한번 짚어주시죠.
정영: NBA는 영어약자로(National Basketball Association)이라고 미국가농구협회라고도 부릅니다. NBA는 1946년부터 11개 프로농구팀으로 시작했는데, 2004년에 미국 전역에 30여개 팀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야구, 미식축구, 농구가 3대 인기 체육종목입니다.
최민석: 미국의 프로 농구 선수가 보통 1년에 얼마나 받습니까.
정영: NBA선수들은 그야 말로 '걸어 다니는 공장'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돈을 많이 받습니다. 실례로 농구 황제로 불리던 마이클 조던은 1995년에 연간수입이 3천만불이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LA 레이커스팀에서 뛰는 코비 브라이언트는 연봉이 자그마치3천만 달러로 가장 많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많이 받는 선수는 더크 노위츠키라고 약 2천 200만 달러를 받습니다. 이처럼 NBA에서 좀 유명하다고 하는 선수들은 연봉이 거의 2천만 달러로 보면 되겠습니다. 미국 농구선수들은 세계적으로 뛰어난 축구선수들보다 돈을 더 많이 받습니다.
현재 세계적으로 이름난 축구선수는 뽀르뚜갈(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인데, 그는 1년에 1천300만 달러,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 선수는 약 1,800만 달러를 받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그런데 NBA 선수들이 이들보다 더 많이 받습니다.
최민석: 아, 그래서 북한 김정은 제1비서도 NBA 선수들을 좋아하는 군요. 돈을 많이 벌어서요.
정영: 김정은은 스위스 유학시절 미국프로농구 경기를 즐겨보고 실제로 농구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특히 NBA에서 '농구의 왕'으로 알려진 마이클 조던을 좋아했다고 합니다.
최민석: 그러면 김정은 비서가 로드먼보다는 마이클 조던을 데려 올 수 도 있지 않는가요,
정영: 사실 북한이 로드먼에게 접근하기 전에 먼저 마이클 조던과 접촉했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습니다. '악동'으로 소문난 로드먼 보다는 잰틀한 마이클 조던을 청하는 것이 훨씬 더 선전효과가 있겠지만, 마이클 조던이 북한의 제의를 거절했다는 애기가 있습니다.
최민석: 북한 주민들도 NBA에 대해서 관심이 크겠는데요, 그러면 지금 평양에 간 선수들은 어떻습니까,
정영: 평양에 친선농구를 하러 간 NBA출신 선수들도 한때 돈도 잘 벌었는 데 지금은 대부분 파산 직전에 처한 선수들이라고 합니다. 한국 언론에 따르면 케니 앤더슨(44)이라는 선수는 NBA에서 활약할 때는 6,500만 달러(약 700억원)를 벌었지만 지금은 파산 상태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2011년에 어느 고등학교 농구팀 감독으로 가려다가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되어 쫓겨났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다른 선수인 클리프 로빈슨도 식당 등을 하다가 부도가 나서 파산 신청을 했고요, 올림픽에서 미국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베이커도 NBA시절에는 1억 달러 가까이 벌었지만, 지금은 빈털터리로 되었다고 합니다.
최민석: 그런 말을 들으니 유유상종이란 말이 실감납니다. 불현듯, 로드먼도 좀 비슷한 상황이 아닙니까,
정영: 로드먼도 거의 파산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집니다.
최민석: 그러면 이번에 초청된 NBA출신 선수들은 누가 돈을 대주는가요? 자기가 비용을 대서 오는가요?
정영: 지금까지 로드먼의 방북 때는 도박업체인 패디파워가 여행 경비를 일절 다 댔다고 하는데요,
최민석: 아, 그러니까, 미국의 카지노 업체인 패디파워가 돈을 대주었군요.
정영: 그런데 북한에서 장성택을 처형했다고 보도한 이후에 외부사회에서는 인식이 굉장히 안 좋아졌습니다. 그러니까, 패디 파워도 이제는 로드먼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발을 뺐다고 합니다. 그래서 로드먼과 그의 동료들이 어디서 돈이 나서 갔을까, 다 파산상태에 빠진 사람들인데요,
최민석: 그렇지요. 초청을 받았는데 자기 돈으로 갈 사람들이 아니지요.
정영: 그래서 누가 로드먼 일행의 방북 비용을 댔는지 관심사가 됐습니다. 로드먼과 동료들은 상당한 금전적 보상을 북한으로부터 받고 방북 했을 것으로 AP통신은 추정했습니다. 현재 로드먼의 평양 방문은 북한 올림픽위원회에서 관리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민석: 아, 그러니까 김정은 제1비서가 여행경비를 대서 이 사람들이 평양에 들어갔다는 소린가요?
정영: 김정은 비서의 개인 돈이라기 보다는 북한 주민들이 번 자금으로 여행경비를 대주겠지요.
최민석: 그런데 왜 김정은 제1비서가 NBA출신들을 불러들이는가요? 왜 초청했을 가요?
정영: NBA출신들이 돈을 많이 번다는 것은 그만큼 미국 사람들이 농구를 좋아한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때문에 북한의 입장에서는 NBA 출신 선수들을 데려다 북한에서 경기를 하면 그만큼 북한에 대한 이미지가 제고되고, 더 나아가서는 김정은 제1비서도 '개방적인 지도자'로 평가되기 때문에 미국과 외교관계를 맺는데도 유리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최민석: 그러니까, 긍정적인 방향으로 선전을 하려고 이렇게 선수들을 모으고 있다는 소리군요.
정영: 물론 북한이 가장 아끼는 핵과 미사일 등은 포기하지 않으면서 미국의 대북 인식을 좀 바꿔보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최민석: 결국 북한이 로드먼을 써먹다가 싫증이 나면 차버리겠지요. 북한은 파산직전에 처한 몇 명의 운동선수를 불러다가 주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여행경비를 대며 정치게임을 할 것이 아니라, 배고픈 주민들을 살리는 게 더 급선무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정영기자 수고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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